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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80대 머리채 잡아 끌고 손발 묶어 온몸 폭행…김천 노인보호센터

42㎏ 80대 머리채 잡아 끌고 손발 묶어 온몸 폭행…김천 노인보호센터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01-07 13:37
업데이트 2022-01-0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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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커뮤니티에 피해 가족 글… 경찰 수사 착수

“할머니, 갈비뼈 3대 부러지고 얼굴·손 피멍”
“원장·요양보호사들, 치매 할머니 집단폭행”
병원서 할머니 갈비뼈 골절 확인…파출소 신고

CCTV엔 얼굴 담요 씌운 뒤 깔고 앉아 손찌검
경찰 “원장 등 5명 입건, 상습폭행 확인 중”
경북 김천 노인보호센터의 원장과 요양보호사들에게 폭행 당해 80대 할머니의 손과 팔에 온통 멍이 들고 손목에서 피가 흐르는 모습. 할머니 가족측 제공
경북 김천 노인보호센터의 원장과 요양보호사들에게 폭행 당해 80대 할머니의 손과 팔에 온통 멍이 들고 손목에서 피가 흐르는 모습. 할머니 가족측 제공
경북 김천 부곡동에 있는 한 노인보호센터의 요양보호사들이 치매를 앓는 80대 노인을 무차별로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42㎏의 작은 체구의 할머니는 갈비뼈가 3대 부러지고 온몸에 피멍이 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입수한 폐쇄회로(CCTV)에는 센터 직원들의 폭행에 저항하는 할머니의 손발을 묶은 뒤 얼굴에 담요를 씌우고 깔고 앉아 폭행하는 장면이 그대로 노출됐다.

“원장 ‘할머니가 뺨 때렸다’며 사과 받아”
“집에 와 보니 할머니 얼굴, 팔 멍 가득”  

경찰은 원장 등 보호센터 관계자 5명을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밤 한 포털 커뮤니티에 ‘할머니가 주간보호센터에서 집단폭행을 당했습니다’는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손주라고 밝힌 게시자는 자신의 외할머니가 80대 나이에 치매 4급, 체중 42㎏인데 힘도 없고 왜소한 노인을 원장과 요양보호사 등 3명이 집단으로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할머니가 지난해 12월 9일부터 다니는 주간보호센터 원장이 29일 ‘할머니가 난동을 부린다’고 전화했다”면서 “이모가 시설에 찾아가니 ‘할머니는 치료하러 병원에 갔는데, 직원이 할머니한테 뺨을 맞았다’고 해 난동을 부린 줄로만 알고 사과했다”고 했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자세히 살펴본 할머니 얼굴과 팔에 멍이 가득했다”면서 “병원에 가서 컴퓨터단층촬영(CT)과 엑스레이 검사 후 오른쪽 갈비뼈가 3대 골절된 것을 확인하고 파출소에 신고 후 돌아왔다”고 밝혔다.

피해자 가족이 공개한 의료진단서에는 갈비뼈 3~5번 골절 등 다발성 늑골골절과 흉부 타박상으로 전치 6주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김천 노인보호센터 원장과 요양보호사들이 폭행에 80대 할머니의 목에 남은 피멍. 할머니 가족측 제공
경북 김천 노인보호센터 원장과 요양보호사들이 폭행에 80대 할머니의 목에 남은 피멍. 할머니 가족측 제공
CCTV 보니 할머니 머리채 끌고
손발 묶고 몸에 올라탄 뒤 손찌검

경찰이 입수한 폐쇄회로(CC)TV에는 20분간 노인의 머리채를 끌고 다니는 직원들의 모습과 할머니의 손발을 묶고 몸에 올라탄 뒤 마구 손찌검과 발로 폭행하는 충격적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작성자는 “조서를 작성하고 경찰이 입수한 보호센터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니 뺨을 맞았다는 직원 진술과는 다르게 영상 속 할머니는 원장을 포함한 직원 3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영상에서 직원들이 여러 번 할머니 머리채를 잡고 끌고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할머니를 깔고 앉아 제압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은 할머니를 발로 차고 지속해서 손찌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할머니가 저항하자 보호대를 가져와 손과 발을 묶고 원장은 담요로 얼굴을 덮어버린 채 한참 동안 무릎으로 머리를 누르고 있었고 저항하는 할머니에게 손찌검이 계속됐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30일부터 할머니가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입원 중인데 주무시다가도 깜짝깜짝 놀라며 깨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을 접수하고 CCTV를 확인해 노인보호센터 원장 등 5명을 입건했다”면서 “상습폭행 여부와 다른 피해 사실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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