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도와 달라” 朴 “당원으로…”

李 “도와 달라” 朴 “당원으로…”

한상우 기자
입력 2007-09-08 00:00
수정 2007-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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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먼저 와 계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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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왼쪽) 대선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가 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경선 뒤 처음으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한나라당 이명박(왼쪽) 대선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가 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경선 뒤 처음으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7일 오후 2시59분쯤 국회의사당 의원식당에 들어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4분 먼저 와서 기다리고 서 있던 이명박 대선 후보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 후보는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라며 악수로 맞았다. 수십명의 취재진이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는 가운데 두 사람은 ‘더할 나위 없이’ 환한 웃음을 주고 받았다.

원탁에 이 후보와 박 전 대표가 나란히 앉았고, 옆에서 강재섭 대표가 대화를 도왔다. 경선 이후 18일 만에 얼굴을 마주한 두 사람은 “축하한다.”와 “큰 일 하셨다.”는 덕담을 연발했다. 중간중간 향후 정국을 읽을 수 있는 뼈 있는 발언들이 나왔으나, 압도적인 화기(和氣) 덕분에 집어내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다.

박 전 대표 경선 끝난 뒤 쉬지도 못하시고 바쁘게 다니셔서 고생 많으시겠다.

이 후보 고맙다. 박 대표께서도 고생 많으셨다. 경선이 끝나고 나서 박 대표의 인기가 더 좋아졌다.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 역사에 남을 경선이 됐다.

고맙게 생각한다. 우리 박 대표께서 큰 일 하셨다.

후보께서 한나라당의 후보가 되셨고, 모든 사람의 여망도 있고 하니 정권을 되찾아 주시기 바란다.

박 대표와 내가 힘을 합치면 정권을 찾아 올 수 있다.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쇠도 자른다는 글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당이 화합해서 노력해야 정권 되찾아 올 수 있다.

나 혼자 힘으론 힘들다. 저쪽(범여권)은 정치공학에 능한 사람들이니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 힘을 합쳐야 한다.

하나가 돼서 정권을 찾아와야 하는데 요즘 캠프별로 당협위원장이나 당의 노선, 운영같은 것 때문에 기사화가 많이 된다. 당의 앞날에 걱정들을 하는데 후보가 되셨으니 앞으로 잘 하셨으면 한다.

나는 벌써 (경선을)잊어버렸다. 중간에 말이 있지만, 이해할 만한 것이 있으면 직접 얘기하고, 내가 아주 잘 하겠다. 박 대표측 사람 중에 능력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러면 (이 후보측)캠프에서 도와주신 분들 섭섭하시게….

많은 사람이 같이 가도록 하겠다. 앞으로 중요한 일은 상의하겠다. 수시로 전화 드리겠다.

당원으로서 열심히…. 앞으로 후보 중심으로 해야죠.

후보 중심으로 하더라도 의논할 때는 그때 그때 전화하도록 하겠다. 여러 일들에 대해 (의논)하겠다.

앞으로 대선 치르려면 건강하셔야 한다. 건강 잘 챙기셔야 한다.



15분간의 공개 대화에서 이 후보는 박 전 대표를 한껏 치켜 세우면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 셈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화합과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이 후보를 돕겠다는 언급은 끝내 하지 않았다.“당원으로서(돕겠다.)”라거나 “후보 중심으로…”라고 응수함으로써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전 대표는 또 당원협의회장 선출 등에 있어 이 후보측의 독주에 우려를 표시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당권을 둘러싼 양측의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박 전 대표가 이처럼 대선 국면에서의 본인 역할을 제한하고, 오히려 당권에서 공세적 입장을 취함에 따라 앞으로 두 사람의 협력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어쩌면 이날 만남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전 대표의 입장이 확고하다면 만나봐야 별로 할 얘기가 없기 때문이다.

공개 대화 후 25분간 단둘이 비공개 면담을 가졌는데, 역시 ‘결과’는 밝지 않은 듯했다. 두 사람의 표정은 어느새 담담하게 변해 있었다. 이 후보는 기자들에게 “새로운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선대위원장직 제의도)안 했다.”고 했고, 합의문 여부에 대해서도 “같은 당끼리 무슨 합의문이냐.”고 했다. 면담 정례화에 대해서도 “같은 당인데, 정례화가 뭐 중요하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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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한상우기자 carlos@seoul.co.kr
2007-09-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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