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에 날개가 걸려 떼죽음… 개체 200~300마리로 급감
독도에 유입된 쇠무릎(비름과 다년생풀)이 바다제비에게 ‘죽음의 덫’이 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제공
전남 신안군의 한 무인도에서 쇠무릎 가시에 날개가 걸려 옴짝달싹 못하는 바다제비가 발견됐다. 쇠무릎 가시는 독도까지 유입돼 바다새들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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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박사는 “2005년까지만 해도 독도에서 쇠무릎은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이곳에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풀씨가 묻어 들어와 급격히 증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바다제비는 굴을 파고 생활한다. 장거리 이동을 위해 육지 새보다 날개가 길고 활공 비행에 익숙하다.
날개를 퍼덕거리지 않기 때문에 육지 새에 비해 순간적인 날갯짓의 힘도 적다. 따라서 쇠무릎의 열매가시에 걸리면 순간적으로 날개를 빼지 못하고, 움직일수록 날개 전체가 가시에 걸려 죽게 된다는 것이다. 바다제비는 밤에 둥지로 돌아오기 때문에 쇠무릎에 쉽게 걸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쇠무릎은 소의 무릎처럼 생겼다고 해서 ‘우슬(牛膝)’이라고도 불린다. 8~9월에 연한 녹색 꽃이 피고, 열매에는 가시가 있어 짐승의 털이나 사람의 옷에 잘 붙는다. 뿌리는 강장제·이뇨제·해열제 등으로 쓰이고, 줄기와 잎은 독사에 물렸을 때 해독약으로도 쓰인다. 이처럼 인간에게 유용하게 쓰이는 쇠무릎이 독도 바다제비들에겐 올가미가 돼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2009-09-2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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