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돌파구 마련…대화 국면으로 ‘유턴’>

<남북관계 돌파구 마련…대화 국면으로 ‘유턴’>

입력 2014-10-04 00:00
업데이트 2014-10-0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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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고위급 접촉 합의했지만 해결할 현안 산적이산가족 상봉·5·24 해제·금강산관광 재개 등 쟁점 전망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북측 최고위 대표단의 4일 방남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극적으로 대화 국면으로 돌아서게 됐다.

남북 간에 대화 국면이 다시 조성된 것은 지난 2월 1차 고위급 접촉 이후 근 8개월 만이다.

남북 사이에는 지난 1∼2월 잠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지만 2월 말 시작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북한이 반발하며 방사포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무력시위에 나선 이후 반전 계기를 좀처럼 찾지 못했다.

남북은 이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관계 개선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북한 응원단 파견 등을 둘러싼 마찰로 오히려 갈등만 깊어졌다.

최근 들어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박근혜 대통령의 북한 인권문제 거론 등을 문제삼으면서 남측을 상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흐름에서 보면 북한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일에 맞춰 전격적으로 최고위급 대표단을 보내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은 자신들의 메시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북한식의 ‘충격 요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가 당과 군부의 최고 실세들을 파견한 것은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특단의 카드를 내민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고 실세라는 평가를 받는 최고위급 인사들을 이례적으로 대거 방남시켰다는 점에서 북한이 강한 ‘대화 의지’를 피력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남북이 난마처럼 엉킨 실타래를 풀기까지는 큰 진통이 예상된다.

남북관계 개선을 가로막는 장애물인 북핵문제에서 북한이 이렇다 할 입장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작은데다 북한이 5·24 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대북전단 살포 및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의 기존 요구를 거듭하며 논의가 공전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오늘 남북 대표단 회담에서 양측은 앞으로 허심탄회하게 서로 대화한다면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는데 공감하기도 했다”면서 “오늘 회담에서는 구체적으로 각각의 의제에 대해 협의를 한 것은 아니라 제2차 고위급 접촉도 열리니까 (그곳에서) 그런 현안에 대해 협의해서 해결하자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우리측은 2차 고위급 접촉에서 시급한 과제인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문제와 교류 확대를 통한 민족 동질성 회복, 북핵문제 해결 등을 의제로 제시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호응 여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2차 고위급 접촉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북한의 ‘필요한 조치’ 이행을 전제로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북한도 이산가족 상봉 규모 및 환경·사회문화 교류 확대 등의 반대급부를 제시하면서 남북 관계가 예상보다 빠른 진전을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5·24 조치나 금강산 관광은 정부가 먼저 해제할 수는 없어도 회담에 나오면 풀어줄 수 있다는 식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본다”며 “북한도 5·24 등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는 문제 해결에 주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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