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美증권위,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CEO 제소

美증권위,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CEO 제소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3-06-07 01:28
업데이트 2023-06-07 01:2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암호화폐는 증권”… 적극 규제 의지
13개 법률 위반 혐의 136쪽 소장
“고객 자산 이용해 거래량 부풀려
큰손에 법망 회피 해외거래 제공”

이미지 확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3개월여 만에 2만 6000달러(약 3401만원) 아래로 내려왔다. 사진은 6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고객지원센터의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돼 있는 모습. 안주영 전문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3개월여 만에 2만 6000달러(약 3401만원) 아래로 내려왔다. 사진은 6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고객지원센터의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돼 있는 모습.
안주영 전문기자
미국 증권당국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법원에 제소했다. 당국은 고객자금 남용을 포함한 바이낸스의 13개 혐의에 대해 136쪽에 이르는 소장을 제출하는 등 암호화폐를 유가증권으로 보고 적극 규제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게리 젠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5일(현지시간) 보도자료에서 “우리는 13개 혐의로 자오 CEO와 바이낸스가 광범위한 기만, 이해 상충, 공시 부족, 계획적인 법 회피에 관여했다고 주장한다”며 “미국인들은 힘들게 번 돈을 이런 불법 플랫폼에 투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SEC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고객 자산을 비밀리에 별도의 암호화폐 관련 업체인 ‘메리트 피크’와 ‘시그마 체인 AG’에 송금한 뒤 바이낸스에서 거래하는 암호화폐에 투자하도록 하는 식으로 자신들의 거래량을 부풀렸다. 이들 2개 업체도 자오 CEO의 영향력 아래 있다고 SEC는 주장했다.

또 바이낸스는 미국인 투자자의 해외 거래소 직접투자를 금지한 법망을 피해 일부 ‘큰손’들에게 당국의 감시를 벗어난 우회거래 방법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 바이낸스가 본사와 자오를 위한 법적인 방패막이로 미국 지사(바이낸스 US)를 만들었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바이낸스가 2018년 6월부터 2021년 7월까지 거둔 거래수수료 수익은 116억 달러(약 15조 1600억원)로 전해졌다.

이번 소송은 지난 3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바이낸스와 중국계 캐나다인인 자오 CEO를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 위반으로 제소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자오 CEO는 2017년 중국에서 바이낸스를 설립했으나 2018년 몰타로 본사를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는 아직 암호화폐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가 없지만, SEC는 거의 모든 암호화폐가 미국의 증권법을 적용받는 ‘유가증권’이라는 입장이다.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은 유가증권 거래소와 같으니 SEC에 등록하고 규제받으라는 의미다.

반면 바이낸스는 이날 성명에서 “SEC의 고소장 제출은 유감”이라며 “우리 플랫폼을 강력하게 방어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암호화폐를 유가증권에 준해 규제하는 것에 대해 “세계적으로 디지털 자산 관련 법률은 아직 제정되지 않았고, 규제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2023-06-07 8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