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2007 박근혜’냐 ‘2012 박근혜’냐

문재인, ‘2007 박근혜’냐 ‘2012 박근혜’냐

장세훈 기자
입력 2015-02-11 00:12
수정 2015-02-11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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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은 등판·정치적 유산·정치 일정 등 ‘닮은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정치적 맞수’인 박근혜 대통령과 ‘각 세우기’를 넘어 ‘닮은꼴 행보’를 이어갈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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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샐러리맨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점심 도시락을 나누며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는 문 대표가 ‘13월의 세금폭탄’ 논란을 불러온 연말정산에 대한 직장인들의 민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샐러리맨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점심 도시락을 나누며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는 문 대표가 ‘13월의 세금폭탄’ 논란을 불러온 연말정산에 대한 직장인들의 민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10일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표의 행보와 관련, “박 대통령의 야당 버전”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박 대통령과 문 대표의 공통점은 우선 ‘원치 않은 등판’에서 찾을 수 있다. 박 대통령과 문 대표 모두 당의 위기 상황부터 극복해야 한다는 조기등판론과 대권 가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기상조론이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당을 책임졌다. 박 대통령은 2011년 8·24 서울시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 결과의 후폭풍으로 홍준표 대표 체제가 무너진 뒤 같은 해 12월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문 대표도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 패배로 김한길·안철수 대표가 물러난 뒤 6개월간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마침표를 찍는 역할을 했다.

두 사람이 물려받은 ‘정치적 유산’ 역시 유사한 측면이 많다. 보수와 진보 양 진영에서 결속력이 가장 큰 고(故) 박정희·노무현 대통령의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여기에 등판 시점에 지지율이 상승세를 그렸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거의 없다. 기성 정권의 대안 세력이자 차기 권력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이후 줄곧 이명박 정부를 견제하는 ‘여당 속 야당’이라는 입지를 굳건히 한 게 지지율을 끌어올린 원인으로 한몫했다. 문 대표 역시 최근 연이어 불거진 박근혜 정부의 정책 혼선과 이에 대한 날 선 비판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당 대표→총선→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 일정도 동일하다. 박 대통령은 2012년 4월 19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뒤 같은 해 12월 대선 승리를 이끌어냈다.

다만 정치 지형 측면에서는 차이도 있다. 등판 형식이다. 박 대통령은 ‘추대’, 문 대표는 ‘경쟁’을 거쳤다. 당내 구심력과 원심력이 맞부딪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이 대선주자로 여권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유했던 반면 문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의원 등 대안세력과 공존하고 있다는 점도 다르다. 대선까지 남은 ‘정치 시계’도 차이가 있다. 박 대통령은 비대위원장 취임 후 1년 만에 대선을 치렀지만, 문 대표는 3년간의 시험대를 뚫어야 한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2004년 당 대표 취임 후 시행착오를 겪다 대선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2007년 박근혜’, 또는 당권에 이어 대권까지 거머쥔 ‘2012년 박근혜’ 둘 다 될 수 있다”면서 “어느 길을 걸을지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문 대표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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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2015-02-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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