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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루이비통·구찌… 명품 가죽, 이렇게 만들어집니다[김유민의 돋보기] 

에르메스·루이비통·구찌… 명품 가죽, 이렇게 만들어집니다[김유민의 돋보기]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2-01-01 22:53
업데이트 2022-01-0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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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로 내리치고 참수…피부 벗겨내
인간 허영심 위해 희생되는 파충류

명품백과 지갑, 벨트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수많은 악어와 뱀들이 피흘리며 가죽이 벗겨지고 진열대 위 제품이 된다. PETA 캡처
명품백과 지갑, 벨트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수많은 악어와 뱀들이 피흘리며 가죽이 벗겨지고 진열대 위 제품이 된다. PETA 캡처
명품 패션브랜드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구찌의 가죽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지난 3월 호주에서는 악어 가면을 쓴 비키니 차림의 여성들이 명품 매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호주 전역의 에르메스 매장 앞에서 ‘가죽을 위해 동물이 죽어간다’, 테러조직 지도자의 이름을 이용해 중의적으로 표현한 ‘에르메스: 빈 크로커다일 스킨’이라는 문구의 팻말을 들었다.

이러한 환경운동을 주도한 동물단체 페타(PETA)의 대변인은 “핸드백, 벨트, 부츠를 만들기 위해 많은 악어들과 도마뱀, 뱀들이 잡혀서 수용되고 가죽이 벗겨지는 고통을 겪고 있다”라며 가죽 제품을 위해 농장을 건설해 5만 마리의 악어를 사육하겠다는 에르메스의 계획을 규탄했다.

샤넬, 켈빈 클라인, 토미 힐피거 등 유명 브랜드는 악어, 도마뱀, 뱀등의 가죽을 제품 생산에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상황. 에밀리 라이스는 “악어같은 동물을 채집하는 과정에서 동물에서 사람으로의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하기도 한다. 에르메스는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비동물성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월 호주 에르메스 매장 앞에서 시위를 벌인 동물단체 회원들
지난 3월 호주 에르메스 매장 앞에서 시위를 벌인 동물단체 회원들
인간의 허영심 위해 잔인하게 도살
페타 아시아지부가 최근 공개한 영상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루이비통과 구찌에 가죽을 공급하는 인도네시아의 한 시설 현장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도살을 담당하는 여러 직원들은 도마뱀을 망치 등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때렸고, 발버둥치자 머리를 잘랐다. 뱀의 가죽을 쉽게 제거하기 위해 입에 호스를 넣고 물을 쏟아 부풀리는 작업을 했다.

산 채로 비단뱀의 피부를 날카로운 면도날로 벗겨냈고, 바닥에는 피가 흥건했다. 도마뱀은 목이 잘린 후 즉시 죽지 않기 때문에 30분 이상 통증을 느끼고, 몸을 계속 움직였지만 가방이 되기 위해 이러한 작업은 계속됐다.

페타는 “파충류는 인간의 허영심을 위해 학대받고 잔인하게 살해된다. 어떠한 가방, 벨트, 지갑도 그렇게 많은 고통을 수반할 가치가 없다. 인도적이고 친환경적인 방식을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가죽을 쉽게 벗겨 내기 위해 산 채로 공중에 매달고 물과 공기압을 넣는다. 페타아시아 제보영상. 자세한 영상은 매우 잔인해 첨부하지 못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GdeHf1vIdg
가죽을 쉽게 벗겨 내기 위해 산 채로 공중에 매달고 물과 공기압을 넣는다. 페타아시아 제보영상. 자세한 영상은 매우 잔인해 첨부하지 못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GdeHf1vIdg
페타는 지난 13일 루이비통을 소유한 ‘루이비통모엣헤네시’ 그룹과 구찌를 보유한 ‘커링’에 서한을 보냈다. LVMH는 뉴욕포스트에 “동물에 기반한 원재료 사용에 대한 모든 견해와 민감성을 존중한다. 우리는 가능한 가장 책임있고 윤리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커링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 시설이나 관행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증거는 없다. 이러한 관행은 커링의 동물복지기준에 따라 엄격히 금지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커링은 “이 시설과 공급망이 연결돼 있다는 게 입증되면 즉시 사업관계를 종료할 것”이라며 “우리는 동물 복지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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