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 전문기자 인물 프리즘]‘한옥 지키기’ 앞장선 미국인 피터 바돌로뮤

[김문 전문기자 인물 프리즘]‘한옥 지키기’ 앞장선 미국인 피터 바돌로뮤

입력 2009-02-19 00:00
수정 2009-02-1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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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가치 큰 한옥 왜 없애려고만 하나”

무엇이 그토록 이방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한국인보다 오히려 더 뜨겁게 사랑한다. 바로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 가는 전통한옥이다. 가장 자연적이며, 가장 생태적인 것을 소재로 한 천연주택이라고 늘 예찬한다. 또 그 어느 나라 주택보다 문화적 가치가 매우 아름답다고 만나는 외국인들에게 설파한다. 미국인 피터 바돌로뮤(61), 1960년대말 한국에 평화봉사단원으로 왔다가 강릉시 선교장에서 지낼 때 한옥에 매료돼 곧바로 한국에 정착했다. 이후 1974년 서울로 옮겨 동소문동6가 소재 한옥에서 지금까지 35년째 살고 있다.

●주민들과 힘모아 1년여 법정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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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바돌로뮤
피터 바돌로뮤
‘한옥 사랑’이 남다른 그는 요즘 한국인보다 더 ‘한옥 지키기’에 앞장서고 있다. 동소문동6가 일대에는 현재 40여채의 한옥이 있으나 재개발계획으로 사라질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해 초 한옥 보존에 공감하는 지역주민 19명과 함께 서울시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재개발구역지정 취소소송을 내고 1년여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8차례의 재판이 있었고 다음달 12일 중요한 9차 재판을 앞두고 있다.

현재 해양조선업 관련 컨설팅회사(IRC) 부사장을 맡고 있는 그의 사무실(서울 용산구 효창동)에서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자리에 앉으면서 회사운영이 잘 되는지 물었더니 “예를 들자면 천연가스를 시추한 후 계속 프로세싱하는 해양설비 장비 등을 다루는 곳인데 일이 아주 재미있다.”고 했다. 또한 “회사일도 바쁘고 한옥 지키는 일도 바쁘다.”며 능숙한 한국어로 말한다.

그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당국의 잘못된 재개발계획 행정이나 절차 등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동소문동의 경우, 주민 3분의2 이상이 동의해야 조합에서 재개발구역지정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일부 절차조항을 갑자기 없애 버린 점, 또 20년 이상 노후불량 건축물 가운데 60 % 이상 돼야 재개발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는 관련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세부적인 조사도 없이 행정당국에서 임의대로 60.73 %라는 잘못된 서류작성을 했다는 점 등을 예로 들었다. 아울러 문화적 보존가치가 소중한 오래된 한옥을 정책적으로 철거하려는 이유를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획일적으로 재개발 구역을 지정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군대식 발상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오래된 집이 가장 비싸고 좋은 집입니다. 그 만큼 문화적 가치가 훌륭하고 또 행복이 가득한 집이지요. 외국의 경우 오래된 집은 절대 없애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오로지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개념없이 철거를 하고 있어요. 30년 전 서울에는 한옥이 80만 가구가 넘었지만 지금은 겨우 1만 2000 가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어 그는 “고층건물을 세워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이미 낡은 생각일 뿐만 아니라 설령 오래됐다고 해도 집집마다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의 꿈이 있는데 정부방식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역설했다. 한옥에 살면서 불편한 것이 없느냐고 하자 “어디에 살아도 조금씩 불편이 있게 마련이지만 중요한 것은 문화적 가치의 우월성에 있다. 행정당국은 이런 문화적 가치를 없애는 일을 하고 있어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재판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주민 절반 이상이 재개발을 반대하고 있는데다 서울시청의 관련서류에 오류가 많아 법원에서 올바른 판단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동소문동 주변에 대학 등 여러 교육기관뿐만 아니라 아리랑고개,무속집 등이 많이 있다.”면서 전통문화와 교육의 거리로 만들어야 마땅하며 앞으로 그 일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동소문동 한옥에서 35년째 살아

그가 현재 살고 있는 동소문동 한옥에는 온돌방 7개와 마루 2개,정원이 딸려 있어 보통 가정집 한옥보다 비교적 큰편이다. 그래서 서울에서 대학다니는 지방 출신 대학생 가운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이 곳에 살게 하고 있다. 물론 숙식은 무료, 대신 학생들이 틈틈이 집안관리의 일을 도와주면 된다. 특히 대학을 졸업했어도 첫직장을 구할 때까지 본인이 원하면 계속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기도 한다. 이런 선행을 베푼 지가 벌써 24년째로 그동안 많은 학생들이 그의 한옥집을 거쳐갔다.

그가 태어난 곳은 미국 북부 나이가라 폭포 인근으로 결혼 초기에 이혼해 지금껏 혼자 살고 있다. 미국에 계시는 어머니도 아들집에 한번 왔다가 한옥에 흠뻑 매료돼 돌아갔다며 활짝 웃는다.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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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2009-02-1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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