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앞둔 여야 속셈

인사청문회 앞둔 여야 속셈

입력 2009-09-21 00:00
수정 2009-09-2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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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MB 중도·실용 홍보효과”야 “鄭카드 버리고 정면돌파”

민주당이 21~22일 실시되는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격전’을 예고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오만방자한 태도에 쐐기를 박고 고위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엄격한 도덕성 잣대를 환기하기 위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적지 않은 고민을 거쳤다. 당초 진보 진영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됐던 정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의 국무총리직에 내정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 후보자에 대한 공격이 민주당으로서는 ‘제 발등 찍기’가 될 수 있다는 걱정도 적지 않았다.

나아가 케인스 학파인 정 후보자가 신자유주의 노선을 걷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불편한 동거’를 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래저래 정운찬 카드를 내치기에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민주당의 심경은 대단히 복잡한 것이었다.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은 내심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이 대통령의 중도·실용 정책를 뒷받침하는 홍보책으로서, ‘정몽준·박근혜’로 굳어가던 여권내 차기 대권구도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방편으로서의 효과도 충분했다.

무엇보다 민주당을 가장 고민하게 한 것은 “정운찬 카드는 이 대통령의 ‘사석(捨石)’”이라는 분석이었다. 설령 검증과정에서 낙마하더라도 진보진영의 유력한 대선 후보 한명을 주저앉히는 차원이 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적당한 상처만 주고 말 것인지, 정말 낙마시켜야 할 것인지를 놓고 복잡한 기류가 형성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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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정면돌파’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세종시에 대한 정 후보자의 발언이 결정적이었다. 내정 초기 ‘세종시 수정 추진’, ‘4대강 사업 필요성 동조’ 등 그동안의 소신과 다른 입장을 밝힌 것에서, 민주당은 명분을 찾았다. 또한 지난 14일 이후 인사청문회에서 민일영 대법관 및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위장전입·탈세 등 도덕적 흠결이 드러나면서 더욱 결심을 굳히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에 대한 총공세를 통해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의 문제점과 청문회에 대한 한나라당의 ‘이중 잣대’를 확실히 짚고 가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참에 이 대통령의 ‘중도·실용’에 빼앗긴 정국주도권도 되찾아오겠다는 기세다. ‘설마 제 발등을 찍기야 하겠느냐.’라던 한나라당과의 수싸움이 어떻게 종결될지 주목된다.

이지운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2009-09-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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