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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백신, 누구를 위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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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2-02-04 09:04 강주리기자의 K파일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강주리 기자의 K파일] ‘방역패스 적용’ 임신부들의 고민

10% 접종자 중 4.9%는 유산 경험
투여 1주 만에 7개월 태아 사망도
PCR 검사 배제돼 출입 장소 제한
정부 “감염 위험… 예외 인정 못 해”
의사 “부작용 가능성… 강제 안 돼”

지난달 20일 서울 양천구 모자건강증진센터에 나붙은 ‘임신부 방역패스 적용 유지’ 안내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방역패스 예외 대상을 추가로 발표했지만 임신부는 예외 대상이 아니라고 재확인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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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0일 서울 양천구 모자건강증진센터에 나붙은 ‘임신부 방역패스 적용 유지’ 안내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방역패스 예외 대상을 추가로 발표했지만 임신부는 예외 대상이 아니라고 재확인했다.
뉴스1

지난달 7일 임신부들이 즐겨 찾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발칵 뒤집혔다. 2차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일주일 만에 7개월 된 태아를 유산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다. 첫 임신이라는 작성자는 “접종 사흘째 검사에서 아이와 양수가 줄었다고 하더라. 7일째에는 태동이 없어 병원에 갔더니 태아 심장이 멈췄다고 했다. 임신 25주 5일차였다”며 “이 시기 태아 사망이 흔한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임신부들은 수백개의 댓글을 통해 백신 부작용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했다. 일부는 “백신 접종을 강요하지 말아 달라. 임신부와 난임자는 방역패스에서 면제해 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그러나 정부는 임신부들을 방역패스 예외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재확인했다. 감염된 임신부 위중증률이 일반인의 9배라는 해외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또 백신 접종이 조산, 유산, 기형아 등 임신과 출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신 초기인 12주 이내 임신부들은 주치의와 상담하고 백신을 맞으라고 권했다.

일선 산부인과에서는 임신모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있을까. 3일 보건복지부가 있는 세종시 내 산부인과 4곳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문의한 결과 단 한 곳도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똑 떨어지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 자칫 문제가 생기면 난감하다는 것이다.
임신부와 난임자에게 코로나19 방역패스를 면제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 임신부와 난임자에게 코로나19 방역패스를 면제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A산부인과는 “맞을 거면 임신 12주 이후를 권하지만 어디까지나 본인 선택”이라면서 “정부에서도 책임지지 못하는데 괜히 백신을 권유했다가 태아에 문제가 생기면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B산부인과에서는 임신부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모르겠다. 코로나 초기에는 임신부에게 백신을 금지했고 ‘단유할 생각이면 백신을 맞아라’고 했다”면서 “그런데 다 미국 따라가더라. 만에 하나 문제가 생겨도 인과성도 없다고 할 텐데 어떻게 백신을 맞으라고 권하겠나”라고 답했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18일 기준 백신을 맞은 임신부 중 30명 정도가 근육통 등 일반 이상반응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임신부 90%(38만 9477명)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부작용 규모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

한 번이라도 접종한 임신부 4만 1964명 가운데 4.9%(2056명)는 유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0시 기준 여성의 백신 이상반응 건수는 28만건(전체 44만건)으로 남성보다 1.8배 더 높은 가운데 여성에게만 나타나는 ‘이상자궁출혈’은 3366건 신고됐다.

특히 임신부들은 백신 접종은 고위험군이어서 맞아야 한다면서도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고위험군이 아니어서 배제되는 정부 정책의 모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의사는 접종에 확답을 주지 않고, 방역패스는 면제되지 않아 “아무 곳도 갈 수가 없다”고 호소한다.
임신부가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혈관계 전체로 퍼져나가면서 염증반응이 나타나 산모 자신은 물론 태아의 건강도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때문에 임신부는 반드시 독감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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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부가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혈관계 전체로 퍼져나가면서 염증반응이 나타나 산모 자신은 물론 태아의 건강도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때문에 임신부는 반드시 독감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제공

임신부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요하지 말아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 임신부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요하지 말아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위험이 높지만,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완벽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방역패스 면제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인 박중신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수정·착상 무렵 고열은 태아 발달에 좋지 않고, 임신 중후반기에는 태아의 성장으로 횡경막이 밀려 올라가 가뜩이나 숨이 찬 상태에서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감염 위험을 설명했다. 다만 개인 의견을 전제로 “어떤 새 부작용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임신부에게 백신은 선택권을 줘야 하고 대부분 임신 등록을 하기 때문에 방역패스 QR코드에 반영만 하면 현장에서 쉽게 구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전문위원장은 “백신의 여러 이점이 있지만 임상 정보가 없는 임신부에게 백신 접종을 강제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임신부. 서울신문DB

▲ 임신부. 서울신문DB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모자건강증진센터에서 한 임신부가 건강 상담을 받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 예외 대상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임신부를 예외대상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2021.1.20 뉴스1

▲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모자건강증진센터에서 한 임신부가 건강 상담을 받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 예외 대상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임신부를 예외대상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2021.1.20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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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외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강주리 기자
2022-02-0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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