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시대 선언] 北, 南南 조문갈등 불씨 키우기?

[北 김정은시대 선언] 北, 南南 조문갈등 불씨 키우기?

입력 2011-12-24 00:00
수정 2011-12-2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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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중대기로에 있다” 민간조문 제한 우회적 비판

북한이 2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대해 남쪽 조문단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히고 진보진영 단체들이 정부에 조문 허용을 거듭 촉구하고 나서면서 ‘조문 논란’이 다시 재점화됐다.

1994년 김일성 국가주석 사망 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조문 파동’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 주석 사망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북한이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남측의 조문단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조문이 남북 간 갈등의 새로운 불씨로 떠올랐다.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 당국은 조문이 앞으로 북남관계에 미칠 엄중한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 북남관계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의 조문만 허용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전날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원혜영 민주통합당 공동대표 등과의 회담에서 “우리가 조문 문제를 갖고 흔들리면 북한이 남남갈등을 유도할 수도 있다.”면서 “이번에 조문을 예외적으로 인정한 것은 답방을 기준으로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답방 형식의 이희호·현정은 여사의 조문만 허용하고 나머지는 불허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태도에는 변화가 없다.

정부의 이런 방침에도 일부 민간단체는 자체적으로 조문단을 구성, 방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과 정부는 공식 조문단을 구성하고 민간 조문단 방북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과 별개로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 위원회는 조문단 구성에 착수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도 조문단 방북 추진에 나섰다. 원혜영 대표는 “민화협의 조문단 파견에 대한 이 대통령의 긍정적 결단을 재차 촉구한다.”고 측면지원에 나섰다.

이런 흐름은 1994년 김 주석 사망 뒤 벌어졌던 조문 파동 때와 비슷하다. 정부의 불허 방침에 맞서 재야단체들이 조문단 방북 추진에 나서면서 보수·진보 진영 간 남남갈등이 불거졌고, 이후 남북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부가 우회적으로나마 조의를 표명했고, 조문도 일부 허용한 만큼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김 주석 때는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조의를 표명하는 분위기가 컸지만 지금은 대학생조차 김 위원장의 사망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이 문제로 남남갈등을 노리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면서 “남한 내부가 조문의 범위와 형식을 놓고 갈등상태에 빠지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 등 관련국은 김 위원장의 사망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유연하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도 국가이익 등을 고려해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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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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