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막힌 청년 배달·택배… ‘나 홀로 자영업’에 몰렸다

취업 막힌 청년 배달·택배… ‘나 홀로 자영업’에 몰렸다

조중헌 기자
조중헌 기자
입력 2026-10-11 23:14
수정 2026-10-12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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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창고업 1년간 1.7만명 늘어
1인 운수, 타 직종 경력 인정 안돼
안정적 임금근로자 이동 ‘악영향’
“최저임금 편입·노동특구 손질을”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취업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5.11.12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취업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5.11.12 연합뉴스


최근 자영업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이 급증했다. 이 중 대부분은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나 홀로 사장님’이었는데, 알고 보니 20대 상당수가 배달·택배업을 하는 ‘라이더’의 길로 향한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의 문이 갈수록 좁아지자 청년들이 생계를 위해 ‘1인 자영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11일 국가데이터처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8월 20대 자영업자는 16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3만 1000명(23.2%) 늘었다.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년 대비 증가 폭도 6월 1만 3000명에서 7월 2만 4000명, 8월 3만 1000명으로 확대됐다.

증가세를 주도한 건 ‘나 홀로 자영업자’였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3만 4000명으로 1년간 2만 8000명 늘었다. 전체 자영업자 증가분의 89%를 차지하는 규모다. 반면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배달·택배 등이 포함된 운수·창고업 자영업자가 1년간 1만 8000명 늘었는데, 이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만 7000명(94%)에 달했다. 운수·창고업에서 1인 자영업자가 집중적으로 늘어난 건 배달·택배 등 플랫폼 종사자와 특수고용직 증가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흐름은 청년 취업난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월 기준 20대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6만 4000명 감소했다. 청년층이 임금근로 일자리 진입이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비임금 노동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첫 일자리의 질도 악화하는 모습이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기준 대학을 졸업한 뒤 처음 얻은 일자리가 ‘아르바이트’(시간제)가 아닌 ‘주 36시간 이상 전일제 근로직’이라고 응답한 청년은 전체 청년 임금 근로자의 71.2%였다. 2016년 청년들의 첫 일자리에서 전일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82.9%였는데 10년 만에 11.7% 포인트 급감했다.

문제는 생계형 창업의 길도 안정적인 생계 수단이 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배달 라이더 등 1인 운송업자는 차량 유지비와 보험료 등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또 일감에 따라 수입도 달라지는 데다 일을 중단하면 소득이 끊긴다.

배달 업무 경험이 다른 직종의 경력으로 인정받기도 어렵다. 당장 생계를 위해 플랫폼 노동에 뛰어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임금근로 일자리로 이동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역임한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는 “노동특구에 청년 고용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 조항을 신설하는 조치를 통해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줄 요약
  • 20대 취업난 속 배달·택배 1인 자영업 급증
  •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증가가 전체 흐름 주도
  • 첫 일자리 질 악화와 생계형 전환 우려
2026-10-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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