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탐구-폭탄주] 충성주·쌍끌이주·황우석주… 시대 풍자

[주말탐구-폭탄주] 충성주·쌍끌이주·황우석주… 시대 풍자

이재훈 기자
입력 2006-03-11 00:00
수정 2006-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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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주는 새로운 제조법이 개발되면서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시중에 알려진 제조법만 수십개에 이른다. 원조 폭탄주는 맥주잔에 양주잔을 넣어 마시는 기초 버전. 이를 맥주잔 양으로 양주를 따르고 양주잔 양에 맥주를 따라 마시는 형태로 변형시킨 것이 일명 ‘수소폭탄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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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등장한 것이 대야에 섞어 마시는 형태의 충성주와 같은 이름의 또 다른 ‘충성주’와 ‘회오리주’. 충성주는 맥주잔 위에 젓가락 두개를 걸쳐놓고 그 위에 양주잔을 올린 뒤 머리로 테이블을 강하게 부딪치면 양주잔이 쏙 빠지며 폭탄주가 되는 것으로 주로 신입생 환영회 등에서 쓰였다. 1990년대 중반 영화 타이타닉이 유행하며 ‘타이타닉주’도 등장했다. 이는 맥주를 따른 잔에 빈 양주잔을 띄운 뒤 잔이 가라앉을 때까지 양주를 붓는 방식이다.99년 한·일 어업협상에서 쌍끌이 어로법이 문제된 뒤 양손에 한 잔씩의 폭탄주를 들고 연거푸 마시는 ‘쌍끌이주’도 개발됐다.

이후 맥주를 80%가량 채운 뒤 잔 위에 냅킨을 놓고 그 위에 양주 한잔을 천천히 부으면 양주가 비중의 차이 때문에 맥주와 섞이지 않고 위에 뜨는 것이 금테처럼 보인다는 ‘금테주’, 맥주 대신 붉은 포도주와 최근에는 ‘황우석주’가 등장했다. 양주잔에 양주 대신 ‘맹물’로 채워 폭탄주를 만든 것으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논문이 알맹이 없는 조작으로 드러난 것을 빗대 만들어졌다.

이밖에도 여러개 겹친 잔 위에 폭탄주잔을 끼워 마시는 색소폰주, 땅콩이나 아몬드의 캔에 양주와 맥주를 넣고 뚜껑을 덮은 뒤 탁 쳐서 뚜껑이 떨어지는 곳에 있는 사람이 마시는 머거본주, 잔을 병의 밑면에 올려놓고 마시는 성화봉송주 등도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2006-03-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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