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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 등장…불안한 인맥

‘김정은 체제’ 등장…불안한 인맥

입력 2011-12-20 00:00
업데이트 2011-12-2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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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기관에 의존…권력층은 ‘눈치보기’ ‘양다리 걸치기’핵심실세 장성택과 군부에 명운 달려

불과 20대 나이에 북한의 영도자에 등극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앞날은 기약할 수 없는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발표 직후 김정은 부위원장을 ‘영도자’ ‘계승자’ 등으로 표현하며 ‘김정은 체제’ 출범을 알리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도 김정은 체제를 사실상 인정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2009년 1월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뒤 1년 9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속전속결로 후계수업을 마치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라는 직함으로 후계자로서 업무를 시작했지만 그동안 사실상 ‘수습’ 수준에 머물렀다.

그에게 정치적 경험이란 올해 초부터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등 공안기구 업무에 관여한 게 전부다.

어린시절부터 외부와 차단된 생활을 해 김정은 체제를 떠받들 정치적 인맥도 매우 허약한 편이다.

전당과 전민에 통치력을 갖고 있는 노동당은 고모부인 장성택 행정부장이 장악하고 있고 최룡해, 김영일, 김양건 비서 등 장 부장의 사람들로 거의 채워져 있다.

2010년 당대표자회에서 노동당 부부장급 간부들이 지방당 책임비서로 대거 이동하고 지방당 책임비서들이 노동당내 주요 부서장으로 임명된 것도 장 부장 인맥 챙기기 인사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정일 위원장 와병 이후 더욱 강력한 세력으로 등장한 군부 역시 김정은이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세력은 아니다.

김정은 후계체제 이후 고속승진을 거듭하며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돼 군부 실세로 급부상한 리영호 총참모장도 사실상 장 부장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군부의 야심이다. 리영호뿐 아니라 군 무력을 장악하고 있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군 정치 책임자인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등 실세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와병 와중에 오로지 자신들의 영향력 확대에 열을 올렸다는 후문이다.

권력층 내에서는 김 위원장의 와병 직후부터 줄곧 김 위원장이 오래 살지 못하고, 20대에 불과한 김정은 체제도 불안정할 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권력층은 김 위원장을 대신해 사실상 국정을 운영하고 권력을 쥐고있는 김정은과 장 부장 사이에서 눈치보기와 ‘양다리 걸치기’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력층의 예상대로 김 위원장은 급사했고, 허약한 김정은 체제를 받쳐줄 믿을만한 세력은 많지 않아 보인다.

그나마 김정은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핵심세력은 국가안전보위부다.

보위부는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직후부터 ‘김정은에 충성’을 외치며 앞장섰고, 우동측 1부부장과 김창섭 정치국장이 이런 움직임을 이끌었다.

김창섭이 정치국장으로는 전례 없이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자리를 거머쥔 것은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 보위부의 위상이 어떠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보위부 간부진 외에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김영철 정찰총국장을 꼽을 수 있다.

김영철 총국장은 첩보 수집 등 정찰업무에 문외한임에도 김정은의 입김이 작용해 발탁된 인물로 알려졌다.

그러나 류경 보위부 부부장이 장성택 부장에 의해 처형된 이후 보위부 간부 등 고위층은 김정은 부위원장에게 올인하지 못한 채 더욱 눈치보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결국 당분간 장 부장과 군부에 의지해 권력을 안정화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국정경험이 풍부하고 주요 직책에 자신의 사람들을 심어 놓은 노회한 정치인인 장 부장과의 협력에 김정은 체제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부장과 북한 군부는 갑작스런 지도자의 공백으로 체제 안정을 위해 당분간 협력해 ‘선군정치’ 계승을 외치고, 김정은을 영도자로 내세워 현재의 시스템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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