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한달째…피말리는 기다림”

“피랍 한달째…피말리는 기다림”

박건형 기자
입력 2007-08-17 00:00
수정 2007-08-1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봉사단원 23명이 피랍된 지 16일로 한 달 가까이(29일째) 됐지만 추가 석방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가족들의 안타까움이 더해가고 있다. 이날 저녁 “인질 5명이 추가석방될 가능성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가족들은 “풀려나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믿지 못한다.”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미지 확대


피랍 26일 만인 지난 13일 풀려난 김경자(37)씨와 김지나(32)씨가 16일 오전 11시55분쯤 아시아나항공 OZ768편으로 귀국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족들도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공항으로 달려갈 예정이다.

당초 이들은 16일 귀국 예정이었지만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연결 항공편이 원활하지 못해 하루 미뤄졌다. 공항에서 김경자씨와 김지나씨가 기자회견을 열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납치된 자식 위해 할 수 있는 일 없어”

이미지 확대
16일 오후 1시 경기 성남시 분당타운 피랍가족모임 사무실에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피랍자 가족들이 하나 둘씩 모인 뒤 곧바로 건물 앞에 대기하고 있던 소형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집트 대사관으로 향했다. 대사관에 전달할 장미꽃 19송이를 손에 든 피랍자 김윤영(35)씨의 남편 류행식(36)씨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집트 대사관 방문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에 이어 여섯번째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UCC도 이날 네번째 시리즈가 공개됐다.

희망은 보이지만… 늘어가는 고민들

지난 13일 김경자·김지나씨가 석방되면서 가족들은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대신 그동안 잊고 있었던 집안이나 직장 문제 등으로 고민은 더욱 많아졌다.

한 달 가까이 회사에도 나가지 못하고, 생계도 제대로 꾸리지 못해 수습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류행식씨는 “회사에 다닌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계속 못 나가게 돼서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가족 모임 사무실에서 살다시피 했던 이정훈씨도 며칠 전부터 회사에 나가기 시작했고 차성민 대표도 사태 이후 이날 첫 출근했다. 이씨는 “회사에서 이해해 주기는 하지만, 무작정 안 나갈 수는 없지 않으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북 익산에서 중장비업에 종사하는 서명화(29)·경석(27)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57)씨는 부인 이현자(54)씨와 함께 사태 이후 딱 한번 고향에 다녀왔다.

서씨는 “자식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일이야 나중에 해도 되기는 한데, 걱정은 걱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가족들은 언론과 주변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면서 집을 비우고 친척집에서 지내고 있다.

가족들은 아프간에서 고생 끝에 돌아온 피랍자들이 받게 될 상처도 걱정이다.

한 가족은 “TV나 신문을 무조건 안 보여줄 수도 없고, 사람들을 못 만나게 할 수도 없는데 그동안의 국내 여론을 알게 될까봐 걱정”이라면서 “사태가 마무리되면 공식적인 사과도 해야 할 것 같고, 감사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막막하다.”고 말했다.

성남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07-08-17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쿠팡 가입유지 혹은 탈퇴할 것인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탈퇴 회원은 많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앞으로도 쿠팡 회원을 유지하실 생각입니까?
1. 유지할 계획인다.
2. 탈퇴를 고민 중이다.
3. 이미 탈퇴했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