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D-9] 각당 정책대결 대신 표밭 눈치보기

[총선D-9] 각당 정책대결 대신 표밭 눈치보기

입력 2004-04-06 00:00
수정 2004-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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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여야가 지역공약을 놓고 정면으로 맞붙을 조짐이다.신행정수도 이전과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다.민주당은 6일 행정수도 이전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뽑아들어 수도권 표심을 파고들며 논란을 촉발할 태세다.동계올림픽에 대해서는 열린우리당이 당초 전북 유치를 공약으로 마련했다가 강원지역 반발로 철회하는 등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강원 유치를,민주당이 전북 유치를 공언하며 정면으로 맞서 있다.모처럼 형성된 여야의 공약대결은 진정한 정책대결이라기보다는 지역주의를 볼모로 한 대립의 성격도 있어 각 당이 득표를 위해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도 나온다.

신행정수도 이전

민주당이 현 정부 최대공약인 신행정수도 이전에 이의를 달 태세다.통일시대에 대비,행정수도 이전 범위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2월 조순형 대표의 국회 연설에서도 ‘신3경(京)정책’을 내세워 행정수도 이전 계획을 부분 조정할 것을 주문했었다.남북통일시대 수도를 셋으로 나눠,서울을 ‘정치수도’,충청을 ‘행정수도’,평양을 ‘사법(司法)수도’로 각각 만들자는 것으로,행정수도 이전도 이런 바탕 위에 추진돼야 한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런 맥락에서 정부의 신행정수도 이전 범위를 정부기관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즉 통일 이후에도 서울이 정치수도로 남기 위해서는 국회와 같은 정치 관련 기구의 충청 이전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추미애 선대위원장 체제 출범 후 역점을 두고 있는 ‘햇볕정책’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담고 있다.민주당은 이르면 6일 선대위 차원에서 이같은 내용을 구체화해 총선 공약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행정수도 이전 공약은 지난 2002년 대선 때 충청 민심을 사로잡으면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가능케 한 1등 공신이다.민주당이 분당(分黨)전 공약에 대해 이처럼 급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서울과 수도권의 불안심리를 적극 파고들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실제로 서울시의회는 지금도 “행정수도 이전은 통일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전면 철회를 주장하고 있고,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민들도 대체로 수도권 위축을 이유로 신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노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승계한 열린우리당은 물론 한나라당도 충청 표심을 의식,차질없는 이행을 다짐하는 상황이다.결국 민주당은 이 틈새를 적극 공략,충청권에서의 타격을 감수하고라도 수도권 표심을 파고들어야 승산이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장성민 총선기획단장은 5일 “현 정권의 신행정수도 이전 구상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짚고 나갈 것”이라고 말해,노 대통령의 ‘천도(遷都)’ 발언을 집중 공략할 뜻임을 내비쳤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공약이 각 정당 간에 뚜렷한 차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강원도 평창이냐,전북 무주냐를 놓고 그동안 해당 자치단체 간에 벌어진 해묵은 공방이 17대 총선에서 각 당과 후보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부활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010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철저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아깝게 무산된 점을 들어 당연히 2014년에도 평창이 선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강원도 영월·평창·태백·정선 지역구의 한나라당 김용학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 김운용 의원의 유치방해를 주장하며 강한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한나라당으로선 무주 지역이 전략적 표밭이 아니라는 점에서 평창에 손을 들어주기가 비교적 자유로운 것도 사실이다.

같은 이유에서 열린우리당은 어정쩡한 입장이다.전북을 싹쓸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강원도도 놓칠 수 없는 표밭이기 때문이다.최근 무주 유치를 공약했다가 강원도의 반발로 뒤늦게 공약을 삭제하는 소동을 빚은 데서도 이같은 난처함이 잘 나타난다.

열린우리당 강원도당은 한발 더 나아가 중앙당과 조율도 없이 평창 유치를 약속하고 나섰다.5일 ‘도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동계올림픽 유치 문제는 정치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면서 “200만 도민의 역량을 총집결해 평창 유치 활동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영월·평창·태백·정선의 이광재 후보를 기획단장으로 위촉해 유치위를 구성할 것도 제시했다.그러자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의 오락가락 태도를 문제 삼아 동계올림픽 유치를 총선 쟁점화하기 시작했다.전북도지부는 이날 “열린우리당이 강원도 표를 의식해 전북도민을 우롱하고 있다.”면서 무주 유치를 전면에 내세웠다.전주 완산갑에 출마하는 이무영 전북선대본부장은 “준비된 도시인 무주와 전주에 동계올림픽이 유치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열린우리당 전북도지부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엄정 중립을 지키고 국제적인 시설기준과 유치가능성 등을 전문가들이 검토해 결정한다는 게 중앙당의 기본 원칙”이라고만 강조했다.

박정경기자 o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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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이영남 서울시의원,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개통식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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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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