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북핵·남북문제엔 시각차 여전

한·러,북핵·남북문제엔 시각차 여전

진경호 기자
입력 2008-10-01 00:00
수정 2008-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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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정상회담 결산

|상트페테르부르크 진경호기자|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30일 옛 러시아 수도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방문을 끝으로 3박4일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쳤다. 지난 4월 미국·일본과 5월 중국에 이어 취임 첫 해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정상외교를 마무리지은 셈이다.

4강 정상외교로 관계 격상

지난 6개월에 걸친 4강 정상외교를 통해 이 대통령은 한반도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각각 한 단계씩 격상시키는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 미국과는 ‘전략적 동맹’으로, 나머지 일본·중국·러시아와는 각각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양국 관계를 끌어올렸다. 외교관계에서 통상 ‘전략적 관계’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외교·안보·군사 등 민감한 부문까지 전방위로 협력하는 관계를 뜻한다.

미국, 일본을 제외하고 경제협력이 중심이던 중국·러시아와의 관계가 군사·안보분야까지 확대된 것은 한반도 주변의 역학관계를 감안할 때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부시 미 대통령과의 회담이 동맹 강화와 투자 확대,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와의 회담이 기업간 협력 확대와 한·일 관계의 미래,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의 회담이 북핵 공조와 외교·안보 관계 강화에 초점이 모아졌다면 이번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은 에너지·자원을 중심으로 협력분야를 과학기술·안보·군사 분야 등으로 다각화했다는 점이 성과로 꼽힌다.

정부나 기업 차원에서 맺은 양해각서가 미국, 일본, 중국과의 회담 때보다 훨씬 많은 26개에 이른다는 점에서 최소한 양(量)에 관한 한 어느 때보다 풍성했다고 할 수 있다.

北경유 천연가스 합의 이뤄질까

문제는 이런 화려한 약속들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점이다. 가장 큰 성과로 꼽히는 러시아 천연가스 연간 750만t 도입 합의도 7년 뒤인 2015년을 기점으로 삼고 있다. 북한에 가스관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가스를 들여온다는 목표도 아직은 장밋빛 청사진이다. 그만큼 가변성이 높은 합의인 셈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으로 북한 체제의 변화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건만 두 정상이 이에 대해 별다른 논의를 하지 않은 점은 양국간 ‘거리’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한반도 주변 4강이 뒤얽힌 미묘한 역학구도를 감안, 두 정상이 의도적으로 피해 간 것으로 해석된다.‘남북간 대화의 한 예를 든 것일 뿐’이라는 청와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29일 공동기자회견에서 “2007년 남북간 합의가 이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것은 북핵 및 남북관계에 있어서 한·러 두 나라의 시각차가 엄존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한·러 수교 20주년이 되는 2010년을 각각 ‘한국의 해’‘러시아의 해’로 지정하고 민간 교류를 대폭 활성화하는 한편 군사 교류와 우주·항공기술 협력강화, 경제4단체장과 주요 대기업 총수 등 경제인 33명이 이 대통령을 수행해 러시아측과 다방면의 교류·협력 방안 논의 등은 양국간 거리를 크게 좁히는 내실 있는 성과로 꼽힌다.

jade@seoul.co.kr
2008-10-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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