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관광객 찾는 바하마 엑수마 제도 이구아나들 성인당뇨증상 확인
자연보호를 위한 인간 개입도 생태계에는 악영향 고민해야
생태관광이 오히려 자연 망친다
미국 생태과학자들이 생태관광으로 유명한 바하마의 섬에 서식하는 이구아나를 조사한 결과 사람으로 치면 성인당뇨와 비슷한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펙셀스 제공
펙셀스 제공
미국 유타주립대 생물학과, 생태연구센터, 애리조나주립대, 시카고 쉐드 아쿠아리움 보존연구센터, 유타주립대 생물학과, 생태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환경보존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는 생태관광이 오히려 야생 생물의 건강과 생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실험 생물학’ 4월 22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생태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바하마의 엑수마 제도 중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섬과 관광객들이 거의 없는 섬의 이구아나를 각각 24마리씩 잠시 포획해 혈액을 채취하는 한편 포도당 음료를 섭취하도록 한 뒤 혈당 회복 속도를 비롯한 신체 변화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섬에서 사는 이구아나는 기본적으로 혈당이 높았고 포도당 음료를 섭취한 뒤에는 혈당이 급격히 올랐으며 정상수준으로 회복되는 시간도 오래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에 사는 이구아나는 관광객들이 주는 먹이 때문에 당뇨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생태관광이 야생 환경에 대한 동정심을 일으켜 보존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기 쉽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주도한 수잔나 프렌치 유타주립대 교수(생리생태학)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생태관광은 관광이라는 수단을 매개로 자연, 야생동물과 특별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 생태계 보호로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야생동물들이 관광객들에게 의존하는 현상도 자주 관찰된다”고 지적했다. 프렌치 교수는 “자연보호를 위한 인간의 개입까지도 자연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생태관광을 계획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