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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대문, 414억 추경… 돌봄·안전 챙긴다

    서대문, 414억 추경… 돌봄·안전 챙긴다

    서울 서대문구는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 414억원이 지난달 31일 구의회 제318회 임시회에서 최종 의결됐다고 2일 밝혔다. 이로써 구 예산은 8658억원에서 9072억원으로 4.78% 늘었다. 이 가운데 돌봄과 생활안전 분야에 214억원을 투입한다. 전체 추경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아동부터 장애인, 취약계층까지 생애주기별 돌봄에는 160억원을 배분했다. 생계급여 35억원, 아동수당 24억원, 영유아보육료 14억원, 장애인 활동지원급여 12억원 등이 포함됐다. 생활안전 분야에 54억원을 투입한다. 국가예방접종 등 감염병 예방에 16억원, 노후 도로와 보도 정비에 13억원, 홍제천·불광천 등 하천 유지관리에 8억원을 편성했다. 방범용 폐쇄회로(CC)TV와 스마트 교통안전시설 구축에도 2억 4000만원을 반영했다. 이 외에 주민자치회와 마을축제 지원에 2억원, 전통시장 활성화와 시설 현대화에 1억원을 투입한다. 공원·가로수 유지관리에도 6억원을 편성했다. 박운기 구청장은 “예산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 삶에서 무엇을 바꾸느냐”라며 “아이를 키우는 가정부터 도움이 필요한 이웃, 매일 걷는 골목과 도로까지 주민의 일상을 지키는 데 재정을 먼저 쓰겠다”고 말했다.
  • 기초연금 반쪽 개편… 저소득층에 3만원 더 주고 ‘70% 룰’은 유지

    기초연금 반쪽 개편… 저소득층에 3만원 더 주고 ‘70% 룰’은 유지

    하위 30%, 月 35만→38만원으로내년 건강보험료율 동결 가능성 내년 노인 소득 하위 30%가 받는 기초연금이 월 3만원씩 늘어난다.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노인 10명 중 7명에서 6명 남짓으로 줄이려던 구조개편 계획은 사실상 보류됐고, 국회로 공이 넘어갔다.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은 올해보다 1조 1000억원 늘어난 13조 8000억원으로 편성돼 내년도 보험료율이 동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보건복지부가 1일 공개한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노인 소득 하위 70%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현행 목표수급률 방식을 내년에도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기초연금액을 소득에 따라 세 단계로 나눠 저소득층에 인상분을 집중한다. 소득 하위 30%인 348만명은 올해 월 35만원에서 내년 38만원으로 3만원을 더 받는다. 하위 30~45%인 174만명에게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월 35만 9000원을 지급한다. 소득 하위 45~70%인 290만명의 기초연금은 올해와 같은 월 35만원으로 묶인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했을 때보다 1인당 월 9000원, 연간 10만 8000원을 덜 받는 셈이다. 수급 범위를 줄이는 ‘상박’은 빠졌지만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수급자의 연금액을 동결해 재정 소요를 약 1700억원 줄인다. 저소득 노인 부부의 감액 폭도 완화한다. 현재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으면 각각 20%를 깎지만 내년부터 소득 하위 45% 이하 부부의 감액률을 10%로 낮춘다. 소득 하위 45% 이하 직역연금(공무원연금 등) 수급자와 배우자도 새로 기초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내년도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보다 2조 6000억원 늘어난 25조 7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이 가운데 차등 인상과 부부 감액 완화 등에 드는 추가 재정은 약 6000억원이다. 당초 복지부는 소득 하위 70% 기준을 폐지하고 2030년까지 선정 기준을 기준중위소득의 80%로 낮추는 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노인 소득분포를 적용하면 수급 범위가 노인 소득 하위 63% 안팎으로 줄어드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예정됐던 브리핑이 시작 1시간 전 돌연 취소됐고 수급 축소 계획도 결국 정부안에서 빠졌다. 노인층 반발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초연금이 오른 만큼 생계급여가 깎이는 이른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도 이번 개편안에는 담기지 않았다. 손호준 복지부 연금정책관은 “이 문제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내년도 건강보험 국고 지원액은 올해보다 1조 1000억원 늘어난 13조 8000억원이다. 일반회계 11조 8000억원과 국민건강증진기금 2조원으로 구성된다.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은 이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고령화와 의료 이용 증가로 지출이 늘고 있지만 국고지원이 확대된 만큼 동결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국고 지원율은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의 14.4%로 법정 기준인 20%에 미치지 못한다. 2016~2025년 실제 지원율도 13.2~15.0%에 머물렀다.
  • 건보에 국고 1.1조 더 투입…내년 보험료율 동결 유력

    건보에 국고 1.1조 더 투입…내년 보험료율 동결 유력

    정부가 내년 건강보험에 투입하는 국고지원금을 올해보다 약 1조 1000억원 늘린 13조 8000억원으로 편성했다. 건강보험 재정에 추가 여력이 생기면서 이달 중 결정될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은 동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1일 보건복지부의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건강보험 지원액은 일반회계 11조 8000억원과 국민건강증진기금 2조원이다. 일반회계 지원액은 올해보다 약 1조원, 건강증진기금 지원액은 765억원 늘어난다. 내년도 보험료율은 이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고령화와 의료 이용 증가로 건강보험 지출이 늘고 있지만 정부가 국고지원금을 확대한 만큼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당장 높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국고지원이 늘었어도 보험료 예상수입 대비 지원율은 14.4%로 법정 기준인 20%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일반회계 지원율은 12.3%, 담뱃세로 조성한 건강증진기금 지원율은 2.1%다. 국고지원 부족은 해마다 반복돼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6~2025년 실제 지원율은 13.2~15.0%에 머물렀으며, 10년간 법정 기준에 못 미친 금액은 총 19조 4531억원에 달한다. 건강보험 재정은 올해 1분기 3조 898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30조 2217억원이던 누적 적립금도 올해 1분기 말 26조 3228억원으로 줄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과 비상진료체계 운영, 필수의료 지원 등에 투입됐거나 투입될 건강보험 재정도 9조 2676억원에 이른다. 저소득층의 생계 지원은 확대한다. 기준중위소득이 6.7% 오르면서 월 최대 생계급여는 1인 가구가 5만 5000원, 4인 가구는 13만 9000원 늘어난다. 생계급여를 받는 중증장애인 2만 가구에 대해서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다. 의료급여 수급자는 3만명 늘리고 기본진료비 지원 대상도 13만 8000명 확대한다. 갑작스러운 위기에 처한 가구에는 읍면동 현장에서 생계비 30만원을 우선 지급한다. 공무원이 처음 방문할 때 2만 5000원 상당의 생필품도 제공한다. 별도의 자격 심사 없이 먹거리를 지원하는 ‘그냥드림’ 운영 기관은 150곳에서 300곳으로 늘린다. 장애인연금 지급 대상에는 26만 7000명이 새로 포함된다. 장애인 활동지원 대상은 9000명, 장애인 일자리는 2600개 늘어난다. 노인 일자리는 올해보다 2만 8000개 많은 118만개로 확대한다. 내년에 만 18세가 되는 청년 45만 1000명에게는 국민연금 첫 보험료 한 달분인 약 4만 2000원을 지원한다. 가족돌봄이나 고립·은둔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 지원 대상도 6000명 늘리고 일상 회복과 사회 복귀를 돕는 기관 120곳을 새로 설치한다.
  • ‘K자형 양극화’ 대응 117조 투입… 기준중위소득 역대 최대 6.7% 인상[2027년 예산안]

    ‘K자형 양극화’ 대응 117조 투입… 기준중위소득 역대 최대 6.7% 인상[2027년 예산안]

    각종 복지 혜택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인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오른다. 이에 따라 4인 가구의 최대 생계급여는 월 208만원에서 222만원으로 14만원 늘어난다. 지방에 대규모 투자하는 기업은 설비투자액의 최대 50%를, 지방 국립대 신입생은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다. 취약계층의 소득을 끌어올리고 지방의 성장 기반을 키워 계층·지역 간 격차를 좁히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7년 예산안을 통해 세대·지역·계층 간 ‘K자형 양극화’ 대응 방안을 공개했다. 정부가 ‘K자형 양극화 대응, 모두의 성장’이라는 중점투자 과제로 묶은 재정 지출은 올해 85조 7000억원에서 내년 117조 1000억원으로 36.6% 늘어난다. 지방 주도 성장과 소상공인·농어민의 민생 안정, 취약계층 지원에 재정을 집중해 성장의 과실을 고르게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지방 주도 성장을 위해 5극 3특 권역별로 총 25개의 성장엔진 산업을 선정한다. 7000억원 규모의 ‘성장엔진 특별보조금’을 신설해 해당 산업의 앵커기업이 지방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 설비투자액의 최대 50%를 지원한다. 지방 국립대에 대한 지원도 대폭 늘린다. 내년부터 지방 국립대 30개교 신입생의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지원 대상을 2030년까지 전 학년으로 단계적으로 넓힌다. 의대·치대·약대·수의대는 제외된다. 21개 지방 국립대가 석학 유치와 첨단 연구에 투자할 수 있도록 ‘미래인재성장자금’도 7000억원 규모로 신설한다. 기업과 대학을 함께 지원해 지역에서 배우고 취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소상공인과 농어민 등 민생 지원도 강화한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등의 장기 연체 특별 채무조정에 7000억원을 투입한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누적된 채무를 상환 능력에 맞게 조정해 빚 부담을 덜고 재기를 돕겠다는 취지다. 중·저신용자가 불법 사금융에 내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K-민생지킴대출’도 신설한다. 신용평점 하위 50%가 대상이며 연 4.5% 금리, 10년 만기로 1인당 100만원을 빌려준다. 연간 공급 규모는 6000억원이다. 농어촌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기본소득 사업도 확대한다. 지급 지역을 17개 군에서 35개 군으로 늘려 전체 대상 69개 군의 절반 수준까지 넓힌다. 지방정부의 부담을 덜기 위해 국고 보조율도 40%에서 50%로 높이면서 농어촌 기본소득 예산은 2341억원에서 1조 1658억원으로 약 5배 늘어난다. 취약계층에 대한 소득 지원은 한층 두터워진다.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 폭인 6.7% 인상하면서 생계·의료·주거·교육 등 기초생활보장 4대 급여 예산은 22조 4000억원에서 27조 1000억원으로 4조 7000억원 늘어난다. 장애인연금은 내년 7월부터 지급 대상을 3급 단일 장애인까지 넓힌다. 이에 따라 수급자는 34만 5000명에서 61만 2000명으로 26만 7000명 증가한다.
  • 광주·전남 공공재정 63억 환수…3년간 6731건

    광주·전남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최근 3년간 공공재정 부정수급 등에 대한 환수 처분으로 63억6000만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수 처분은 모두 6731건에 달했다. 전남의 환수액이 42억3000만원으로 광주(21억3000만원)의 두 배에 가까웠다. 기초지자체 가운데서는 목포시와 나주시가 각각 9억9000만원 안팎으로 가장 많았고, 광주에서는 북구가 6억8758만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27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제공한 ‘2023~2025년 광주·전남 공공재정 부정수급 환수 및 제재부가금’ 자료를 분석한 결과, 광주에서는 시와 5개 자치구, 광주시교육청이 모두 2328건, 21억3000만원을 환수했다. 자치구별로는 북구가 6억8758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광산구 4억2058만원, 서구 3억1883만원, 남구 2억6127만원, 동구 8348만원 순이었다. 광주시 본청은 2억5161만원, 광주시교육청은 1억280만원이었다. 북구와 동구의 환수액 격차는 6억원을 넘어 8배 이상 벌어졌다. 전남에서는 도와 22개 시·군, 전남교육청이 4403건, 42억3000만원을 환수했다. 목포시가 9억906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나주시도 9억8807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장흥군 5억7539만원, 영광군 1억8617만원, 순천시 1억5833만원 순이었다. 전남도 본청은 1545만원, 전남교육청은 3억3439만원을 환수했다. 다만 환수액 전부를 고의적인 부정수급으로 볼 수는 없다. 권익위 분석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환수 처분의 73.5%는 고의적인 허위·과다 청구가 아닌 ‘오지급’이었다. 수급자의 자격이나 소득·재산, 가구원 변동 등이 행정 시스템에 늦게 반영돼 이미 지급한 금액을 되돌려받는 사례가 상당수였다는 뜻이다. 전국적으로 환수 건수는 감소했지만 금액은 오히려 늘었다. 2023년 21만322건이던 환수 처분은 2025년 14만1781건으로 32.5% 줄었다. 반면 환수액은 1108억원에서 1296억원으로 16.9% 증가했다. 건당 평균 환수액도 약 53만원에서 91만원으로 커졌다. 권익위는 공공재정 부정수급 위험을 ‘고의형·규모형·오지급형’으로 나눠 분석했다. 종합 위험도가 가장 높은 사업은 생계급여였으며, 고의형에서는 청년고용지원 관련 급여 사업, 규모형에서는 생계급여·주거급여·사회보험료 지원 등이 고위험 분야로 분류됐다. 친환경자동차보조금과 클린사업장조성지원금은 최근 3년간 환수 규모가 크게 증가한 분야로 꼽혔다. 권익위는 환수 규모가 큰 사업을 단순 부정수급으로 판단하기보다 사업별 원인을 따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오지급이 반복되는 사업은 행정정보 연계와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생계급여 깎이고 의료급여 끊길라”…기초연금 포기 노인 4년 새 3.3배

    “생계급여 깎이고 의료급여 끊길라”…기초연금 포기 노인 4년 새 3.3배

    가장 가난한 노인에게 지급되는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받으면서도 기초연금은 받지 않는 노인이 4년 새 3.3배로 급증했다. 기초연금을 받아도 생계급여가 그만큼 깎이고 자칫 의료급여마저 끊길 수 있다는 불안 때문이다. 취약층을 더 두껍게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하후상박’ 개편이 실효를 거두려면 이른바 ‘줬다 뺏는 기초연금’ 구조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5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기초연금 미수급자 현황 및 특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65세 이상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가운데 기초연금을 받지 않은 노인은 6만 9776명으로 추산됐다. 2020년 2만 968명에서 4년 만에 3.3배가 됐다.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 중 기초연금 미수급자 비율도 같은 기간 3.0%에서 6.5%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연구진은 65세 이상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수에서 사회보장정보시스템 ‘행복이음’으로 확인한 기초연금 동시수급자를 빼 미수급자 규모를 추산했다. 개인별 신청 여부를 직접 집계한 것은 아니지만 기초연금을 받지 않는 기초수급 노인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추세는 뚜렷하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초연금을 받아도 실제 소득이 거의 늘지 않는 제도 구조 때문이다. 현행 생계급여는 국가가 정한 선정기준액에서 가구의 소득인정액을 뺀 부족분만 지급한다. 이때 기초연금은 소득으로 전액 잡힌다. 기초연금을 받은 만큼 생계급여가 줄어 노인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늘지 않는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을 함께 받은 노인 78만 3222명 가운데 99.8%인 78만 1561명이 생계급여를 감액당했다. 월평균 감액액은 33만 2610원으로 지난해 기초연금 최고액 34만 2510원의 97.1%에 달했다. 기초연금을 받아도 대부분이 생계급여에서 고스란히 빠져나간 셈이다. 생계급여 수급자인 차재설((69) 동자동사랑방 대표는 이날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 “이번 달 기초연금을 입금받고 다음 달 생계급여에서 같은 금액을 삭감하면 도대체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며 “이럴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주지 말라”고 말했다. 소득이 수급 기준선에 가까운 노인은 의료급여 자격까지 잃을 수 있다. 올해 1인 가구 의료급여 기준은 월 소득인정액 102만 5695원 이하다. 소득인정액이 70만 원인 노인이 올해 기초연금 최고액인 34만 9700원을 받기 시작하면 소득인정액은 104만 9700원으로 올라간다. 의료급여 기준을 2만 4005원 넘기 때문에 다른 조건에 변화가 없어도 수급 자격을 잃을 수 있다. 기초수급 노인에게 기초연금이 ‘안 받거나, 받아도 남지 않는 연금’이 된 것이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기초연금을 받아도 생계급여가 깎이고 의료급여까지 탈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아예 신청하지 않는 노인이 늘고 있다”며 “현장 사회복지사들도 적극적으로 신청을 권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해법은 이미 여러 차례 제시됐지만 실행되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23년 기초연금을 기초생활보장 소득에 포함해 급여를 삭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재정 부담과 다른 수급자와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정부는 2024년 9월 연금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을 함께 받는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추가 지급하고 추가 지급액을 소득인정액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시행되지 않았다. 정부는 소득 하위 70%에 지급하는 현행 틀을 유지하면서 저소득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더 주는 ‘하후상박’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기초연금이 오르는 만큼 생계급여가 줄어드는 구조를 그대로 두면 가장 가난한 노인은 인상 효과를 누릴 수 없다. 고현종 노년유니온 대표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가 알려진 지 12년이 지났는데도 해결되지 않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번 하후상박 개편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빈곤 노인의 박탈감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 [데스크 시각] ‘하후상박’에 갇힌 기초연금 개혁

    [데스크 시각] ‘하후상박’에 갇힌 기초연금 개혁

    ‘하후상박.’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제시한 기초연금 개편의 뼈대다. 기존 수급액은 그대로 두되 추가 인상분을 더 가난한 노인에게 주자는 구상이다. 가난한 사람에게 후하게, 형편이 나은 사람에게 박하게 주겠다는 데 반대할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그러나 복잡한 노후 소득 보장 체계를 ‘하후상박’이라는 단순한 배분 원칙만으로 풀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작 ‘하’에서도 모순이 생긴다. 서울신문이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을 함께 받은 노인은 78만 3222명이다. 이 가운데 99.8%는 기초연금이 소득으로 잡혀 생계급여가 깎였다. 기초연금이 10만원 올라도 생계급여가 10만원 깎이면 손에 쥐는 돈은 그대로다. 반면 생계급여 선정 기준을 조금 웃도는 저소득 노인은 인상분을 고스란히 받는다. 감액 제도를 그대로 둔 채 하후상박을 밀어붙이면 극빈층보다 형편이 조금 나은 노인의 소득이 더 늘어나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빈곤 노인을 구제하겠다며 가장 취약한 이들을 제자리에 묶어 두는 셈이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기초연금의 절반 등 일정 비율만 소득으로 잡자고 제안했다. 복지부도 재정 당국 등과의 협의를 전제로 감액 문제를 검토 중이다. 개편의 순서도 문제다. 하후상박이라는 방향을 먼저 못박고 세부 방안을 다듬는 것과 기초연금의 역할과 개편 목표부터 여러 대안을 놓고 따져 보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기초연금은 가난한 노인에게 선별 지급하는 생계비가 아니다. 그 뿌리는 2007년 국민연금 개혁과 함께 도입이 결정된 기초노령연금에 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하로 줄어든 노후 소득을 보완하고 연금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최소한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는 장치였다. 국민연금이 아직 노후 소득을 충분히 떠받치지 못하고 노인빈곤율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인 현실에서 기초연금을 저소득층 집중지원제도로 돌려세우는 것은 단순한 지급액 조정을 넘어 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일이다. 누구에게 얼마를 줄지 계산기를 두드리기 전에 기초연금으로 어느 수준의 소득을 보장할지, 장기적으로 수급 범위를 줄이는 것이 타당한지부터 사회적 동의를 구해야 한다. ‘상’으로 분류될 노인들이 정말 연금을 덜 받아도 될 만큼 여유로운지도 따져야 한다. 국민연금연구원의 ‘2025년 기초연금 수급자 실태분석’ 보고서를 보면 수급자의 월평균 정기소득은 126만 6000원에 불과하며 이 가운데 기초연금이 26%를 차지한다. 수급자의 96.5%는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소득 하위 70% 안에서 상대적으로 형편이 낫다는 이유만으로 ‘여유 있는 노인’ 딱지를 붙일 수는 없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합쳐 최소 얼마를 보장할지 기준도 없이 몫을 덜어내는 것은 노인 간 ‘돌려막기’에 지나지 않는다. 수급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에 연동하는 방안도 당장의 변화만 봐서는 안 된다. 올해 1인가구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월 247만원으로 기준 중위소득의 96.3% 수준이다. 현재 소득 하위 70%인 선정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 100%’로 바꾸면 이재명 정부에선 수급자가 줄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노인 소득이 오를수록 기초연금에서 빠지는 사람이 늘어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대로라면 수급률은 2050년 62%, 2070년 57%까지 낮아진다. 현 정부가 기존 수급자를 건드리지 않더라도 수급 축소의 부담은 이후 정부와 미래 노인에게 넘어간다. 하후상박은 배분 방식일 뿐 개혁의 궁극적 목표가 될 수 없다. 가난한 노인을 돕겠다며 형편이 조금 나은 노인의 몫을 누르는 방식으론 노후 불안을 근본적으로 덜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가난을 노인끼리 나누는 일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질 노후 최저선을 정하는 일이다. 이현정 경제정책부 차장
  • [단독]‘줬다 뺏는’ 기초연금 그대로면…하후상박해도 빈곤 노인 78만명 ‘제자리’

    [단독]‘줬다 뺏는’ 기초연금 그대로면…하후상박해도 빈곤 노인 78만명 ‘제자리’

    정부가 저소득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더 주는 ‘하후상박’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행 생계급여 산정 방식을 그대로 두면 빈곤 노인 78만여명의 실질소득은 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연금이 오르면 생계급여가 그만큼 줄어드는 이른바 ‘줬다 뺏는 기초연금’ 구조 때문이다. 가장 가난한 노인이 하후상박의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생계급여 감액 구조부터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서울신문이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을 함께 받은 노인은 78만 3222명이었다. 이 가운데 생계급여가 감액된 수급자는 78만 1561명으로 99.8%를 차지했다. 이들의 월평균 소득인정액은 44만 1289원, 평균 생계급여 감액액은 33만 2610원이었다. 올려도 극빈층 소득은 ‘제자리’생계급여는 국가가 정한 최저보장 수준에서 기초연금 등 소득인정액을 뺀 금액으로 지급된다. 생계급여 수급 노인의 기초연금을 월 10만원 더 올려도 생계급여가 같은 폭으로 줄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늘지 않는다.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을 함께 받는 노인은 2021년 56만 7606명에서 지난해 78만 3222명으로 4년 새 38.0% 늘었다. 평균 감액액도 같은 기간 29만 555원에서 33만 2610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기초연금 최고 지급액 34만 2510원의 97.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반면 생계급여 선정 기준을 조금 웃도는 저소득 노인은 기초연금 인상분을 고스란히 받는다. 생계급여 감액 구조를 그대로 둔 채 기초연금만 차등 인상하면 가장 가난한 노인보다 바로 위 계층의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는 현재 소득 하위 70%인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에 연동하고 저소득층의 인상 폭을 키우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난 16일 업무보고에서 소득 하위 70%로 고정된 현행 상대평가 방식을 기준 중위소득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방향의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3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기존 수급액은 유지하면서 추가 인상분을 소득이 낮은 노인에게 더 많이 주는 ‘하후상박’식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중위소득 몇 %로…수급선 딜레마기준 중위소득의 몇 %를 수급 기준선으로 삼을지가 쟁점이다. 올해 단독가구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월 247만원으로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 256만 4000원의 96.3%다. 기준 중위소득 100%를 적용하면 개편 초기에는 수급자와 재정지출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현행 수급 규모에 맞춰 96.3% 안팎으로 정하면 정책적 근거가 약하고 이보다 낮추면 기존 수급자가 탈락할 수 있다. 정부 내부에서도 기준 중위소득 100%를 적용할 때 늘어나는 재정 부담과 이보다 기준선을 낮출 경우 발생할 기존 수급자 탈락 가능성을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준 중위소득 100%를 수급 상한으로 두고 소득이 낮을수록 기초연금 인상 폭을 키우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생계급여 감액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가장 낮은 소득 구간은 실질적인 혜택을 받기 어렵다. “기초연금 일부만 소득 반영해야”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기초연금 전액을 소득인정액에서 제외하면 추가로 늘어나는 금액이 커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기초연금을 소득으로 100% 반영하지 않고 절반 등 일정한 조정률을 적용하면 기초생활수급 노인도 인상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후상박으로 저소득층의 기초연금이 추가 인상되면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와 노인 간 형평성 논란은 더 커질 것”이라며 “2014년부터 풀지 못한 문제인 만큼 이번 개편안에 보완책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초연금 개편 과정에서 생계급여 감액 문제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추가 예산이 필요한 만큼 재정당국 등 관계 부처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사망 당시 몸무게 4.7㎏…‘19개월 딸 굶겨 사망’ 친모에 징역 12년

    사망 당시 몸무게 4.7㎏…‘19개월 딸 굶겨 사망’ 친모에 징역 12년

    태어난 지 19개월 된 친딸에게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친모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아동학대치사죄를 유죄로 인정했으나 아동학대살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 손승범)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9)씨의 죄명을 아동학대치사죄로 변경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게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법원은 여러 기록과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비춰 A씨에게 딸 B양을 살해할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아동학대살해 대신 아동학대치사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임상심리평가 결과를 보면 경계선지능 수준인 A씨에게 양육에 대한 책임 인식이 부족하고 그에 필요한 지식과 관심도 제한적”이라며 “평균 수준의 지적 능력을 지닌 일반인과 피고인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B양이 너무 말랐다는 주변 조언을 듣고 추천받은 고가의 분유를 사서 준 것으로 보인다”며 “홈캠에서도 B양에게 이유식을 먹이려 하나 거부하자 분유를 주는 모습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분유도 일정량을 급여하면 생명 유지가 가능하다는 의사 의견이 있고, A씨의 지적 능력을 고려하면 이유식을 거부하는 B양의 체중을 늘리고자 분유만 주는 잘못된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부검 당시 B양에게서 별다른 학대 정황이 발견되지 않은 점과 예방접종을 꾸준히 하고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한 점 등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선 “숨진 피해자는 생후 19개월에 불과했고 비교적 성장이 더뎌 보호자의 보호가 필요했다”며 “피고인은 B양의 건강 악화를 알면서 음식물을 충분히 주지 않고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설명했다. 다만 “살해의 고의를 제외한 사실관계에 대해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벌금형을 초과한 범죄 전력이 없다”며 “미혼모로 육아의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어느 정도 정상적인 양육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망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피고인 가정들에 대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물질적 지원은 있었지만 올바르게 집행되는지에 대한 관리·감독은 부족했다”며 “혼자 다자녀를 돌보는 경우 자녀의 영양 상태 점검이나 양육 방법에 대한 교육 등 공적 관여가 충분치 못했던 걸로 보인다”고도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주택에서 둘째 B양에게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아 숨지게 하고, 첫째 딸을 두 차례 신체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부검 결과 B양은 영양 결핍과 탈수 등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 당시 생후 19개월이었던 B양의 체중은 4.7㎏로, 같은 연령 여아의 평균 몸무게인 10.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1월부터는 B양에게 우유나 이유식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방에 방치했고, 최대 67시간 동안 음식을 주지 않았다. 또 B양이 숨지기 직전인 2월 28일부터 닷새 동안은 총 120시간 중 92시간을 B양 홀로 집에 둔 채 놀이동산과 찜질방 등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이자 한부모 가구로 매달 생계급여와 아동수당 등 월평균 300만원이 넘는 공적 지원을 받았고, 취약계층을 위한 ‘푸드뱅크’에서도 매달 식재료를 가져갔다.
  • “복지·민생에 활력 더한다”…관악, 525억원 추경안 구의회 제출

    “복지·민생에 활력 더한다”…관악, 525억원 추경안 구의회 제출

    서울 관악구는 525억원 규모의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구의회에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추경예산안의 총규모는 기정예산(1조 1815억원) 대비 4.45% 증가한 1조 2340억원이다. 구는 “복지 지원, 도시 인프라 정비, 지역경제 활성화, 행정기능 보강 등 구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필수 현안 사업 위주로 재원을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분야에 107억원을 편성했다. 세부적으로는 생계급여(84억 7000만원), 주거급여(32억 8000만원), 부모급여(17억 2000만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10억 5000만원), 자활근로사업(8억 5000만원), 경로당 시설개선(2억 3000만원) 등을 배정했다. 더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인프라 정비 예산도 포함됐다. 삼성동 복합청사 건립기금 조성(40억원), 기후대응 도시숲 조성(10억원), 대학동 공영주차장 부지매입비(10억원), 은천 국사봉 공영주차장 공사비(5억원) 등이 반영됐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반기 관악사랑상품권과 땡겨요 상품권 추가 발행을 위한 운영비(2억원)와 관악S밸리 벤처·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특정개발진흥지구 지정 및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비(4억 5000만원) 등도 편성했다. 이번 추경예산안은 구의회 심의를 거친 뒤 다음달 16일 확정될 예정이다. 박준희 구청장은 “구민의 안전과 직결된 생활인프라 확충, 사회적 약자보호, 지역경제 활력 제고에 초점을 맞춰 편성했다”며 “추경안이 확정되는 대로 신속히 집행해 하반기 구정 운영의 완성도를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씨줄날줄] 부양의무자

    [씨줄날줄] 부양의무자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 한국의 복지 제도는 오랫동안 이 속담의 틀 안에 갇혀 있었다. 가족 중 누군가의 소득이나 재산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정작 본인이 가난하더라도 국가 지원 대상에서 빠지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대표적이다. 부모와 자녀는 서로 부양할 의무가 있다는 민법 원칙이 적용됐다. 부양의무자 제도의 뿌리는 일제강점기인 1944년 ‘조선구호령’. 65세 이상 노인, 13세 이하 아동, 임산부, 장애인을 구호 대상으로 정하되 부양의무자가 없는 경우에 한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유교적 가족주의 정서와 취약한 국가 재정 속에서 1961년 생활보호법은 이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국가가 전면에 서야 한다는 인식은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야 등장했다. 새 법은 국민의 기본권으로 최저생활을 보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재정 부담 때문에 부양의무자 기준은 새 법에서도 살아남았다. 그러나 가족의 형태는 빠르게 바뀌었다. 2024년 1인 가구가 804만으로 전체의 36%를 넘었고 왕래하지 않는 가족도 늘었다. 연락이 끊긴 자녀가 용돈을 보내지 않는데도 수급에서 탈락한 고령층, 아버지 땅의 공시지가가 올랐다는 이유로 의료급여에서 탈락한 희귀질환 장애인, 사위의 소득이 늘어 수급에서 탈락한 독거노인…. 이런 기막힌 사례들이 속출했다. 복잡한 선정 절차, 가족 소득 조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신청조차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이 그랬다. 변화는 비극을 겪고서야 왔다. 2015년 교육급여부터 주거급여, 생계급여까지 부양의무자 기준이 차례로 폐지됐다. 부양의무자의 연소득이 1억 3000만원을 넘거나 재산이 12억원을 초과하면 여전히 수급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어제 마지막 예외까지 단계적으로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쓰러진 사람 곁에 부축할 가족이 있는지 찾는 대신 국가가 먼저 돕기로 한 것이다. 홍희경 논설위원
  • “월세도 못 낸다”…난민 생계비, 현금 대신 포인트 지급 논란

    “월세도 못 낸다”…난민 생계비, 현금 대신 포인트 지급 논란

    정부가 난민신청자 생계비를 다음달부터 현금 대신 카드 포인트 형태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난민과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적으로 취업이 제한된 난민신청자들이 현금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생활고에 시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난민인권네트워크는 1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난민 신청자 생계비를 카드 포인트로 지급하는 제도는 이들의 생활고와 주거 불안을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며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난민 신청자 생계비 지원은 법무부가 난민 신청자 중 임산부·고령자·영유아 동반자 등 취약계층을 선별해 초기 6개월간 최소한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1인 가구 기준 월 58만원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 1인 가구 생계급여 기준인 월 82만원보다 약 24만원가량 적은 수준이다. 논란은 법무부가 지원 방식을 갑작스레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법무부는 지난 6월 우리카드와 업무협약을 맺고 9월부터 생계비를 기존 계좌 이체 방식이 아닌 카드 포인트 방식으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난민 신청자의 계좌 개설 절차를 간소화하고 유흥·사행업종 등 부적절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이지만, 이렇게 되면 소비쿠폰처럼 정해진 매장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난민 단체와 당사자들은 실질적인 현금 사용의 필요성을 간과한 조치라고 반발한다. 지원금이 포인트로 바뀌면 월세 지불이 어렵고,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저렴한 생필품 구매가 막히기 때문이다. 난민 당사자인 이집트 국적 A(25)씨는 “매달 월세를 계좌 이체로 내야 하고 할랄 식품점 등은 카드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용처가 제한된 포인트 지급은 당장 필요한 곳에 돈을 쓰지 못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법무부가 ‘목적 외 사용 우려’를 이유로 든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정형 한국이주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생계비를 목적 외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난민들의 삶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난민 신청자 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계비 지원제도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이들이 지급받은 생계비는 주로 임대료·식비 등 필수적인 생활 유지비에 집중돼 있었다. 해외 주요국들은 현금 인출을 보장하고 있다. 영국은 난민 신청자용 카드에 주당 생계비를 충전해 지급하되 최대 200파운드(약 38만원)까지 현금 인출을 허용한다. 스웨덴 역시 생계비를 하루 최대 2000스웨덴크로나(약 30만원)까지 현금으로 찾을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 중이다. 법무부는 이 같은 의견을 수렴해 생계비 금액의 50%까지는 현금 인출이 가능하도록 조정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기고] ‘역대 최대’ 기준중위소득 인상… 기본 삶 두텁게

    [기고] ‘역대 최대’ 기준중위소득 인상… 기본 삶 두텁게

    주변 사람들의 형편은 점점 나아지는 것 같은데, 정작 자신의 살림은 갈수록 빠듯해진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득은 좀처럼 늘지 않지만 식비와 공공요금 등 생활비 부담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빈곤과 소득격차를 보여주는 지표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단순한 우려를 넘어 국민이 일상에서 겪는 구체적인 어려움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한 상대 빈곤율은 2023년 14.9%에서 2024년 15.3%로 증가하였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배율도 같은 기간 5.72배에서 5.78배로 커졌다. 저소득층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고, 소득계층 간 격차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가장 어려운 분들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이러한 국민의 생활 여건을 무겁게 살펴 2027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6.70%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 맞춤형 급여체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저소득층의 기본생활을 보다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의지를 이번 결정에 담았다. 기준 중위소득 인상 결정이 단순히 ‘역대 최대’라는 수치적 기록을 세웠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생활 격차가 더더욱 커지는 K자형 양극화에 대응하고, 가장 어려운 분들의 기본생활이 사회 전체의 변화에서 더 뒤처지지 않도록 국가의 보호 수준을 높였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생계급여를 받는 가구에는 이번 인상의 효과가 소득 증가로 직접 이어진다. 생계급여는 선정기준이 곧 최대 지급액이기 때문이다. 기준 중위소득이 오르면 생계급여의 보장 수준도 함께 높아져 생활이 어려운 가구가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난다. 소득인정액이 없는 1인 가구의 생계급여 최대액은 월 82만 1000원에서 87만 6000원으로 오른다. 매달 약 5만 5000원을 더 받게 된다. 4인 가구는 월 207만 8000원에서 221만 8000원으로 올라 매달 약 14만원이 늘어난다. 매달 5만 5000원과 14만원의 증가는 숫자로만 보면 적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빠듯한 살림을 꾸리는 가구에는 식비와 공공요금, 꼭 필요한 생필품을 마련하는 데 적지 않은 금액이다. 물론 기준 중위소득을 한 번 크게 올리는 것만으로 빈곤과 양극화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제도의 보호가 필요한 국민을 보다 세심하게 살피고, 현재의 지원이 실제 생활을 충분히 뒷받침하는지 계속 점검해야 한다. 사회와 경제가 발전할 때 그 온기가 더 많은 국민에게 고르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국가 역할이다. 이번 역대 최대 인상이 어려운 분들의 기본생활을 지키고 국민의 삶을 한층 더 든든하게 만드는 힘이 되도록 책임 있게 살펴 나가겠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 딸 시집가니 0원 된 생계비…6배 뻥튀기된 아파트 통계 [주목, 이 주의 법안]

    딸 시집가니 0원 된 생계비…6배 뻥튀기된 아파트 통계 [주목, 이 주의 법안]

    매일 수많은 법안이 발의되고 있지만 이 중 언론에 보도되는 법안은 쟁점 법안 등 일부에 그칩니다. 서울신문은 매주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안에 주목해 3개 정도 추려 소개합니다. 법안 발의 배경부터 핵심 내용, 통과 시 파장 등을 압축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지자체 지원 강화하는 폭염예방지원법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 7월 27일 발의폭염피해 저감 사업, 국고보조 근거 마련매년 여름 반복되는 폭염, 지난해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29.7일로 평년(11일)의 약 2.7배를 기록했고 온열질환자와 사망자도 3배가량 늘었습니다. 폭염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자연재난으로 자리 잡았지만, 정작 대응 체계는 다른 재난에 비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현행법은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규정하고,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이 지역별 폭염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책 수립 주기와 광역·기초자치단체 간 역할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태풍이나 호우 등 다른 자연재난과 달리 폭염은 피해 저감시설에 대한 국고 지원 근거도 부족해 그늘막이나 살수시설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7일 폭염예방지원법(자연재해대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폭염 대응을 지자체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중장기 계획 수립과 관련 사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개정안은 광역자치단체가 5년마다 지역별 폭염대책을 수립하고, 기초자치단체가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이행하도록 했습니다. 또 폭염 피해 저감시설 사업을 국고보조 대상에 포함해 국가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조 의원은 “폭염이 일상화·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기존의 사후 대응 중심 체계만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이번 개정안이 국가가 지방자치단체의 폭염 예방과 대응을 위한 재정적·행정적 지원의 법적 기반이 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생계급여 ‘절벽’ 막는 기초생활보장법 소병훈 민주당 의원, 7월 27일 발의부양의무자 부채 반영·중증장애인 특례생계급여는 부양의무자의 연소득이 1억 3000만원을 초과하거나 재산이 12억원을 넘으면 수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하지만 중증장애인은 근로능력이 미약하고 의료비 지출 부담이 높아 매달 받는 생계급여가 주 생활비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부양의무자의 소득·재산을 산정할 때 주거 마련이나 학자금 대출 등 생활안정과 자녀교육을 위한 부채를 공제하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중증장애인 생계급여 수급권자가 부양의무자의 소득·재산이 상한선을 넘더라도 수급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도 신설됐습니다. 부양의무자의 기준 초과 정도와 수급권자의 근로능력 등에 따라 생계급여를 단계적으로 감액하도록 해 기준을 조금 넘었다는 이유로 지원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문턱효과’도 줄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이 법안은 한 중증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가 보낸 탄원서에서 시작됐습니다. 신장투석을 받는 75세 수급자는 지난 5월 결혼한 딸과 사위의 연간 소득이 1억 3000만원을 넘었다는 이유로 매달 받던 생계급여 46만원이 끊겼다고 호소했습니다. 딸 부부 역시 학자금·주택 대출을 갚고 있어 부모까지 부양할 형편이 아니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이런 사정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소 의원은 “법이 보장하는 최저생활의 안전망을 촘촘히 재정비하고 실질적 취약계층을 두텁게 보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제각각 부동산 통계 ‘산정기준 공개법’ 안태준 민주당 의원, 7월 27일 발의조사 대상·기준·범위 제시 의무화올해 서울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는 몇 가구일까요. 한국부동산원은 2만 7158가구로 집계했지만 호갱노노는 1만 9288가구, 아실은 4165가구로 전망했습니다. 같은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인데도 최대 6배 넘게 차이가 난 겁니다. 기관별로 공공주택이나 임대주택, 청년안심주택 등을 포함하는지가 다르고 공사 지연과 후분양 등 변동사항을 반영하는 기준도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민간 플랫폼이 내놓은 통계가 어떤 조사 대상과 산정 기준을 적용했는지 소비자가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에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부동산서비스사업자가 통계·지표·시장 전망 등을 제공할 때 조사 대상과 산정 기준, 적용 범위 등을 함께 제시하도록 노력 의무를 부여하는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동산 정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안 의원은 “산정 기준 등이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아 투명성과 신뢰도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며 “부동산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 “짜고 달지 않아도 맛있다”…강서구 ‘신선가득 건강밥상 요리교실’

    “짜고 달지 않아도 맛있다”…강서구 ‘신선가득 건강밥상 요리교실’

    서울 강서구는 영양 개선과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위해 ‘신선가득 건강밥상 요리교실’을 처음으로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교실은 농식품 바우처를 지원받는 가구가 스스로 건강한 식재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농식품 바우처는 중위소득 32% 이하 생계급여 수급 가구 중 임산부나 영유아·아동·청년이 포함된 가구에게 식재료 구매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자극적인 짠맛과 단맛에 의존하지 않고 향신채와 감칠맛으로 자연스럽게 나트륨과 당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영양소나 식품 성분, 영양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리법 등을 알려준다. 교육은 8월부터 12일까지 매월 둘째·넷째주 화요일에 강서구보건소 4층 회의실에서 열린다. 오후 1시부터 3시까지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로 두차례로 나뉘어 진행한다. 영양사 면허 등이 있는 정지선 식생활 교육 전문 강사가 맡는다. 소고기 볶음고추장·모둠 버섯나물(8월 4일), 가지솥밥·도라지 오이무침(8월 18일) 등 제철 음식을 활용한 다양한 건강식을 소개할 예정이다. 교육비는 무료다. 모집 인원은 회차당 최대 16명으로,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진교훈 구청장은 “농식품 바우처 사업은 단순한 식재료 지원을 넘어, 주민들이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고 스스로 건강을 챙기도록 돕는 영양교육”이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영양 불균형을 해소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식생활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열린세상] 기초연금도 손볼 때가 됐다

    [열린세상] 기초연금도 손볼 때가 됐다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 선정기준을 전체 노인의 70%로 정하는 현행 방식 대신 기준중위소득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노인빈곤율 해소 방안으로 저소득층에 기초연금을 더 지급하는 하후상박식 인상을 제안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그동안 기초연금 개편을 위한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2023년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수립할 때와 2024년 정부가 연금개혁안을 마련할 때도 기초연금 개편을 검토했지만 포함하지 못했다. 복지 축소에 대한 부담감, 이른바 복지정책의 불가역성 때문이었다. 현재 전체 노인의 70%가 매년 소비자물가 상승률(2026년 2.1%)을 반영한 기초연금(2026년 월 34만 9700원)을 받는다. 하후상박식으로 개편하면 저소득 노인은 더 받지만 소득 상위 노인의 지급액은 늘지 않아 부담된다는 것이었다. 정책을 집행하다 보면 합리적인 방안인데도 혜택을 보는 다수는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는 반면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는 소수는 강하게 반발해 좌초되는 일이 있다. 2015년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개편하려다 발표 하루 전에 백지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가입자의 95%는 건강보험료가 내려가거나 변동이 없었지만 보험료가 오르는 5%가 80만명에 달해 정무적 부담이 됐다. 결국 같은 내용의 개편안은 2017년 3월 대통령 탄핵으로 권력 공백이 생긴 시기에야 추진됐다. 기초연금은 2014년 전체 어르신에게 지급하려다 소득 하위 70%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됐고, 이후 대선 때마다 10만원씩 인상되고는 했다. 물론 기초연금은 노인빈곤율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2024년 노인빈곤율은 35.9%로, 기초연금이 도입되기 전인 2013년의 46.3%보다 10.4% 포인트 개선됐다. 현재 기초연금은 기초연금법 3조에 따라 65세 이상인 노인의 70%에게 지급하기 위해 소득인정액으로 선정기준액을 정한다. 올해 선정기준액은 247만원으로, 복지사업 기준이 되는 1인가구 기준중위소득 256만 4238원의 96.3%에 해당한다. 기준중위소득은 국민을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의 소득이다. 생계급여는 이 소득의 32% 이하, 의료급여는 40% 이하인 가구에 지급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25년 연구에 따르면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이 기준중위소득을 넘어서는 시점이 단독가구 기준 2032년으로 나타났다. 기초연금 선정기준을 기준중위소득으로 바꾸면 여러 이점이 있다. 우선 저소득 노인에게 연금을 더 지급해 빈곤을 완화할 수 있다. 재정 지출도 매년 4조 2500억원 절감해 2070년까지 누적 195조원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기준중위소득보다 경제적 여건이 나은 노인에게까지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피할 수 있다. 지난 24일 코로나19에 대응했던 공직자들이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난생처음 겪은 코로나19였지만, 특별입국절차와 생활치료센터, 마스크 5부제, QR코드,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치료 같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상황에 맞게 실행한 것이 주효했다”고 입을 모았다. 기초연금 개편도 마찬가지다. 제도 시행 12년 차인 지금 정책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출산율은 2014년 1.21명에서 지난해 0.80명으로 급락한 반면 고령화율은 12.4%(노인 639만명)에서 올해 21.2%(1084만명)로 급증했다. 이대로라면 기초연금도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 전체 노인의 70%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준중위소득을 기준으로 어렵게 사는 어르신에게 더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게 맞다. 이번에 큰 용기를 낸 복지부에 박수를 보낸다. 이기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장
  • 일할수록 든든하게…광진 ‘도약소득’ 지원 2년으로 확대

    일할수록 든든하게…광진 ‘도약소득’ 지원 2년으로 확대

    서울 광진구가 근로로 기초생활수급에서 벗어난 저소득 가구의 소득 공백을 줄이고 안정적인 자립을 돕기 위해 근로장려형 지원제도인 ‘광진 도약 소득’의 지원 기간을 기존 최대 1년에서 최대 2년으로 확대한다. 지원 대상은 근로소득으로 생계급여가 중지된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 가구다. 가구원 수에 따라 월 10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정액 지원하며, 생계급여 중지 다음 달부터 최대 12개월 동안 받을 수 있다. 현재 71가구가 도약 소득 지원을 받고 있다. 이번 확대 운영으로 지원 기간 1년이 끝난 가구 가운데 근로를 지속하고 있으나 자립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지원이 더 필요한 경우에는 심사를 거쳐 최대 1년을 추가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구는 소득·재산 변동과 근로 지속 여부, 생활 안정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6개월마다 재심사를 실시해 지원 자격을 확인한다. 김경호 구청장은 “일하는 저소득 가구가 탈수급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근로를 이어갈 수 있도록 촘촘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광진 도약 소득을 통해 소득 공백을 줄이고 주민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내년 중위소득 기준 ‘692만원’… 복지 그물망 확대

    내년 중위소득 기준 ‘692만원’… 복지 그물망 확대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한 각종 복지사업의 대상자 선정 기준인 ‘기준 중위소득’이 내년에 올해보다 6.70% 오른다. 인상률은 6년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기준선이 많이 오를수록 복지 수혜자도 늘어난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열고 2027년도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을 올해보다 6.70% 오른 692만 9885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인 가구는 273만 6042원이다. 기준 중위소득이 크게 인상되면서 복지 지원 대상도 확대될 전망이다. 기준 중위소득은 모든 가구의 소득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아이돌봄서비스, 긴급복지, 청년월세 지원, 에너지바우처 등 15개 중앙부처 80개 복지사업의 수급 대상이 이 기준으로 결정된다. 6.70%는 기준 중위소득을 결정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인상률로, 올해 적용된 종전 최고 인상률 6.51%도 넘어섰다. 금액으로는 4인 가구가 올해보다 43만 5147원, 1인 가구는 17만 1804원 오른다. 정부는 하위소득계층의 적자가 커지고 소득 격차가 확대된 점을 고려해 인상 폭을 결정했다. 기초생활보장 급여별 선정 기준은 올해와 같이 기준 중위소득 대비 생계급여 32%, 의료급여 40%, 주거급여 48%, 교육급여 50%로 정했다. 생계급여 최대 지급액은 1인 가구가 월 82만 556원에서 87만 5533원으로 약 5만 5000원, 4인 가구는 207만 8316원에서 221만 7563원으로 약 14만원 오른다. 기준 중위소득 산정 방식은 2021년 이후 6년 만에 바뀐다. 기존에는 전년도 기준 중위소득에 가계금융복지조사 중위소득의 최근 3년 평균 증가율인 ‘기본증가율’과 두 통계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추가증가율’을 반영했다. 하지만 가계금융복지조사는 축적된 자료가 적어 연도별 변동 폭이 크고 3~5년 전 소득 자료를 사용해야 해 최근 물가와 경기 변화를 제때 반영하기 어려웠다. 새 방식은 가계금융복지조사 중위소득의 최근 3년 평균 증가율을 기본으로 삼되, 최신 소비자물가지수와 실질경제성장률(GDP) 등을 반영해 인상률을 보정한다. 최근 3년간 소득 증가율은 낮더라도 물가가 크게 올랐다면 과거 소득 통계만 적용했을 때보다 기준 중위소득을 더 올릴 근거가 생긴다. 복지 수급 기준이 실제 생활비와 경기 변화를 좀 더 빠르게 따라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상대빈곤 수준과 기초생활보장급여의 적정성, 국가 재정 여건에 따라 인상률을 추가로 조정할 수도 있다. 정부는 새 산정 방식을 3년간 적용한 뒤 적정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 내년 기준 중위소득 6.7% 인상 ‘역대 최대’…산정방식도 6년 만에 개편

    내년 기준 중위소득 6.7% 인상 ‘역대 최대’…산정방식도 6년 만에 개편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한 각종 복지사업의 대상자 선정 기준인 ‘기준 중위소득’이 6.70% 올라 역대 최대 인상률을 다시 썼다. 기준 중위소득 산정 방식도 6년 만에 개편됐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열고 2027년도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을 올해보다 6.70% 오른 692만 9885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인 가구는 273만 6042원이다. 기준 중위소득 인상으로 복지 지원 대상도 확대될 전망이다. 기준 중위소득은 모든 가구의 소득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아이돌봄서비스, 긴급복지, 청년월세 지원, 에너지바우처 등 15개 중앙부처 80개 복지사업의 수급 대상이 이 기준으로 결정된다. 6.70%는 기준 중위소득을 결정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인상률로, 올해 적용된 종전 최고 인상률 6.51%도 넘어섰다. 금액으로는 4인 가구가 올해보다 43만 5147원, 1인 가구는 17만 1804원 오른다. 정부는 하위소득계층의 적자가 커지고 소득 격차가 확대된 점을 고려해 인상 폭을 정했다. 기초생활보장 급여별 선정 기준은 올해와 같이 기준 중위소득 대비 생계급여 32%, 의료급여 40%, 주거급여 48%, 교육급여 50%로 정했다. 생계급여 최대 지급액은 1인 가구가 월 82만 556원에서 87만 5533원으로 약 5만 5000원, 4인 가구는 207만 8316원에서 221만 7563원으로 약 14만 원 오른다. 기준 중위소득 산정 방식은 2021년 이후 6년 만에 바뀐다. 기존에는 전년도 기준 중위소득에 가계금융복지조사 중위소득의 최근 3년 평균 증가율인 ‘기본증가율’과 두 통계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추가증가율’을 반영했다. 하지만 가계금융복지조사는 축적된 자료가 적어 연도별 변동 폭이 크고 3~5년 전 소득 자료를 사용해야 해 최근 물가와 경기 변화를 제때 반영하기 어려웠다. 새 방식은 가계금융복지조사 중위소득의 최근 3년 평균 증가율을 기본으로 삼되, 최신 소비자물가지수와 실질경제성장률(GDP) 등을 반영해 인상률을 보정한다. 최근 3년간 소득 증가율은 낮더라도 물가가 크게 올랐다면 과거 소득 통계만 적용했을 때보다 기준 중위소득을 더 올릴 근거가 생긴다. 복지 수급 기준이 실제 생활비와 경기 변화를 좀 더 빠르게 따라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상대빈곤 수준과 기초생활보장급여의 적정성, 국가 재정 여건에 따라 인상률을 추가로 조정할 수도 있다. 정부는 새 산정 방식을 3년간 적용한 뒤 적정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 최만식 경기도의원, 자활의 문턱은 낮추고 자립의 사다리는 더 촘촘하게

    최만식 경기도의원, 자활의 문턱은 낮추고 자립의 사다리는 더 촘촘하게

    경기도의회 최만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 2)이 저소득층의 자립을 돕는 ‘자활성공지원금’ 사업의 저조한 집행 실적을 지적하며 지원 대상 확대와 지급 기준 완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최만식 의원은 지난 23일 경기도 복지사업과 자립지원팀으로부터 자활성공지원금 제도 개선 추진 상황을 보고받고 현행 제도의 문제점과 향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보고는 최 의원이 지난 결산 심사에서 자활성공지원금의 저조한 집행률을 지적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진행됐다. 경기도의 2025년 관련 사업 예산은 4억 2,850만 원이었으나 실제 집행액은 4,078만 원(집행률 10.2%)에 불과했으며, 지원 인원 역시 목표치인 704명의 12% 수준인 85명에 그쳤다. 자활성공지원금은 자활사업 참여자가 취업이나 창업을 통해 생계급여 수급 상태를 벗어날 경우 최대 150만 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그러나 현재는 생계급여 수급자로 지원 대상이 제한되어 있고, 첫 지원금을 수령하기 위해 최소 6개월 이상 근속해야 하는 조건 때문에 현장과의 괴리가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최 의원은 ▲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까지 지원 대상 확대 ▲자활기업 한시적 인건비 지원 취업자 포함 ▲3개월·6개월·12개월 단계별 지원 체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촉구 건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지난 2월 보건복지부에 관련 지침 개정을 건의한 바 있으며, 오는 8월 보건복지부 자활정책과를 직접 방문해 제도 개선을 재요청할 방침이라고 보고했다. 최만식 의원은 “자활 참여자들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스스로 일하며 자립하려는 분들”이라며 “취업 후 6개월을 버텨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힘든 초기 정착 단계부터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행률이 낮다고 예산부터 줄일 것이 아니라 지원받기 어려운 기준부터 개선해야 한다”며 “자활성공지원금이 저소득층의 실질적인 자립을 돕는 제도가 되도록 지침 개정까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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