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NEWS] 대선후보 선출 시기 늦어야 유리?

[생각나눔 NEWS] 대선후보 선출 시기 늦어야 유리?

김상연 기자
입력 2007-03-19 00:00
수정 2007-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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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를 늦게 뽑아야 선거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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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예년보다 100일가량 늦은 오는 8월 하순 대선후보를 뽑기로 확정하면서 각 당의 대선후보 선출 시기가 정가에 화제로 등장했다. 즉, 상대방보다 늦게 뽑는 게 더 유리한가의 문제다. 한나라당의 선출 시기가 늦춰졌지만 통합논의가 지지부진한 범여권의 경우 빨라야 9월쯤 후보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결국은 범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이런 추론은 최근 선거에서의 ‘학습효과’로부터 기인한다.2002년 16대 대선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선거 8개월 전인 4월27일 후보로 확정됐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5월10일 후보로 공식지명됐다.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을 둘러싼 의혹 등이 터져나오면서 한때 60%까지 치솟았던 노 후보의 지지율은 15%대로 추락했다. 그러나 노 후보는 대선 한달전인 11월25일 정몽준 의원과의 극적인 후보단일화를 통해 이회창 후보에 막판 역전승한다.

지난해 5·31 지방선거 때는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군에 두 자릿수 지지율 차이로 앞서나가다 선거 한달전 뛰어든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의 ‘오풍(吳風)’에 일격을 맞고 무릎을 꿇었다.

정치권에서는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비교적 감정적이고, 즉흥적이며, 이벤트에 약한 성향을 갖고 있어 ‘막판 역전극’이 빈발하는 것같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범여권 관계자는 18일 “유력후보가 없다는 사실은 맥빠지는 일이기도 하지만, 상대방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다를 것이란 반론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 막판에 역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춘 후보군이 존재해야 한다.”면서 “현재 거론되는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로는 막판 역전극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후보 선출 시기가 너무 늦어질 경우 후보에 대한 정책·노선 검증이 부실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명지대 김형준(정치학) 교수는 “미국의 경우 선거 2년 전부터 각 후보들이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언론은 철저한 검증에 들어간다.”면서 “우리처럼 선거 막판에 후보가 확정될 경우 후보의 진정한 자질이 아닌 인기투표로 흐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07-03-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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