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6일 청와대 오찬 회동은 시종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거취 논란에 이은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당의 ‘비토론’으로 불거진 당·청 갈등의 한복판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오찬에는 한명숙 총리와 김근태 의장을 비롯, 당에서 21명이 참석했다. 대화는 노 대통령의 말에 대해 당 측이 의견을 개진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다음은 정태호 청와대, 여당 우상호 대변인이 전한 대화록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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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6일 김근태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한 뒤 환한 표정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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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6일 김근태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한 뒤 환한 표정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노 대통령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 대통령의 인사권은 책임있는 국정운영을 위한 핵심적인 권한이다. 존중해 달라. 그동안 비선정치한 적도, 특정 측근에게 과도하게 권력을 준 적도 없다. 참여정부는 균형과 견제의 시스템에 의해 인사가 운영되고 있다. 장담컨대 참여정부는 마지막까지 ‘권력형 게이트’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책임지고 싶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 의장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당도 이견이 없다. 다만 5·31 패배 이후 민심이 많이 떠나 있어 이를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다만 당의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죄송하게 생각한다.5·31 패배 이후 당은 깊은 충격을 받고 있다. 이것이 민주개혁세력 전체 위기로 귀결돼서는 안 되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절박한 심정을 갖고 있다.
●이석현 의원 대통령과 당은 공동운명체이다. 국민여론을 수렴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역할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느냐. 인사문제에 관련해서도 건의는 드릴 수 있는 것 아니냐.
●노 대통령 우리가 나누는 한마디 한마디가 당청 갈등으로 비쳐지기 때문에 나도 부자유스럽다. 서로에게 이견이 있어도 서로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에게 정치지형이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대통령도 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 당 지도부도 당에 소속된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일정 역할을 해달라. 당과 청와대가 서로 합의 가능한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며 소통해 나가자.
●김한길 대표 지금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다. 인사권이 대통령 고유권한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주요 인사에 대해 당은 의견을 전달하고 대통령은 조언을 참고해 결정하시는 것 아니겠느냐.
●정장선 의원 당의 지도부와 청와대 사이의 의사소통이 어려운 점은 안타까운 상황이다. 타개해 나가야 한다.
●한명숙 총리 총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낀다. 대통령의 고민도 잘 지켜봤고 당의 입장도 잘 이해하고 있다. 직접 대화가 부족한 상태에서 신문 보도에 의해 서로의 의견을 전달받기 때문에 오해가 생기고 확대해석되는 것 같다. 당정간의 긴밀한 대화가 필요하다. 시스템을 만들어 최선을 다하자.
●강봉균 정책위의장 대통령 인사권도 존중돼야 하며 의견 전달할 때도 비공개가 맞다고 본다. 가까운 사람 장관시키는 것을 문제삼을 수는 없다.
●노 대통령 중요한 인사문제에 대해 지도부와 상의할 의사가 있다. 그러나 이것도 또한 일정하게 시스템화됐으면 좋겠다.
탈당은 하지 않겠다. 당은 역사적 정통성과 미래 국민통합의 주역이 되어야 할 정당이다. 임기가 끝난 후에도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당과 함께할 것이다. 당이 너무 패배주의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은 역사적 정통성과 역량 있는 인재를 많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미래의 소망을 가진 정당이다.
이 크고 튼튼한 배를 가지고 선장이 안 보인다고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각자 제자리에서 역할을 열심히 하면 잘 될 것이다. 당을 잘 지키고 있으면 좋은 선장이 탈 수도 있고, 당 내부에도 좋은 인재가 많다. 당 내외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면 된다. 이 배를 떠나서 다른 배를 타면 노선과 정책을 잃어버리게 된다.
박홍기 황장석기자
hkpark@seoul.co.kr
2006-08-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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