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권 침해” vs “학교에 책임 물어야”

▲ 연세대 토목공학과 4학년생 임재경 씨가 4일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기둥에 ‘분노가 향해야할 곳은 학교 당국이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습권을 침해한 건 청소노동자가 아닌 학교”라면서 “학교는 시간 강사 숫자를 줄이고 개설 강의 수를 줄여 수업 질을 떨어뜨려왔다”고 비판했다.
최영권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분회는 지난 3월부터 하루 1~2시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내 학생회관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지난해 연세대 청소노동자의 시급은 9390원, 월급은 196만 2510원이었는데 이를 올해 최저임금 인상분에 맞춰 올려달라는 것이다.
이에 이모(23)씨 등 연세대생 3명은 지난 4월 서울 마포경찰서에 업무방해, 집시법 위반으로 고발했고 지난달에는 서울서부지법에 수업료와 정신적 손해배상금 등을 명목으로 638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 4일 연세대학교 백양로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분회가 ‘저임금에 지쳐버린 우리는 노동자다! 총장님이 앞장서서 우리문제 해결하라!’고 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최영권 기자
나예영(22·아시아학과)씨는 “집회의 본질은 다중에 불편을 유발해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인데 이로 인해 권리가 침해받았다는 건 과한 주장”이라면서 “학생 편의를 위해 일하는 고마운 분을 향해 대립각을 세우는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반면 이선민(19·경제학부)씨는 “1학년이라 송도 캠퍼스 기숙사에 사는데 청소 노조의 쟁의행위가 한달 넘게 이어지며 한동안 청소가 안돼 불편을 겪었다”면서 “벌레가 엄청 생겨서 동기끼리 ‘기숙사 이용료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 연세대학교 18학번 김은결(22)씨가 4일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기둥에 ‘당신이 부끄러웠으면 좋겠습니다: 청소경비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공동체원들에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최영권 기자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소노동자 임금 인상 갈등은 등록금 동결 등 대학 재정 적자가 심각해지면서 생겼기 때문에 정부에도 책임이 있는 문제”라면서 “학교, 노동자, 학생 등 특정 집단만 손가락질해선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