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국무총리 한달씩 없어도 별일 없고…외교장관 1주일 없으니 난리 났다

국무총리 한달씩 없어도 별일 없고…외교장관 1주일 없으니 난리 났다

입력 2010-09-15 00:00
업데이트 2010-09-15 00:2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속담이 있다. 8·8개각 실패와 외교관 특채 파문으로 국무총리와 외교통상부 장관 자리가 각각 공석이 됐다. 두 개의 빈자리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총리 난 자리는 표가 안 나고, 외교부 장관이 난 자리는 공백이 큰 것 같다.

■국정운영 공백 거의 없어 ‘방패막이·대독총리’ 방증

이미지 확대
14일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퇴임한 지 꼭 34일째 되는 날이다. 이후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가 한 달 넘게 부재 중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총리가 없는데도 국정운영의 공백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총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관하며 부처 사이의 이견과 갈등 등을 해소한다. 하지만 정말 조정이 필요한 정책의 경우 다른 채널에서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신속성은 다소 떨어질지라도 큰 지장은 없다는 것이 총리실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총리가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규제개혁위원회, 정부평가위원회 등은 공동위원장 체제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쏠리는 현안이 발생할 경우 앞장서 나서 이를 수습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총리의 역할이겠지만, 이 역시 실무진이 처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빈자리가 크지 않다.

이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국정기조로 내놓은 ‘공정한 사회’의 메시지 전파는 이재오 특임장관이 도맡고 있다. 결산국회 및 국정감사 준비도 총리대행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채민 총리실장 지휘하에 별 문제 없이 이뤄지고 있다. 총리 없이 이뤄진 당·정·청 9인 회동에서 여의도 중심의 정기국회에 합의하는 등 오히려 ‘내각 군기’도 바짝 들었다. 물론 이런 일들은 총리가 직접 하는 것보다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공식 방한한 에콰도르 대통령도 의전상으로는 총리가 영접했어야 한다.

하지만 총리가 없어도 실질적인 문제를 찾아보기가 힘든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이 우리 정부 체제의 현실이다. ‘대독 총리‘, ‘방패막이 총리’라는 말이 이유 없이 나온 것은 아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유엔총회 G20홍보 등 차질… ‘6자’도 주도권 잃을 우려

이미지 확대
유명환 장관 딸 특채 논란으로 불거진 외교통상부 채용비리 파문의 불똥이 결국 유엔의 외교무대로까지 튀고 말았다. 유 장관의 사퇴로 수장을 잃어버린 한국 외교가 14일(현지시간) 개막된 유엔 총회에서 자칫 겉돌 위기에 놓인 것이다. 무엇보다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번 유엔 총회를 G20 홍보 무대로 적극 활용하려던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다양한 고위급 양자·다자협의도 여의치 않아 자칫 6자회담 재개 논의의 주도권을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제65차 유엔 총회에는 한국 측 대표로 외교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신각수 제1차관이 참석한다. 21일 뉴욕에 도착하는 신 차관은 25일 기조연설을 비롯해 총회기간 12~14개국 외교장관들과의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 외교장관과의 회담은 아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참가국이 많고, 일정이 빠듯한 측면도 있지만 장관 대신 ‘장관 대행’이라는 직함이 이들과의 회담 일정을 잡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6자회담과 관련해 이번 유엔 총회는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의 고위급 연쇄 협의를 통해 남북한 간 관계 개선 분위기를 조성하고 (천안함 사건 이후) 일련의 전반적 상황을 마무리 짓는 무대의 의미를 지닌다.”면서 “그러나 이런(한국 외교장관의 부재) 상황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행체제가 장기화할 경우 파장이 유엔 총회 이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정부는 10월 중 별도의 홍보 일정을 들어 당초 총회 기간 중 검토했던 G20 정상회의 홍보행사는 갖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2010-09-15 1면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