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분쟁 해결사 ‘갈등관리팀’… “이장님 역할 우리가 해요”

이웃 분쟁 해결사 ‘갈등관리팀’… “이장님 역할 우리가 해요”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23-08-17 00:03
수정 2023-08-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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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소통방’ 개설해 직접 중재
층간소음 등 40건 중 16건 조정
주민협의체 구성 시스템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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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갈등관리팀 직원(왼쪽)이 분쟁이 발생한 신당동 주민을 만나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구 제공
서울 중구 갈등관리팀 직원(왼쪽)이 분쟁이 발생한 신당동 주민을 만나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구 제공
“지방의 작은 마을의 경우 주민들 간 분쟁이 생기면 동네 이장님이나 어르신께서 중재 역할을 해 갈등이 해결됩니다. 서울에는 그런 분이 없어요. 그럼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을 만들어야죠.”(김길성 서울 중구청장)

김 구청장은 살기 좋은 환경의 첫 번째로 이웃 간 분쟁 없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 즉 집 주변 사람들과 서로 싸우지 않고 친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꼽았다. 교통이나 편의시설 등 주변 인프라가 아무리 좋아도 이웃과 분쟁이 생기면 결국 누군가는 떠난다는 것이다. 김 구청장이 지난해 구청 내에 갈등관리팀을 신설한 이유다. 갈등관리팀은 올 2월부터 ‘갈등소통방’을 개설해 주민 간 분쟁 해결에 직접 나서고 있다.

16일 구에 따르면 갈등소통방 개설 이후 지금까지 40건의 이웃 분쟁이 접수됐고 이 중 16건이 조정·해결됐다. 층간소음이나 흡연, 반려동물, 누수 같은 문제를 두고 주민 간 갈등을 해결해 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7월에는 신당동에 거주하는 여성의 층간소음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남편으로 인한 가정폭력 사실을 확인하고 여성에게 임시주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갈등 해결 과정에서 복지 사각지대의 주민에게 꼭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다. 중구의 갈등관리 사례가 알려지면서 타 자치구 등 주변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인다고 김 구청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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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구청장은 “주민들 간 갈등은 사실 한 번 서로 얼굴을 붉히고 나면 화해하고 싶어도 계기나 명분이 없어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사실은 누군가 중간에서 화해할 계기만 만들어 주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현재 구청의 갈등소통방이 담당하는 분쟁 중재 역할을 향후에는 주민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려 하고 있다. 지역마다 갈등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주민을 지정하거나 협의체를 구성하고 주민들 사이 갈등을 직접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구는 주민 협의체 구성을 명문화하고 이들에게 지급할 활동비 등의 근거가 담긴 조례를 만들어 현재 구의회에서 통과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 구청장은 “이 제도가 정착되면 지역의 어르신이나 오래 거주하셨던 분들이 지금 구청의 갈등소통방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주민들이 잘살 수 있는 환경을 제도적으로 구축해 이러한 기능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중구 주민들이 계속해서 잘살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3-08-1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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