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번역했다면 한강 노벨상 탔을까”

“AI 번역했다면 한강 노벨상 탔을까”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입력 2026-04-28 23:47
수정 2026-04-2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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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대학원대 설립추진위 발족

세줄 요약
  • 한강 노벨상 이후 한국문학 번역 수요 폭증
  • 번역원, 내년 9월 개교 목표 대학원 설립 추진
  • 7개 언어 전공·30명 정원 2년 석사과정 운영
문정희·나태주·황석영 등 9명 참여
7개 언어 전공 30명 2년 석사과정
K문학 수요 폭발… 내년 9월 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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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시인이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28일 열린 한국문학번역원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추진위원회 발족식 기자간담회에서 번역대학원대 설립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성호 문학평론가, 도종환 시인, 박은관 ㈜시몬느 회장, 문 시인. 연합뉴스
문정희 시인이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28일 열린 한국문학번역원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추진위원회 발족식 기자간담회에서 번역대학원대 설립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성호 문학평론가, 도종환 시인, 박은관 ㈜시몬느 회장, 문 시인.
연합뉴스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인공지능(AI)이 번역했다면 노벨문학상 수상까지 이어질 수 있었을까요?”(곽현주 한국문학번역원 번역교육본부장)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후 한국문학 콘텐츠를 향한 세계인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고자 한국문학번역원은 내년 9월 개교를 목표로 산하에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인·소설가·문학평론가 등 문학계 관계자 9명으로 구성된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추진위원회’가 28일 발족했다. 앞서 국립한국문학관 관장을 지낸 문정희 시인을 비롯해 나태주·도종환 시인, 황석영·은희경 소설가, 권영민·유성호 문학평론가, 박은관 ㈜시몬느 회장 등이 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학원 설립 취지와 비전을 공유했다.

현재 운영 중인 한국문학번역원 산하 번역아카데미를 대학원대학교로 전환하는 것은 한국문학번역원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물밀듯이 쏟아지는 한국문학 번역 수요가 동력이 됐다. 대학원대학교는 2년간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에게 석사 학위를 준다.

앞서 아카데미로 운영할 땐 학생들이 2년간 전문적인 과정을 마쳤음에도 학위가 없어 교수 임용을 비롯한 학위 기반의 경력을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었다. 입학 정원은 30명이고 7개 언어(영어·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 전공 과정이 설치된다. 추후 박사 및 박사후과정도 개설할 예정이다.

한강의 소설을 스페인어로 번역한 번역가이자 번역아카데미에서 번역가를 양성하고 있는 윤선미 교수는 “번역가만큼 한 작품에 오래 머무르는 독자가 없다. 번역가는 그 작품을 제일 잘 아는 평론가이기도 하다”며 “번역가가 번역한 작품에 관한 담론을 활발히 형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학원 설립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고민거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고도로 발달한 생성형 AI는 과연 ‘인간 번역가’가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다만 아직 문학 번역에서는 AI가 초보 수준에 그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은 “디지털 전환 시대의 세계 문화 예술 교류를 선도할 고급 번역 전문가를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을 통해 양성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2026-04-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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