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만 기자의 여의도 프리즘] 한반도 대운하와 日열도 개조론

[오일만 기자의 여의도 프리즘] 한반도 대운하와 日열도 개조론

오일만 기자
입력 2006-11-10 00:00
수정 2006-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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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는 분명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선 승부수다.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해 총 연장 553㎞의 대수로를 만드는, 한국의 지형 자체를 바꾸는 대역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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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를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뜨거운 논쟁이 시작됐다. 정치권이 시끄러울수록 그는 마음 속으로 쾌재를 부를지도 모른다. 전략적 측면에서 대형 이슈를 선점하는 동시에 ‘경제’라는 시대정신과 정책선거의 주도권을 쥐게 되는 ‘1석 3조’의 효과를 거두는 노림수다.

더 깊숙이 들어가면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 진영의 네거티브 공세를 효과적으로 무력화시키는 양동작전의 의미도 있을 것이다. 어찌보면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수도이전 공약과 닮은 점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그의 지지자들도 청계천 복원을 성공시킨 장본인이 국토 종합개발에 착수한다는 구상에 벌써부터 열광하고 있다. 대운하 프로젝트 자체가 그의 여론 지지율 1위를 지키는 ‘수문장’이란 지적도 수긍이 간다. 현재 시점까지는 그의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승부수가 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개연성도 적지 않다. 대운하 자체에 회의적인 사람들은 34년전 일본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본 열도개조론’을 상기시킨다.

초등학교 학력인 전부인 다나카 가쿠에이는 천신만고 끝에 정계를 장악했고 1972년 총리 취임 직후부터 야심찬 일본열도 개조를 추진한다. 그 역시 이 전 시장처럼 건설업계에서 신화를 남긴 인물이다.‘컴퓨터가 달린 불도저’란 별명답게 다나카 수상은 60년대 고도성장 과정에서의 불균형 성장을 시정하겠다며 ‘국토균형 개발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다.

초기의 국민적 열광은 잠시였다. 열도개발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땅값이 치솟았다. 사업을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부동산 투기로 일본 열도는 몸살을 앓게 된 것이다. 집권 초 70%대의 인기를 누렸던 다나카 총리는 임기 말엔 20%대로 주저앉는다. 이렇게 다나카 내각은 붕괴됐다.

일본열도 개조는 시뮬레이션으로 완벽한 계획이었지만 현실에 접목되는 순간 상황이 반전된 대표적 사례다.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 역시 이러한 우를 범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보다 치밀하고 정치한 논쟁이 더욱 필요한 대목인 것이다.

하나 더 짚어야 할 것은 이 전 시장을 둘러싼 리더십 논쟁이다. 분명 그의 공적인 청계천 복원이나 최근 내놓은 과학도시 건설계획, 대운하 프로젝트 등 대부분은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의 성격이 강하다.“과거 개발시대의 패러다임으로 21세기의 비전을 제시할 수 없다.”는 라이벌들의 공세도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다.

21세기 초입에 진입한 한국 사회는 반목과 대립, 분열 등의 숱한 문제점들이 안에서 곪아터지는 형국이다. 이런 측면에서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불도저’란 이미지 위에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을 어떻게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느냐가 오히려 그의 대선 승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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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2006-11-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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