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광장] 건축 거장 각축장으로 떠오른 강남

[자치광장] 건축 거장 각축장으로 떠오른 강남

입력 2026-01-13 00:52
수정 2026-01-1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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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토머스 헤더윅과 프랑스의 도미니크 페로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강남에 오고 있다. 이들이 강남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입지나 규모 때문이 아니다. 관련 규제가 속속 완화되면서 도시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편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헤더윅은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을 디자인하며 옥상과 중층부를 시민에게 열린 공간으로 바꾸는 구상을 제안했다. 건물 위에서 도시와 한강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공공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페로가 맡은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 역시 복합시설로 개발된다. 이곳은 창의·혁신 디자인 시범 사업지로 지정돼 기존 건축 규제의 상당 부분이 완화됐다. 그 결과 획일적인 건물 대신 입체적인 공공 공간과 열린 저층부를 갖춘 공간 구성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 개발 규제 철폐와 맞닿아 있다. 상업·준주거지역의 비주거시설 비율 완화와 복합개발을 가로막아 왔던 제도 개선은 단순한 규정 손질을 넘어 도시 건축의 창의적 제안과 새로운 실험이 가능하도록 여지를 넓혔다. 그리고 그 효과가 가장 먼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지역이 강남이다.

사실 규제 완화 효과가 가장 기대되는 공간이 바로 강남의 역세권이다. 지하철역만 30여곳이 밀집한 강남은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역세권 범위가 확대되면서 용도지역 상향이 가능해지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통해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건축이 가능해졌다. 늘어난 용적률의 일정 부분은 공공기여로 환원돼 지역에 필요한 생활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데 활용된다.

민간은 개발의 동력을 얻고, 지역은 공공 인프라를 확보하는 상생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현재 도산대로와 논현역 일대 등 11개 사업이 추진 중이며 10개 사업이 계획 단계에 있다.

여기에 더해 테헤란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는 강남의 미래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용도지역 조정과 용적률 상향, 높이 제한 완화를 통해 강남만의 프라임 오피스 조성이 가능해졌고, 이는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반이 될 것이다.

이러한 규제 완화의 순풍은 대규모 개발에만 그치지 않는다. 도시의 큰 축뿐 아니라 주민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생활 공간에서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침체된 건설 경기를 회복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제2종, 제3종 일반주거지역 내 소규모 건축물의 용적률을 한시적으로 완화해 그동안 위반 건축물로 분류돼 제약을 겪던 건축물들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한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정비사업 절차를 단축해 평균 18.5년에 이르던 사업 기간을 약 12년으로 줄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정체돼 있던 은마아파트와 압구정 일대 재건축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배경에도 이러한 규제 혁신이 있다.

새로운 미래 100년을 준비해야 하는 강남에 지금, 도시 개발 규제 완화라는 순풍이 불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창의적인 건축과 공공성이 조화를 이루고 주민의 삶으로 이어질 때 도시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주목하는 지금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갈 강남의 다음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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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
2026-01-13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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