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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마다 “이랏샤이마세”… 매출 44배 쑥, 돌아온 ‘명동의 봄’

가게마다 “이랏샤이마세”… 매출 44배 쑥, 돌아온 ‘명동의 봄’

홍인기 기자
홍인기, 김성은 기자
입력 2023-03-27 01:18
업데이트 2023-03-27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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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되찾은 서울 명동거리 르포

관광객 입국 1년 전보다 18배 늘어
화장품 가게 들어서기도 어려워
상가 공실률 22%… 절반으로 줄어
“중국인 적어 코로나 전보단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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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의 대표 관광 명소인 명동 거리가 쇼핑하러 온 외국인 관광객들과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의 대표 관광 명소인 명동 거리가 쇼핑하러 온 외국인 관광객들과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아졌어요. 지금은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데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도 온다고 하니 기대가 되네요.”(명동 환전소 사장 이모씨)

코로나19 이후 3년 넘게 침체를 이어 오던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 22~23일 찾은 이곳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음식점 직원들은 연신 “이랏샤이마세”(いらっしゃいませ·어서오세요)를, 화장품 가게 직원들은 “이치도 얏테 미테 구다사이”(一度やってみてください·한번 써 보세요)를 외쳐 댔다. 코로나19 여파로 비어 있던 상가들도 새 주인을 맞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점심 먹으러 나온 직장인을 제외하면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었던 명동이 달라져 있었다. 분식 노점상을 하는 박모씨는 “일본인과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가장 많다”며 “아직 코로나19 이전만은 못하지만 많이 회복했다”고 전했다. 환전소 직원 강모(50)씨는 “지난 1월부터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약 3배 수준”이라며 “지금은 일본인 손님이 가장 많다”고 했다.

점심때부터 명동거리를 메우기 시작한 인파는 점점 불어나 저녁 시간에는 이동이 쉽지 않을 정도였다. “유메이나 쇼쿠도데스”(有名な食堂です·유명한 식당입니다)라고 외치며 손님들을 끌어들이던 식당 직원 나모씨는 “중국인보다는 일본인이 많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그래도 손님이 두 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자주 찾는 화장품 가게는 입구에 들어서기가 힘들 정도로 붐볐다. 일본인 안나(25)는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 들렀다가 화장품을 사려고 가는 길”이라며 “쇼핑을 위해 명동을 찾았다”고 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외국인은 31만 2847명(1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18배 증가했다. 서울신문이 BC카드에 요청해 받은 자료를 보면 이달 1~20일 명동의 BC카드 가맹점 외국인 이용 금액(카드 매출액)은 2년 전 대비 44배 폭증했다. 카드 이용 건수도 35배 늘었고, 고객 수는 44배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카드 이용 금액과 이용 건수는 각각 2배 넘게 늘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103만명)과 비교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한 화장품 가게 직원은 “아무래도 중국인 관광객이나 중국인 보따리 상인들이 오기 시작해야 코로나19 이전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점상들도 “관광버스를 대절한 중국인들(단체 관광객)이 들어와야 이전과 같은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발 입국자의 코로나19 검사 의무가 해제된 데 이어 중국과의 항공 노선이 재개되면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42.1%였던 명동 상권 공실률(소규모 상가 기준)은 같은 해 4분기 21.5%로 낮아졌다. 그만큼 비었던 상가들이 다시 채워졌다는 얘기다. 명동에서 부동산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서모씨는 “스포츠 브랜드, 액세서리, 잡화, 화장품 같은 개인사업자들이 다시 입점하는 추세”라면서 “1~2년 내 코로나19 이전 모습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홍인기·김성은 기자
2023-03-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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