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에는 불황 속에 ‘스크럼(scrum)가족’의 경향이 뚜렷하다. 가족 구성원들끼리 서로 경제적으로 돕는 새로운 가족의 유형이다. 특히 직업도 갖지 않고 독신으로 부모에 얹혀 살며 자신만 챙기던 ‘파라사이트족’들이 변신,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그렇다고 부모에게서 완전히 독립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신 파라사이트족’이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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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늘면서 대가족 부활
도쿄 나카노구에 사는 파견사원인 요시다(28)는 “부모님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만큼 매월 3만엔(약 38만원) 정도 생활비로 드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수입으로 혼자 살아가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총무성 통계연구소의 2007년 조사에 따르면 부모와 함께 사는 20∼34세의 미혼자는 1138만명으로 같은 연령대의 46.7%를 차지했다. 또 비정규직 등으로 일하는 비율도 10년전 11.8%에서 15.6%로 높아졌다. 아사바 유키 야마구치현립대 조교수는 “경제 격차의 확대가 부모와 자녀들이 어깨를 거는 스크럼 형태로 가족을 묶어주고 있다.”면서 “대가족으로의 회귀를 이끄는 한 단면”이라고 설명했다.
도쿄 스기나미구에 사는 평범한 주부인 와시모리(58)는 요즘 생활이 즐겁다. 결혼한 지 2년된 아들(32·회사원)이 자신의 집에서 도보로 20분쯤 걸리는 곳에 정착했기 때문이다. 1주일에 한 번쯤 함께 식사를 하거나 3개월된 손자를 돌봐주고 있다. 와시모리는 “어려울 땐 가족만큼 위안이 되는 소중한 존재가 없다.”고 말했다. 또 “주변에 부모의 집과 멀지 않은 곳이나 같은 아파트 단지 등에 삶터를 마련하는 결혼한 자녀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른바 ‘수정확대가족’이다.
최근 초등·중학생을 둔 가정에서 가족들이 모두 모여 TV를 보는 ‘단란가정’이 늘었다.
●온가족 TV보는 ‘단란가정’ 증가
일본 학부모·교사협의회(PTA)의 조사결과, 초등 5학년생의 집에서 가족이 함께 TV를 보는 비율은 55%로 4년 전에 비해 7%포인트, 중 2학년생의 경우는 47%로 11%포인트나 증가했다. PTA측은 “가족의 단란한 모습이 부활하고 있는 좋은 현상”이라면서 “불황에 부모의 잔업이 감소, 귀가 시간이 빨라진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아사바 조교수는 “일본은 한국처럼 가족의 유대가 끈끈하지만 자녀들의 독립에 좀더 신경쓰는 성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