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예술과 과학 한 곳에 묻히다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예술과 과학 한 곳에 묻히다

박건형, 기자
입력 2008-07-30 00:00
수정 2008-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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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뉴턴 나란히 잠들어 ‘학문 최고봉’ 동등 존중

|피렌체(이탈리아)·런던(영국) 박건형특파원| 유명한 지역 특산물인 붉은색 및 녹색 대리석으로 지어진 이탈리아 피렌체의 ‘산타 크로체’ 성당. 대부분의 여행 책자에는 ‘미켈란젤로의 무덤이 있는 곳’ 정도로 짤막하게 소개되지만, 막상 성당에 들어서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린 시절 읽었던 ‘위인전’의 추억에 빠지게 된다.

‘군주론’으로 유명한 사상가 마키아벨리의 묘비에서부터 이탈리아가 낳은 문호 단테, 불세출의 과학자 갈릴레이의 묘비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의 위대한 인물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기자를 놀라게 한 것은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두 개의 묘비였다. 무선통신을 발명한 마르코니와 인공방사능을 처음 만들어낸 페르미의 것이었다. 문학과 미술, 철학계의 최고봉 옆에 나란히 묻혀 있는 두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의 모습은 낯설기까지 했다. 중학생들을 데리고 성당을 찾은 교사 마리아 미에토는 “예술과 과학은 창조와 발견이라는 분야에서 최고를 추구하는 학문으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 근대 이후 이탈리아에 뿌리내린 사고방식”이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도 ‘최고는 하나로 통한다.’는 원칙을 확인할 수 있다. 발디딜 틈 없이 빼곡히 자리잡은 비석들 속에서 대영제국을 이끌었던 무수한 왕과 여왕의 이름을 비롯해 음악가 헨델, 문학가 워즈워드와 엘리엇, 과학자 다윈·뉴턴·모호로비비치 등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신분 구분 없이 모든 학문의 최고봉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존경을 받는다.HR 전문기업인 비전와이즈의 샘 손 사장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직업의 귀천이나 다른 학문에 대한 배타적 인식을 없애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어린 시절부터 이같은 환경을 많이 접하며 자란 사람이 나중에 다른 분야와의 교류에 더 긍정적이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kitsch@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2008-07-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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