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규제정책 손떼고 소비자보호 업무 주력을”

“대기업 규제정책 손떼고 소비자보호 업무 주력을”

입력 2005-03-02 00:00
수정 2005-03-0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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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능을 재편하는 논의가 정치권에서 시작됐다. 공정위가 출자총액제한제 등 대기업 규제정책을 손놓고, 대신 소비자보호업무만 다루도록 하자는 얘기다. 재벌개혁의 선봉장인 공정위의 무력화 여부가 주목된다.

국회 규제개혁특위는 지난달 28일 ‘경제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 관련 공청회’를 열고 공정위의 기능을 재편하는 논의를 시작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참석자들이 1일 전했다.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은 “공청회에서는 공정위의 기능과 역할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향후 출자총액제한 등 대기업 정책에서 손을 떼고 시장원리가 원활히 작동되도록 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일부 여당 의원들은 “아직까지 투명성 측면에서 기업의 경영을 완전시장 경제에 맡길 정도는 아니다.”는 이유를 들어 공정위의 현 기능 유지론을 펴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공정위가 기업의 활동을 감시·강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권한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재원 의원은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공정위를 통해 ‘기업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무성 산하에 있는 일본의 ‘공정취인위원회’처럼 ‘경제검찰’로서의 최소한의 권한만 갖도록 기능을 축소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훈 의원도 공정위 기능을 조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의원은 “공정위는 앞으로 소비자보호 업무에 주력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원들마다 여러가지 방안들을 생각하고 있지만 시작단계라서 구체화된 것은 아직 없다. 그러나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는 공정위의 새로운 자리매김 움직임 자체로 주목을 끌고 있다. 특위는 이달중 2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뒤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런 정치권의 움직임은 소비자보호원 관할 문제와 맞물려 있다. 열린우리당 오제세 의원은 재경부와 이원화돼 있는 소비자정책을 공정거래위원회로 일원화하고, 재경부 산하 소비자보호원을 공정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을 지난달 28일 발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의 행정개혁전문위원회에서 기능개편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이라면서 “국회 논의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공정위는 논란이 되고 있는 대기업의 출자총액제한 제도는 경쟁억제가 아니라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우리나라의 시장상황에서는 꼭 필요하다고 밝혀왔다.

박준석 전경하기자 pjs@seoul.co.kr
2005-03-0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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