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을 두고 지루한 명분전을 벌여왔던 범여권이 세력전 양상으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30일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의 ‘당대당’ 통합이 임박한데 이어 열린우리당은 조만간 시민사회진영과 제3지대 통합신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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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당·민주당 통합하나
중도개혁 통합신당과 민주당의 당대당 통합이 임박해짐에 따라 범여권의 분열구도가 확연해졌다. 이들이 당대당 통합에 합의하면 범여권의 대통합 협상은 당분간 힘들 전망이다. 이들이 합의하더라도 중도개혁 통합신당은 마땅한 대선후보가 없다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더더욱 통합 테이블에 나서기가 어렵다.
밖으로는 나머지 범여권 세력과 줄다리기를 벌이는 동시에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대선후보를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내부적으로는 이탈세력을 막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되더라도 양측이 통합대상의 배제범위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원활하게 굴러갈지는 불투명하다.
●열린우리당, 제3지대 신당 동참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오는 14일 대통합 시한을 앞두고 시민사회세력이 주도하는 제3지대 통합신당에 동참할 뜻을 굳혔다. 정대철 고문과 김덕규 의원 등이 주도하는 2차 추가탈당 그룹도 오는 15일 탈당할 뜻을 밝혔지만 “변수가 있으면 탈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 통합과 번영을 위한 미래구상은 오는 7일 미래지향·사회통합 세력의 대결집을 촉구하며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미래구상 최윤 공동집행위원장은 “늦어도 이달 말까지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워야 대선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7월 창당’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최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중진의원들이 밝힌 대통합 일정과 일치하는 것이다. 미래구상측과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최근 회동을 갖고 이같은 로드맵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구상은 정치권을 대상으로 창당 기조에 대한 동의 여부는 ‘선택사항’임을 강조하면서도 기득권을 포기하고 백의종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일부 세력만 합치는 형태가 되면 신당은 우리당의 기대와는 달리 또다른 분열을 가져오는 ‘블록’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친노진영 ‘잔류’냐 ‘합류’냐
친노 진영은 열린우리당이 제3지대 신당을 만들면 합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당의 규모나 내용, 조건 등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열린우리당 사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들은 무엇보다 합류 조건을 분명히 내걸고 있다.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전원이 신당 합류에 동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 전제인 열린우리당 창당 정신 등 정치적 자산을 모두 계승한다는 전제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구상측이 백의종군을 요청하고 있어 이들의 합류가 실제로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친노 진영의 수장격인 이해찬 전 총리가 최근 사석에서 “우리가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신당과 세 대결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한 대목에서도 이들의 구상이 드러난다.
그러나 이 전 총리가 지난 30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선 대통합정당’에 동의한 점으로 미뤄 열린우리당이 주도하는 제3지대 신당에 전격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2007-06-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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