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4일 “우리 사회의 가장 부실한 상품이 돌아다니는 영역은 미디어 세계”라며 언론을 겨냥, 불만을 쏟아냈다. 또 “불량 상품은 가차없이 고발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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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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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노 대통령은 이날 과천청사 국장급 이상 공무원 250여명과의 오찬 마무리 발언을 통해 관료들을 격려하며 언론에 맹공을 퍼부었다. 노 대통령의 최근 언론 발언 가운데 최고 수위다. 마무리 발언은 40여분이나 진행됐다. 다음은 노 대통령의 발언 요지이다.
●감시받지 않는 유일한 권력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실한 상품이 돌아다니는 영역이 어디냐. 미디어 세계인 것 같다. 정말 사실과 다른 엄청나게 많은 사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기사로 마구 쏟아지고 누구의 말을 빌렸는지 출처도 분명한 의견이 마구 나와서 흉기처럼 사람을 상해하고 다닌다. 그리고 아무 대안도 없고 대안이 없어도 상관없고, 그 결과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배상도 안 하고 그렇게 하는 상품이 하나 있다.
소비자 주권의 시대가 장차 해결해야 될 가장 큰 분야다. 감시받지 않는 생산자·권력자, 이것이 가장 위험한 것이다. 감시받지 않는 유일한 권력이 한국의 언론 권력 아니냐. 소비자 행동으로만 제어가 가능한 분야이다. 인터넷이 어느 정도 제어를 해 주고 있다.
(공무원) 여러분 너무 기죽지는 말라. 공직 사회가 언론집단에 절대 무릎 꿇어서는 안 된다. 절대로 우리가 용납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소비자 권리를 행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적어도 정부권력이라도 가지고 있는 집단에서 소비자 노릇을 제대로 좀 해 주시길 바란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제일 나쁜 것이 유착이다. 유착하지 말라. 저의 간곡한 부탁이다.
●“돼지 꼬리만 달랑 그렸다”
참여정부의 언론 정책이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니냐.(신년 인사회에서) 저는 돼지 한 마리를 잘 그렸다고 생각했는데 돼지는 어디 가 버리고 보도에 나온 것 보니까 꼬리만 달랑 그려놨다. 그것도 밉상스럽게 그려놨다.
●시행착오 있었지만 큰 과오 발견못해
저는 사실 매우 어렵다. 뭘 잘못했는가 매일 매일 돌아본다. 할 일을 안 한 것이 무엇인지도 본다. 그런데 제가 겸손하지 못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국정파탄의 주범으로 몰릴 만큼, 국정위기를 초래한 책임자가 될 만큼 그렇게 큰 과오는 발견하지 못했다. 시행착오야 더러 있었지만 우리가 이 시점에서 적절하게 기대할 수 있는 정부의 수준에 현저히 못미치는 부실인가 생각해 보면 어쩐지 인정하기 싫다.
●‘5·16 없었더라면 성장 못했을 것인가?’
요즘 많은 사람들은 박정희시대가 성장의 기틀을 잡은 것이라고 얘기한다. 저도 인정한다. 그러나 왜 그렇게 되었을까. 매번 긴급조치하고, 사람 잡아놓고 죽이고 그렇게 해서 그렇게 된 것일까.5·16 쿠데타가 없었더라면 우리가 오지 못했을 것인가.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해보지만 답은 없다. 다만 한 가지, 아마 어떤 경우라도 왔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근거는 공무원, 공직자들의 우수성, 해답이 거기에 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2007-01-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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