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A씨는 7일 경기 성남분당갑 지역구 출신인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 홈페이지에서 ‘이상한’ 코너를 발견했다.이름하여 ‘고흥길 게임go’.호기심에 클릭한 A씨는 인기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의 포스터를 패러디한 그림 두 장을 비교해 틀린 부분을 찾아내는 게임에 흠뻑 빠졌다.
A씨가 즐긴 게임 속 그림에는 고 의원,이웃 지역구의 임태희 의원이 등장한다.이밖에도 의정 활동상이 담긴 사진을 이용해 고 의원측이 자체 제작한 게임이 19개나 올라 있다.평소 꼼꼼하게 지역구를 챙겨온 고 의원답게 홈페이지에 잠깐 들른 네티즌에게도 어필하겠다는 각오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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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홈피 방문자 5개월만에 150만명
요즘 여의도 정가의 큰 관심사는 젊은 표심(票心) 공략에 있다.10,20대와 가까워지려면 무엇보다 그들의 ‘놀이터’를 장악해야 한다.답은 역시 젊은 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같은 블로그다.이 때문에 정치인들도 앞다퉈 ‘싸이질’에 빠져들고 있다.
선두 주자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다.그의 미니홈피는 개설 5개월 만에 방문자 15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둘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네티즌들은 “근혜 누님,1등으로 답글을 달게 됐어요.기뻐요.”라고 열광한다.환갑을 훌쩍 넘긴 대표권한대행인 김덕룡 원내대표도 최근 미니홈피를 꾸미기 위해 애쓴다는 후문이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거쳐 입각한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도 미니홈피 마니아다.지난 5월 초에 올린 글은 “나도 요새 오빠가 되어 가는 것 같다.눈도 내리고 비도 내렸던 설악산 워크숍에서 나도 오빠로 등극했다.나쁘지 않았다.웬만큼 화제도 되었던 것 같다. ;”였다.동료 의원이 장난스럽게 김 장관을 ‘오빠’라고 환호한 일화를 자랑한 것이다.평소 근엄하기만 한 김 장관의 소탈한 고백에 한 네티즌은 “제가 고3만 아니었으면 ‘형’이라고 불러드렸을 텐데…”라고 답하는 등 화제가 됐다.
●소꿉친구에게 털어놓듯 솔직하게
40대 초선 의원들은 훨씬 더 적극적으로 ‘싸이질’에 몰두하고 있다.한나라당 한선교 대변인은 미니홈피에 국회 탐방기를 올렸다.의원회관의 남성의원 사우나를 처음 방문한 날 “국회의원이 이용하는 곳이라 삐까번쩍일 줄 알았는데 옷장도 삐그덕거리고,최신 헬스기구도 없어 동네 목욕탕보다 못 하다.”라고 소탈하게 썼다.며칠 뒤에는 당 지도부를 찍은 사진 귀퉁이에서 아주 작은 자신의 얼굴을 발견했다면서 “와!나도 찍혔네.”“요즘은 이렇게 귀퉁이에 조그맣게 나와도 마냥 좋아요.”라고 너스레를 떨어 네티즌의 눈길을 끌었다.
가족과 나눈 대화 내용을 옮겨 국회의원도 평범한 이웃임을 강조하기도 한다.열린우리당 노웅래 의원의 미니홈피에는 아들·딸이 쓴 편지가 있다.비뚤비뚤 쓴 글을 스캔해 올린 편지에는 “아빠가 (출마하기 위해)회사를 그만둔다고 하셔서 과연 우리 가족은 앞으로 무얼 먹고 살까 걱정했어요.하지만 아빠를 믿어요.”라는 천진한 소감이 적혀 있다.노 의원은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와 정치인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글을 올렸다.
네이버 블로그를 애용하는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노트에 휘갈겨 쓴 글을 그대로 스캔해 블로그에 올렸다.네티즌은 전 의원의 친필 편지를 읽듯 친근하게 느낀다고 한다.바쁜 일정 탓에 아들에게 3분 자장면을 만들어줘야 하는 안타까운 마음,국회 본회의장에서 휴식시간에 벌어진 일 등을 다양하게 소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2004-07-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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