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분노가 폭발한 것은 비주류 의원들의 잇따른 비판 공세가 발단이 됐다.대표 취임 후 ‘신중한’ 행보를 계속해 왔던 박 대표로선 매우 이례적이었다.
●과거사 사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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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비주류측은 정수장학회 이사장직과 유신독재 등 박 대표와 관련된 과거사 청산을 집중 제기했다.김문수 의원은 “당당하게 사과하면 국민들은 용서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고 박계동 의원은 “국가에 헌납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또 고진화 의원은 “정기국회 전에 해결해야 한다.”고 시한까지 못박았다.이에 주류측 한선교 의원 등은 “박 대표가 맡겨달라고 한 만큼 시간을 줘야 한다.”고 되받았다.
박 대표는 정리발언에서 “정수장학회 문제는 법적으로 결론이 난 사항인데 이사장직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잘못을 인정하라는 말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 사과 얘기하는 분들이 지난 15,16대 국회에서 소위 실세 자리에 있던 분들이었다.”며 “이런 잘못된 정당을 택한 것도 이해가 안 가지만,그때는 왜 사과 얘기 한마디도 없었느냐.”고 되물었다.이어 과거사 정국이 여권의 정략으로부터 비롯됐음을 지적하며 “국가정체성에 대해 한마디 안한 우리 당의 ‘그분들’은 열린우리당이 비판하기 시작하니까 똑같은 자세를 취했다.”며 “어쩌자는 거냐.대표직 물러나라는 얘기냐.”고 흥분했다.
●당명 개정
김문수 의원은 “당명을 바꿀 계기나 명분도 없고 모양도 안 좋다.”고 반대했고 이방호 의원은 “5·18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이는 민정당이 뿌리임을 인식하기 때문”이라며 “당명을 개정한다고 이 뿌리가 없어지지 않으니 굳이 이름을 바꿀 바에는 차라리 당을 해체하고 신당을 창당하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당명은 전 당원에 관한 문제이니 지도부가 선도하는 식의 발언을 삼가달라.”거나 “잇단 실정을 하는 정부에 매운 소리를 못하는 야당성의 상실이 김덕룡 원내대표와 그 라인에 있는 책임자 때문”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박 대표는 “당명을 바꾸려면 계기가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와해 위기까지 맞은 당의 역사보다 더 심각한 게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당의 향후 진로
이재오 의원은 “72년 유신헌법부터 10·26까지는 산업화가 아니라 정권연장 획책기간이었다.”며 “한나라당 지지표는 고정됐지만 그것으로는 안 되고 과거사를 사과해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박 대표를 겨냥한 듯 “당이 내용을 채워야지 개인 인기만으론 안 된다.”고 과거사와 당의 진로를 결부시켰다.
박 대표는 이 의원 발언에 몹시 흥분한 듯 “‘박근혜가 대표 되면 탈당하겠다.’고 말한 분이 있었는데 왜 탈당하지 않느냐.”라고 물은 뒤 “이는 대표와 당을 흔들고 당을 지지한 국민을 실망시키는 행위”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역사에 죄가 많은 대통령이고 죄인의 딸이라 생각한다면,지난 총선때 도와달라고 왜 요청했느냐.”며 “스스로 생각해도 치사스럽지 않느냐.”라고까지 했다.
●수도이전 문제
김문수 의원은 “정통성·정체성을 말하는 당이 왜 의원 91명이 반대서명하고 국민 80%가 반대하는 수도이전문제를 내버려 두느냐.”고 따지자 박대표는 “선거에서 이겨보자는 정치적 판단 때문에 죄를 지은 것 아니냐.김혁규 총리인준·국가보안법 폐지 등에 항상 원칙대로 대응했다.그래서 연찬회에서 논의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구례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2004-08-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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