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10) 대안정당 가능성] 제도권 정치에 ‘진보’ 수혈…이념 지평 확대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10) 대안정당 가능성] 제도권 정치에 ‘진보’ 수혈…이념 지평 확대

구혜영 기자
입력 2007-06-11 00:00
수정 2007-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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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6월 항쟁은 30여년에 걸친 권위주의적 군사문화를 청산하고 민주주의 정부 수립을 가능케 했다. 김영삼 정부는 하나회를 해체했고 금융실명제를 실시했다. 김대중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 인권제도를 정비했다. 노무현 정부는 부패정치 청산을 실현했다.17대 국회에서는 진보정당이 원내에 진출하게 됐다. 그러나 민주화의 세례를 받고도 우리 정치는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민주화 이후 정치권의 현주소와 미래상을 정리해 보았다.

6월 항쟁은 정치의 이념적 지평을 넓힌 계기가 됐다. 특히 진보진영의 정치세력화는 정치 체제의 이념적 분화를 상징하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입과 시민사회 진영의 정치세력화를 들 수 있다.

본격 진보정당으로 헌정 사상 최초의 원내 진출을 실현한 민주노동당은 기성 보수정치와 달리 뚜렷한 자기 정체성과 계급·계층 지향, 정책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 환경을 만들어냈다. 진성당원에 기반한 운영으로 정당 민주주의의 골격을 갖췄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비정규직·장애인·소수자 문제 등 그동안 제도권 정치에서 소외됐던 주제가 의회 무대에 올려지면서 보수독과점 중심의 정당정치를 이념과 정책 경쟁의 장으로 유인하는 계기가 됐다.

김상곤 한신대 교수는 “기존 보수정당의 개혁을 명분으로 편입된 개별 재야 인사들은 보스정치와 인맥 정치의 폐해에 눌려 보조재 역할에 그친 측면이 크다.”면서 “민노당의 출범은 제도권 정치에서 진보 대 보수의 축을 형성하는 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민주화 이후 시민운동 진영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정치세력화의 한 축을 이뤘다. 여성단체 출신 인사들과 환경운동 활동가들의 의회 진출이 단적인 예다. 이들은 지역 중심의 정당 구조를 해체하는 데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

그러나 아직은 ‘가능성’에 머물러 있다. 보수 양당 체제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양극화 심화와 공공부문 축소, 고용의 불안정화 등 신자유주의가 심화되는 것도 민노당과 진보 진영의 운신을 좁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민노당이 정치적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측면도 크다. 정당과 운동단체 사이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평가가 그것이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민노당은 지난 대선에서 100만표를 얻었다. 민주노총 조합원 가족이 최소 300만이라고 할 때 이 정도 지지로는 정상적인 노동 정치를 했다고 할 수 없다.”면서 “과거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는 10석으로 정권을 흔들었다. 정치 리더십 확보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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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2007-06-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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