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한나라당 탈당을 선언하고 새로운 정치 질서를 창조하겠다고 밝혔다. 손 전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낡은 수구와 무능한 좌파의 질곡을 깨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새 길을 창조하기 위해 한나라당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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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새판짜기 본격화
손 전 지사는 탈당의 명분으로 개혁과 변화, 시대정신을 외면하는 한나라당의 구태정치와 줄서기 관행 등을 꼽았다. 그러나 그는 이런 표면적 이유보다는 한나라당 내에서는 지지율 10%선을 넘지 못하는 현실적인 한계를 감안해 탈당결심을 굳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동안 한나라당 후보이면서도 범여권 후보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손 전 지사의 탈당은 정치세력간 합종연횡에 따라 정치지형의 전면적인 변동국면에 돌입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런 관점에서 손 전 지사의 탈당을 기폭제로 범여권의 대통합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는 당장 범여권보다는 ‘제3지대’에서 세력을 규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비(非) 열린우리당-반(反)한나라당’을 기치로 중도통합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전진코리아’를 기반으로 일단 대권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손 전 지사가 종국적으로는 이 같은 우회 과정을 거쳐 결국 ‘범여권 후보’로 나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간 승자와 대권을 겨루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는 성급한 추론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민생정치모임의 천정배 의원이 지난 18일 “손 전 지사가 탈당해서 대통합신당을 만드는 데 참여한다면 동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개혁성향 한나라 지지층 이동 가능성
손 전 지사의 탈당은 한나라당내 경선 판도는 물론 대선구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나라당으로 기울어 있는 대선지형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내에서 개혁적 성향을 일관되게 보여왔고,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 중에 잠재적 지지층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기존 지지층 이동이 예상된다.
또한 손 전 지사의 탈당은 정계개편의 방향이 이념과 정책이 아닌 ‘후보중심’으로 재편될 것을 예고한다. 정치컨설팅업체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손 전 지사의 탈당은 향후 정계개편의 척도가 이념과 정책보다는 이미 후보중심으로 재편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제3후보군의 조기 등장을 유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과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기존 잠재후보들의 정치행보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