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에 감옥 들어가 73세에 세상 밖으로, 찰스 맨슨 추종자 반후텐

19세에 감옥 들어가 73세에 세상 밖으로, 찰스 맨슨 추종자 반후텐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7-12 12:47
수정 2023-07-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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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종교집단 교주 찰스 맨슨의 추종자로 53년을 복역한 레슬리 반 후텐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코로나의 여자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사진은 2017년 9월 6일 가석방 심사에 참여했을 때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사이비 종교집단 교주 찰스 맨슨의 추종자로 53년을 복역한 레슬리 반 후텐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코로나의 여자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사진은 2017년 9월 6일 가석방 심사에 참여했을 때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감옥에 들어갈 때는 19세였는데 바깥 세상의 공기를 맡은 것은 73세가 돼서였다. 사교(邪敎) 집단을 거느리며 재미로 사람들을 죽이게 부추기곤 했던 찰스 맨슨을 맹목적으로 추종, 196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식품사업가 부부를 흉기로 끔찍하게 살해하는 데 가담했던 레슬리 반후텐이 1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의 여자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반후텐이 이날 새벽 로스앤젤레스 동쪽 코로나 여성교도소에서 풀려나 차량을 이용해 임시 거처로 이동했다고 낸시 테트롤트 변호사가 밝혔다. 테트롤트 변호사는 AP 통신에 “레슬리는 아직도 꿈이 아니고 현실이라는 것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시 주택에서 일년가량 머물며 인터넷 사용법이나 현금 없이 물품을 구입하는 방법 등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또 옥중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땄으며, 3년 전부터 가석방 가능성이 높아지자 일자리를 갖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했다. 동료 재소자들을 상담하거나 교육시키는 일도 했다.

고교 시절 치어리더와 ‘홈커밍 공주’로 뽑힐 정도로 미모를 자랑했던 반후텐은 14세 때 부모의 이혼으로 비뚤어지기 시작해 마약에도 손을 댔다. 어머니가 강제로 임신 중절 수술을 받게 한 뒤 태아를 뒤뜰에 묻어버린 일도 겪었다.

로스앤젤레스 교외의 목장에서 맨슨을 만나 빠져들었다. 2016년 가석방 심사 때 반후텐은 맨슨이 비틀스의 유명한 노래 제목 “Helter Skelter”을 따와 9명을 살해한 연쇄 살인을 인종전쟁의 시작이라고 표현했으며 맨슨이 추종자들에게 지하와 사막 오지 생활에 적응해야 한다며 통조림 음식을 두고 혈투를 벌이게 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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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종교 집단을 이끌며 재미로 사람을 죽이게 하는 일을 즐겼던 찰스 맨슨이 1969년 로스앤젤레스 근교에서 여배우 샤론 데이트 살해를 교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그는 2009년 83세를 일기로 옥중에서 자연사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사이비 종교 집단을 이끌며 재미로 사람을 죽이게 하는 일을 즐겼던 찰스 맨슨이 1969년 로스앤젤레스 근교에서 여배우 샤론 데이트 살해를 교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그는 2009년 83세를 일기로 옥중에서 자연사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반후텐은 식품사업가 리노 라비앙카와 부인 로즈마리를 살해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는 로즈마리의 머리를 베개로 누르고 있었을 뿐인데 찰스 왓슨이 “뭔가 하라”고 강요하는 바람에 자신도 흉기를 들어 이미 숨을 거둔 부인을 10여 차례 찔렀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이 살인극은 유명 여배우 샤론 테이트가 맨슨 추종자들에게 살해된 다음날 일어났는데 반후텐은 테이트 살해에는 가담하지 않았다.

반후텐에게는 사형이 선고됐지만 1972년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이 사형제를 폐지하면서 종신형으로 감형됐다. 주 의회의 투표와 주민투표 끝에 사형 제도는 부활했지만 사형수에게 내려진 감형까지 취소되지는 않았다.

맨슨은 2017년 감옥에서 83세를 일기로 자연사했다. 왓슨과 다른 추종자 패트리샤 크렌윙클은 여러 차례 가석방 신청을 거부당했고, 수전 애킨스도 2009년 옥중에서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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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맨슨을 추종해 여배우 샤론 테이트를 살해한 세 여성 피고인들이 1971년 3월 29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법원에서 선고를 듣기 위해 걸어 들어오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해맑은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왼쪽부터 수전 애킨스, 패트리샤 크렌윙클, 레슬리 반후텐.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찰스 맨슨을 추종해 여배우 샤론 테이트를 살해한 세 여성 피고인들이 1971년 3월 29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법원에서 선고를 듣기 위해 걸어 들어오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해맑은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왼쪽부터 수전 애킨스, 패트리샤 크렌윙클, 레슬리 반후텐.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반후텐은 2016년부터 다섯 차례나 가석방 권고 결정을 얻어냈지만 전임 제리 브라운 주지사와 개빈 뉴섬 현 지사 모두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는 가석방 심사 과정에 여러 차례 맨슨을 맹종해 “스스로 생각하지” 않게 만든 것이 후회된다면서 “나는 모조리 믿었다. 무엇이든 그의 말대로만 믿었다”고 털어놓았다.

2020년 7월에도 가석방 심사를 통과했지만 뉴섬 지사가 여전히 사회에 위협이 되는 존재라며 거부했다.

그러자 반후텐은 상급 법원에 상소했다가 기각된 뒤 항고 절차를 거쳐 지난 5월 연방 제2항소법원으로부터 가석방 권고 결정을 받아냈다. 재판부는 반세기 전 반후텐의 행동이 앞으로도 재연될 우려가 있다는 뉴섬 지사의 견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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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섬 지사는 지난 7일 성명을 발표, “50년이 지난 지금도 맨슨의 종교집단이 저지른 잔인한 살인사건들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법원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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