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앞다투어 기숙사를 건립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방식으로 민자를 유치해 대학들은 신입생 모집 단계에서부터 기숙사를 주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요즘 기숙사들은 단순히 먹고 자는 시설이 아니라 대학 생활의 주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호텔급의 최신 시설을 자랑함은 물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여가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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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안산캠퍼스 기숙사인 창의인재교육원 스포츠센터에서 학생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한양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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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안산캠퍼스 기숙사인 창의인재교육원 스포츠센터에서 학생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한양대 제공
대학들이 최근 선보인 기숙사의 가장 큰 특징은 숙식은 물론 공부와 생활관리까지 해준다는 점이다. 기숙사의 기능에 교육 프로그램을 접목시켜 공부와 인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통합교육이 목표다. 특히 세미나실과 열람실, 스터디룸, 스포츠센터, 휴게실, 편의점, 인터넷카페, 어학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함께 갖춰 기숙사에서 공부와 생활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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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향토생활관 응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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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향토생활관 응접실.
●신입생 전원 기숙사생활 의무화
한양대가 올 새 학기부터 문을 연 안산캠퍼스 ‘창의인재교육원’은 대표적이다. 신입생 전원을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기숙사에서 지내도록 하는 ‘보딩스쿨’(Boarding School) 개념을 도입했다.2006학년도 신입생의 절반 수준인 1000여명이 이미 입주했으며,2학기에는 나머지 신입생 1100명이 입주할 계획이다. 한양대는 앞으로 신입생 전원을 1년 동안 의무 입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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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대 기숙사에 마련된 다림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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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대 기숙사에 마련된 다림질실.
창의인재교육원의 특징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 입주한 학생들은 대학에서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전공이 서로 다른 신입생 10명 단위로 팀을 만들어 팀별로 대학원생을 한 명씩 멘토로 배정해 학생들의 생활상담은 물론 학습활동, 팀 프로젝트 등을 돕고 있다. 개인의 미래 설계에서부터 봉사활동, 리더십 훈련, 동호회 활동 등 생활관 프로그램에도 참여해야 한다. 한자와 영어 등 학습 프로그램도 있다. 학생들은 낮 강의가 끝난 뒤 저녁 7∼9시 수준별 테스트를 거쳐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강의를 매주 두 차례 들어야 한다. 매주 두 차례 새벽에 헬스나 테니스, 인라인스케이트 등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교양체육 학점으로 인정해준다.
건국대는 오는 8월 완공하는 새 기숙사를 인성과 공동생활, 교육이 함께 이뤄지는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저녁이나 새벽 시간에 어학과 컴퓨터 특강을 듣게 하고 이를 학점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세대도 현재 추진하고 있는 송도 국제화복합단지에 학부대학을 단계적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신입생 전원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레지던스 칼리지’(Residence College) 개념을 도입할 방침이다.
●새벽시간에 어학·컴퓨터 특강
경북대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관·학협력 방식의 기숙사인 ‘향토생활관’을 개관했다. 경북 13개 시·군에서 36억원을 출연해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로 지은 이곳은 출연금 1000만원당 해당 지역 출신 학생 1명에게 입주 권한을 준다. 학생들은 출신 지역 지자체장의 추천을 받은 자에 한하며 식사비를 제외한 모든 비용이 무료다. 특히 기존 기숙사와는 달리 2인1실 방 3개에 거실과 욕실을 갖춘 6명이 거주하는 아파트형으로 설계됐다.
외국인 재학생과 함께 생활하도록 하는 ‘글로벌형’ 기숙사도 최근 등장하고 있다. 경성대가 이번 학기부터 개관한 기숙사는 재학생들의 외국 학생과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같은 사동에 한국 및 외국 학생들을 함께 배치했다. 현재 터키와 중국 학생 등 6명이 입주했으며, 조만간 인도네시아와 독일 유학생들이 이곳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인제대는 이미 외국인과 함께 생활하며 영어로만 얘기를 나누도록 하기 위해 영어기숙사인 ‘인제 잉글리시타운’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경북대도 향토생활관 입주자에 외국인을 포함시켜 가구당 외국인 학생 한 명씩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외국인과 함께 생활 ‘글로벌형´ 등장
대학들이 이처럼 기숙사 확충에 정력을 쏟아붓는 배경에는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 깔려 있다. 특성화하지 않으면 갈수록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방의 우수한 학생들을 데려오려면 좋은 교육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양대 안산캠퍼스 박상천 교무처장은 “2006학년도 입학 요강이 까다로워져 지원 학생이 줄어들까 걱정했는데 지난해 수준 이상으로 지원자가 많았다.”면서 “학교 홍보자료에 포함된 새 기숙사에 대한 설명이 지방 우수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제대 대외교류처 김명준 차장은 “바이오·유전공학·실버산업으로 특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변 지역의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기숙사를 비롯한 특화 시설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2006-03-3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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