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통일부장관이 취임하면서 납북자 문제 해결에 의지를 보여왔던 터에, 피랍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사망)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은 회담장에서 이 장관의 목소리를 높이게 만들 것 같다.DNA 조사를 거쳐 피랍 한국인 김영남씨가 요코타의 남편으로 추정된다고 밝혀낸 일본 정부의 집요한 노력에 비해 우리 정부의 납북자 문제 해결노력이 미흡하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장관급 회담에서 제안할 납북자 해결방안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은 독일처럼 비용이 들더라도 납북자를 데려온다는 것이다. 서독은 동독 체제에 저항하다 투옥된 1만 2000여명의 정치범을 인도적 차원에서 데려오기 위해 1963년 동독과 비밀 거래를 시작했다.
정치범 8명을 데려오는 데 동독의 요구대로 32만마르크(약 1억 6000만원)의 현금을 줬으나, 다음부터는 현물제공으로 바뀌었다. 옥수수·커피·카카오·버터 등이 베를린 장벽을 넘어갔으나 나중에는 원유·다이아몬드·구리 등으로 대체됐다. 정치범 한 명 석방에 1977년까지는 평균 4만마르크(약 2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갔고,1978년부터 1989년까지는 9만 5000마르크(약 4700만원)로 올라갔다.
정치범 석방에 동독으로 건너간 현물은 모두 34억마르크(약 1조 7000억원)어치다. 통일부가 최근 들어 ‘북한이 필요로 하고 희망하는 경제협력사업’을 조사하고 있는 것도 독일 모델과 무관치 않은 듯하다.
정부가 장관급 회담에서 경협과 납북자 해결을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하더라도 북한이 경협이란 미끼를 덥석 물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납북자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북한이 생사확인 정도에 합의하더라도, 송환 등의 조치까지 나갈지는 미지수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