‘사퇴론’ 바람에도 입닫은 유승민…버티나, 전격결단하나

‘사퇴론’ 바람에도 입닫은 유승민…버티나, 전격결단하나

입력 2015-06-29 11:30
수정 2015-06-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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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방법 안가린다” 친박계 압박에도 “드릴말씀 없다”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몰아치는 ‘사퇴론’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잔뜩 웅크린 모습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평택상공회의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평택상공회의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박계는 29일에도 유 원내대표를 겨냥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유 원내대표가 사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은 오전 경기도 평택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 유 원내대표에 대한 ‘무언(無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친박계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이번 사안에서 친박계 기류에 동조하는 김태호 최고위원은 회의에 참석해 “가슴 아픈 얘기지만, 유 원내대표가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사방에서 잇따르는 사퇴론에 유 원내대표는 ‘함구 모드’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그는 일절 입을 열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서 최고위원과 연락했느냐’는 질문에도, 회의 직후 ‘오늘 사퇴를 결정하느냐’는 질문에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한결같은 답변만 했다.

지난 26일 “박 대통령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공개 사과한 이후 한껏 몸을 낮췄지만, 그러면서도 제발로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완강한 의지를 꺾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그의 행보를 ‘바람에 누운 풀’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에 맞서 이길 수는 없다’는 표현에서 보듯, 유 원내대표와 함께 갈 수 없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은 박 대통령의 뜻을 언제까지나 거스를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는 게 사실이다.

이날 오후 소집된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서 최고위원을 비롯한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심각하게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당내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해 얼마나 많은 ‘지원군’이 나타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수적으로는 비박(비박근혜)계가 우세라고 평가되지만, 지원군에 가담하는 순간 박 대통령과 ‘일전’을 불사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이 만만치 않은 부담이기 때문이다.

비박계 사이에선 유 원내대표의 사퇴 불가 쪽에 선 의원들을 세력화해 당장 박 대통령과 친박계에 맞서야 한다는 의견, 장기전에 대비해 전열부터 가다듬고 깃발은 들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 등이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박계 중진 의원은 “친박계가 제풀에 지칠 때까지 며칠 지켜보자”는 인식을 다른 중진 의원들과 공유했으며, 친박계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대대적인 역공에 나서는 전략을 세워놨다는 후문이다.

김무성 대표도 정국의 흐름을 단번에 바꿔놓을 수 있는 중요 변수로 꼽힌다. 김 대표가 이미 ‘사퇴 불가피’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중재자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김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연합뉴스에 “당내 유 원내대표의 원군이 없는 게 아니고, 김 대표도 절대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종용할 리가 없다”며 “상황이 좀 어렵게 돌아가지 않느냐는 우려를 전달한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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