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사학법 개정과 국민연금법, 양극화 해소 방안, 윤상림·황우석·X파일 사건의 국정조사 논란, 하반기 원(院)구성 등 굵직한 현안은 우리당 김한길·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간 샅바싸움에서 큰 그림이 그려지게 됐다. 화합과 절충 시도보다는 ‘지략 대 지략’의 싸움이 된 것이다.
우리당 원내대표의 경선 결과는 반쪽짜리 국회와 일그러진 여야 관계를 풀어나가기 위한 당내 의원들의 주문과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사학법 국면에서 집권 여당이 원칙과 명분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소속 의원들의 현실인식을 담고 있는 셈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경선 직후 신임 김 원내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 덕담을 나눴다.25일 상견례 형식으로 서로 만나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의 절차도 밟을 예정이다.
하지만 협상의 얼굴이 바뀌었다고 단번에 경색 정국이 풀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우리당 고위당직자의 예상처럼 “더욱 볼 만한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장에는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 협상을 등원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지만, 우리당은 여전히 ‘브레이크’를 풀지 않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재개정을 전제로 한 협상은 있을 수 없다. 의원이 국회에 들어오는 데 조건을 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선(先)국회 정상화, 후(後)협상’ 카드로 한나라당의 등원을 촉구했다.“재개정안이 제출되고 국회 절차에 따라 논의될 때 우리당도 성실하게 임할 수 있다.”는 원칙론을 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사학법 재개정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설 이후 토론회나 공청회를 열어 개정안을 다듬은 뒤 여야 협상을 벌이겠다.”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럼에도 경선을 통해 선출된 두 원내대표가 지금까지의 교착상태를 그대로 이끌고 가기에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15대부터 나란히 내리 3선한 두 정치인에게 이번 기회는 정치력을 검증받고, 정치인으로서 그릇을 더욱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새 바둑판의 첫번째 귀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에서 누가 중원공략을 위한 발판을 튼튼히 쌓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