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지 여성·트랜스젠더도 편히 갈 수 있는 의원 있어요”

“임신중지 여성·트랜스젠더도 편히 갈 수 있는 의원 있어요”

이슬기 기자
입력 2022-09-28 22:20
수정 2022-09-29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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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의원’ 최예훈 원장

“임신중지, 언제든 시도 가능해야
트랜지션 호르몬 치료 건보 필요
낙태죄 입법, 또 다른 걸림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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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성·재생산 건강 전문 의원 색다른의원에서 만난 최예훈 산부인과 전문의가 성적 권리와 재생산 정의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오장환 기자
2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성·재생산 건강 전문 의원 색다른의원에서 만난 최예훈 산부인과 전문의가 성적 권리와 재생산 정의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오장환 기자
서울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6번 출구에는 조금 특이한 의원이 있다. 지난 22일 개원한 ‘색다른의원’이다. 성적 권리와 재생산 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의 기획운영위원이자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서울시립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봄’에서 트랜지션(자신이 원하는 성별을 표현하기 위해 받는 의료 조치)을 원하는 성소수자와 청소년들을 진료했던 최예훈(47) 산부인과 전문의가 꾸려 가는 공간이다.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인 28일 의원에서 만난 최 전문의는 개나리색 천장이 화사한 공간을 두고 “트랜스젠더와 임신중지를 원하는 여성도 편히 찾을 수 있게 병원 같지 않은 느낌을 내려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색다른의원에서는 초기 임신중지, 월경 관련 생애주기적 상담과 관리, 트랜지션 호르몬 치료, 성매개감염 치료와 검진, 포괄적인 성·재생산 건강 상담 등을 맡는다.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난 지 3년여, 최 전문의는 현 상황을 ‘입법 공백’이 아닌 ‘비범죄화 상태’로 본다.

“자궁근종에 관한 법이 없는 것처럼 임신중지 말고 다른 의료서비스의 경우에는 따로 법이 없어요.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을지 관련 약물 도입이나 건강보험 적용 등의 의료 체계를 만들면 되는 거고요. 오히려 대체 입법이 임신 몇 주 이하의 임신중지만 인정하는 등의 또 다른 제한이 될까 굉장히 우려가 돼요.”

임신중지에 대해 최 전문의는 “임신 기간 40주 중 언제 시도해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임신 전 기간에 걸쳐 약물이든 수술이든 적절한 방법으로만 하면 돼요. 초기에는 약물, 중기 이후에는 수술 같은 분류도 맞지 않고요.”

현재 자궁 수축 작용이 있는 ‘미소프로스톨’은 아직 유산이나 임신중지 목적으로 승인되지 않았으나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약물이다. 미소프로스톨과 임신 중에 나오는 호르몬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미페프리스톤의 ‘콤비팩’인 ‘미프지미소’에 대한 허가 심사는 1년째 진척이 없다. 그는 “두 약물을 병행해서 사용했을 때 효과가 높다”며 “미페프리스톤의 경우 1988년 프랑스에서 허가된 이래 현재 70여국에서 사용하는 약이다. 한국에서는 보건당국의 의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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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전문의는 많은 이들이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트랜지션 호르몬 치료, 임신중지 전반에 대한 건보 적용은 필수 과제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성·재생산 건강을 위한 의료체계가 자리잡기까지 긴 호흡으로 내다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22-09-2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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