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경축사 분석] 싹쓸이 막는 중·대선거구 - 권역별 비례대표제 모색

[8·15 경축사 분석] 싹쓸이 막는 중·대선거구 - 권역별 비례대표제 모색

입력 2009-08-17 00:00
수정 2009-08-1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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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 개편

정치권은 선거제도 개편의 핵심을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의 도입 문제로 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이를 제안한 것을 비롯해 과거 선거제도 개편론이 나올 때마다 중·대 선거구제 등의 도입이 쟁점이 됐다. 그만큼 정리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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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타고 청와대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64주년 광복절 기념식 행사를 마친 뒤 8000번 시내버스를 타고 청와대로 향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시내버스 타고 청와대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64주년 광복절 기념식 행사를 마친 뒤 8000번 시내버스를 타고 청와대로 향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우선 정치학자들은 ‘궁합’을 거론한다. 대통령제에는 소선거구제가 가장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의회가 대통령을 가장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토대인 ‘여소야대(與小野大)’ 구조는 소선거구제에서 생겨나기 쉽다는 얘기다. 중·대선거구제는 상대적으로 내각제에 맞는 제도로 간주돼왔다. 또한 소선거구제는 양당 경쟁 구도를 촉진한다. 최다 득표를 한 후보자만 당선되기 때문에 선거비용이 적게 들고 선거관리가 쉽다. 그러나 2, 3위 후보자의 표가 사장(死藏)되고 특정 정당이 지지율에 비해 과도한 의석을 획득하게 되면서 ‘표의 왜곡’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우리 정치 구도에서는 지역주의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중·대선거구제는 한 지역에서 2∼5명 정도를 선출한다는 점에서 유권자의 표심 왜곡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사표(死票) 논란도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선거비용이 많이 들어 정치개혁의 취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군소 정당 난립으로 정국 불안정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럼에도 중·대선거구제가 거듭 거론되는 것은 한 정당이 특정지역의 의석을 독점하는 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이에 도움이 된다. 전국을 몇 개의 권역으로 나눈 뒤 해당 지역의 정당 득표율에 맞춰 비례대표 의원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석패율 제도도 이와 비슷하다. 한 정당이 특정 권역의 출마자를 모두 비례대표 후보로 이중 등록한 뒤 가장 적은 득표율 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에 당선시키는 제도다. 이런 제도들은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의석을 독식하는 ‘싹쓸이’ 현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제도가 도입되면 한나라당이 다소 불리할 수 있다. 현 지역구도에서 중·대선거구제가 실시되면 민주당은 영남의 거의 모든 지역구에서 2, 3위로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당선자를 내기 어렵다. 한나라당이 지지기반으로 하는 영남은 호남에 비해 지역구 수가 많으므로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대등한 당세를 이룰 수도 있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이 16일 선거구제 개편을 다룰 논의기구를 당내에 설치하겠다고 했으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여야간 셈법이 복잡하게 얽힐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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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운기자 jj@seoul.co.kr
2009-08-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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