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복지 논란] 무상보육·급식 갈등… ‘꼬인 法’에 묶이고 진영논리에 갇히고

[무상복지 논란] 무상보육·급식 갈등… ‘꼬인 法’에 묶이고 진영논리에 갇히고

입력 2014-11-13 00:00
수정 2014-11-13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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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힌 실타래 어떻게 푸나

무상보육 논란이 무상급식으로 튀면서 무상복지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무상복지 대혼란의 핵심에는 관련 법령이 서로 충돌하거나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은 12일 “엉켜 있는 관련 법령을 정리하는 게 시급하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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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보육 공약 실천하라”
“무상보육 공약 실천하라”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한국사회복지법인어린이집연합회, 한국직장어린이집연합회 등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육료 현실화를 통해 무상보육 공약을 제대로 실천할 것’을 대통령과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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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보육에 대한 논란은 지난 9월 정부가 2015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누리과정은 지원 대상이 지난해부터 만 3~5세로 확대돼 올해 3조 4156억원에서 내년에 3조 9284억원으로 예산이 늘었다. 반면 정부가 책정한 내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39조 5206억원으로 올해보다 1조 3475억원이 줄었다. 누리과정 지원 대상자는 증가했지만 교부금은 이에 비례해 늘지 않은 점이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지적된다.

중앙정부는 무상보육인 누리과정 예산은 시·도교육청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개정된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제23조에는 ‘영유아 무상보육 시행에 드는 비용은 예산의 범위에서 부담하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른 보통교부금으로 부담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시·도교육청은 시행령이 상위법인 영유아보육법과 충돌한다고 맞선다. 영유아보육법 34조에는 ‘무상보육 시행에 드는 비용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거나 보조해야 한다’고 규정됐다. 또 시·도교육감은 교육청의 누리과정 중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 지원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과도 배치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교부금은 ‘교육기관’에만 쓸 수 있다. 누리과정 예산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적용되는데,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이 아닌 보육기관이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겠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무상급식 논란에 대해서도 법리 논쟁 중이다. 정부와 여당은 무상급식을 지자체의 재량이라고 보고 있다. 학교급식법 제3조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급식의 구체적인 사항들은 시·도교육감 등이 매년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게 돼 있다. 시·도교육청은 이에 맞서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 조항을 들어 중앙정부의 책임을 강조한다.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할 때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의해 분담토록 조례로 규정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은 교육청과 서울시, 구가 각각 50%, 30%, 20%를 분담한다. 경남의 경우 교육청이 66.0%, 도가 13.6%, 시·군이 20.4%를 부담하고 있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경남 학교급식 지원조례에는 ‘무상급식을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의해 부담한다’고 돼 있는데, 누가 얼마를 부담하는지는 기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국 교육청이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어 홍준표 경남지사처럼 지자체장이 이를 거부하면 손쓸 방도가 없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회가 꼬인 법령을 시급히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옥무석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는 “정치권과 시·도교육청이 무상보육이나 무상급식 관련 법령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른 주장이 나오고 있어 문제”라며 “충돌하는 법령은 결국 국회가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무상복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정권이나 당의 논리가 아닌 다음 세대를 위한 장기적인 문제에 대해 합의 과정이 없고 논쟁만 있다”며 “이해관계를 떠나 사회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큰 그림을 설계하고 접근해야 제대로 된 개정 법령이 도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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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4-11-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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