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급여 선정선 32%→35% 단계적 상향
중증장애인·노인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위기가구 동의 없는 직권 신청도 제안
주거급여 대상 중위소득 50%까지 확대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 한 주민이 이동하고 있다. 홍윤기 기자
정부가 생계급여 선정 기준을 현행 기준 중위소득의 32%에서 2030년까지 35%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증장애인과 노인 가구 등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하고 위기가구는 당사자 동의 없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급여를 직권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린 ‘제4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안(2027~2029년)’ 공청회에서 이러한 주요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핵심은 생계급여 소득 기준을 높여 보장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생계급여 선정 기준은 2024년 기준 중위소득의 32%로 오른 뒤 유지되고 있다. 기준 중위소득은 각종 복지 사업의 지원 대상을 정하는 기준으로 가구 소득의 중간값을 토대로 산정한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생계급여 선정 기준을 2030년까지 기준 중위소득의 35%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개편된 기준 중위소득 산정 방식을 3년간 적용한 후 기초생활보장 평가에 포함해 기준 중위소득의 적정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 기준 중위소득에는 가계금융복지조사 중위소득의 최근 3년 평균 증가율에 소비자물가지수, 실질경제성장률 등 주요 지표를 함께 반영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조사 결과의 변동성과 경제 상황이 통계에 반영되기까지의 시차를 보완하려는 취지다.
가난해도 가족의 소득이나 재산 때문에 급여를 받지 못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추가로 완화하는 방안도 담았다. 중증장애인 등 근로취약계층을 우선 대상으로 하고 노인 가구와 의료·돌봄 필요가 높은 가구도 생계·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은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있지만 부양의무자 가구의 소득·재산 기준을 여전히 운영하고 있어 실질적 폐지에 이르지 못했다”며 “의료급여도 기준 개선이 미진해 엄격하고 복잡한 기준 탓에 비수급 빈곤층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해 수급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도 개편 과제로 꼽혔다. 현재는 실제 소득이 늘지 않아도 거주하는 집값이 오르면 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자동차 역시 배기량과 연식, 차종, 가구 특성에 따라 기준이 복잡하게 나뉘어 있다.
연구진은 자동차 재산의 소득 환산 기준을 차량가액 중심으로 단순화하되, 일정 금액 이상의 고가·사치성 차량은 별도 기준을 적용해 수급 대상에서 제외하자고 제안했다. 주거용 재산은 소득 환산율을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인정 한도액까지 공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10년째 동결된 금융재산 생활준비금 공제 수준을 인상해 현실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산 종류별로 환산율을 세분화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득과 재산을 따로 평가하는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과제에 포함됐다.
지원 대상자가 직접 신청해야 하는 ‘신청주의’의 문턱을 낮추는 방안도 나왔다. 현재 생계급여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직권으로 신청하더라도 수급권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위기 상황에 처한 수급권자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지방자치단체가 동의 없이 생계급여를 직권 신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거급여는 별도 신청 없이 행정기관이 보유한 정보로 자격을 확인해 신청한 것으로 간주하거나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주거급여 선정 기준은 기준 중위소득의 48%에서 50%로 단계적으로 높이고 임차가구 지원액의 기준이 되는 기준임대료를 실제 시장 임대료에 맞춰 현실화하도록 했다. 관리비를 지원 항목에 포함하는 방안도 담겼다. 의료급여는 질병 발생 후 치료에 집중된 지원을 예방·건강관리·재활·지역사회 복귀까지 넓히고, 교육급여는 최저 보장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향이 제안됐다.
한편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빈곤층은 2024년 기준 394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중 하나 이상을 받는 사람은 257만 명, 어느 급여도 받지 않는 사람은 137만 명이었다. 연구진은 급여별 지원 확대를 고려해 비수급 빈곤층을 살피는 기준도 중위소득 40% 이하에서 50% 이하로 넓힐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복지부는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 등을 검토해 다음 달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제4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의결할 예정이다.
세줄 요약
- 생계급여 기준, 2030년까지 중위소득 35% 상향 추진
- 중증장애인·노인가구 부양의무자 기준 추가 완화 검토
- 위기가구 직권 신청 확대, 신청주의 문턱 낮추기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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