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입법부, 반복되는 ‘행정입법’ 갈등의 역사

행정부-입법부, 반복되는 ‘행정입법’ 갈등의 역사

입력 2015-05-29 14:13
수정 2015-05-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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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복잡한 국회절차 피해 편법 활용…위법 시행령·규칙 속출 1997년 행정입법 국회제출제도 이후 국회 ‘입김’ 지속 강화

국회가 행정입법을 제한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행정부와 입법부간 행정입법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의 역사’가 재점화되고 있다.

행정입법이란 행정부가 입법기관인 의회가 제정한 법률을 집행하기 위해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을 대통령령이나 총리령, 부령 및 시행규칙 등으로 제정하는 것을 말하며 위임입법, 준입법이라고도 불린다.

행정입법의 법률적 근거는 헌법 제75조(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와 제95조(국무총리 또는 행정각부의 장은 소관사무에 관하여 법률이나 대통령령의 위임 또는 직권으로 총리령 또는 부령을 발할 수 있다)의 규정이다.

행정입법은 행정부가 직접 법률을 토대로 제정하며, 주무부서의 발의로 차관회의를 거쳐 국무회의 심의 후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공포하게 된다.

이처럼 국회에서 진행되는 복잡한 입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행정부 내부 절차만 밟아 제·개정되기 때문에 그동안 정부는 국회의 간섭없이 각종 규제 관련 업무나 행정조치들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식으로 이를 적극 활용해온 측면이 없지 않다.

이로 인해 경우에 따라서는 모법(母法)이나 상위법에 근거하지 않거나 저촉되는 내용이 시행령 등으로 입안되는 사례가 있어 입법권을 가진 국회는 지속적으로 행정입법에 대해서도 통제하려고 시도, 행정부와 갈등을 초래했던 것이다.

일례로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경제활성화 및 민생 관련 법안, 규제개혁 관련 법안 등이 국회에 묶인 상황이 계속되자 각종 회의석상에서 행정입법 활용을 강하게 주문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 법률 처리가 늦어지더라도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우선 취하자는 취지였다.

이같은 행정부와 입법부의 갈등은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행정입법 국회 제출 제도는 1997년 1월 15대 국회에서 처음 도입됐다. 당시 국회법 개정안은 행정입법이 제·개정됐을 때에는 일주일 이내에 국회에 제출하도록 규정했다.

지난 2000년 2월 당시 새천년민주당 박상천 의원은 행정입법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당시 개정안은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국회가 ‘시정’까지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이번 국회법 개정안과 거의 흡사하다.

그렇지만 자민련 김학원 의원이 3권 분립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반대했고, 결국 ‘시정’이 아닌 ‘통보’를 하는 선에서 법안 내용이 톤다운돼 처리됐다.

2002년 3월 16대 국회에서는 행정입법이 폐지된 경우에도 이를 국회에 제출하고, 제출 기간을 열흘 이내로 연장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또 행정입법을 소관 상임위원회에 직접 제출하도록 명시했다.

2005년 7월 17대 국회에서는 대통령령의 입법예고안도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고, 지적사항을 통보받은 중앙행정기관은 이에 대한 처리 계획과 결과를 소관 상임위에 보고 하도록 했다.

19대 국회에서도 행정부 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계속돼왔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해 11월 ‘국회운영 제도 개선에 대한 법률 개정 의견’을 통해 국회 사무처 법제실에서 과잉 행정입법에 대한 검토 업무를 하고, 시행령이 변질된 경우 정부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시정요구권’을 신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 같은 의견 역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국회법 개정안에 반영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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