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AZ 말고 화이자로” 영국 정부마저 외면한 AZ…백신 사업 철수론도

“AZ 말고 화이자로” 영국 정부마저 외면한 AZ…백신 사업 철수론도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08-25 21:16
업데이트 2021-08-26 02:0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英 제약사·옥스퍼드대 공동개발 AZ 대신 화이자를 부스터샷으로 결정

영국서도 미 화이자 백신 사용량 더 많아져
AZ 대표 “백신 제공 뒤 핵심사업으로 복귀”
“AZ, 코로나19 이전엔 백신 무관한 기업”
일부 주주 항암 사업 위해 ‘백신 손떼라’ 압박
“AZ, 코백스에 9100만분 공헌…철수 안돼”
이미지 확대
아스트라제네카는 ‘공급 원활’
아스트라제네카는 ‘공급 원활’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수급 문제로 인해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잔량은 비교적 여유가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접종자들이 선호하는 화이자·모더나에 반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 방역 당국이 해당 백신 대상자를 50세 이상으로 제한한 것 등이 원인으로 보여진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유행 상황이라든지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서 접종 가능 연령에 대한 논의는 변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상황에 따라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아스트라제네카(AZ) 연령 변동에 가능성을 열어뒀다. 사진은 12일 서울의 한 병원에 쌓여 있는 폐기된 아스트라제네카. 2021.8.12 뉴스1
영국 옥스퍼드대와 다국적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AZ)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AZ 백신이 전염력이 강한 인도형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지적과 함께 백신 접종을 맞았는데도 감염되는 ‘돌파 감염’이 잇따르자 자국인 영국에서도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특히 영국 정부가 부스터샷으로 AZ 대신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한 화이자를 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AZ사 내부에서는 외면 받는 백신에 힘 빼지 말고 돈 되는 항암 사업에 집중하라는 백신 사업 철수론까지 주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英, 7개 백신 제조사에 5억회분 이상
백신 주문… AZ 백신 역할 축소 시사

3주간 AZ 접종, 화이자의 4분의 1 수준 뚝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부가 부스터샷 접종을 위해 화이자 백신 350만회분을 구입하기로 확정했다면서 이 백신들은 내년 하반기 납품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지드 자바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코로나19에 맞서 방어벽을 계속해서 쌓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바이러스와 새로운 변종으로부터 미래의 우리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주 AZ 외에 7개 백신 제조사로부터 5억회분 이상의 백신을 주문했다.

영국의 최근 백신 구매 소식은 향후 AZ 백신의 역할을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AZ 백신은 이미 유럽 전역에서 사용량이 줄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70만회분의 AZ 백신이 투여됐다. 같은 기간 화이자 백신은 320만회분이 사용됐다.

클리브 딕스 전 영국 백신 태스크포스 부위원장은 “내년에 접종할 백신을 미리 사두는 것은 미친 짓이며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백신인 AZ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활용하자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혈전 발생에 관한 악평을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럽 등 지역에서 AZ 백신에 대한 수요 감소는 AZ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손잡고 개발하는 코로나 19 백신 후보물질이 앰플 안에 들어 있는 모습. 첫 접종과 두 번째 접종 분량을 달리하면 62%에서 90%까지 면역 효과가 달리 나타나 평균 70%로 발표됐다. AFP 자료사진 연합뉴스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손잡고 개발하는 코로나 19 백신 후보물질이 앰플 안에 들어 있는 모습. 첫 접종과 두 번째 접종 분량을 달리하면 62%에서 90%까지 면역 효과가 달리 나타나 평균 70%로 발표됐다.
AFP 자료사진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왼쪽)과 화이자 백신.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왼쪽)과 화이자 백신.
연합뉴스
AZ 수요 줄자 백신 철수 주주 압박
AZ, 작년 희귀암 개발 제약사 인수

AZ는 화이자 등 다른 백신 제조사와 달리 코로나19 유행 이전 백신과는 거의 관련이 없는 기업이었다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처음 우리의 목표는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면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한 가지 옵션은 (백신 사업에) 참여해 백신을 제공하고 핵심 사업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AZ의 한 임원은 지난달 아직 회사가 백신 사업을 중단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 주주는 항암 사업 분야를 위해서 AZ가 백신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AZ는 지난해 390억 달러를 들여 희귀 혈액암 및 신경질환 분야 연구개발에 특화된 제약사인 알렉시온을 인수했었다.
英총리 AZ 접종
英총리 AZ 접종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런던 세인트 토머스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받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이 해당 백신의 안전성을 재확인한 다음날인 이날 존슨 총리는 백신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 몸소 백신 접종에 나섰다.
런던 AFP 연합뉴스
“나머지 국가들도 백신 맞아야”
백신 사업 철수 반대 의견도 팽팽


AZ의 백신 사업 철수에 반대하는 의견도 철수론에 팽팽히 맞서고 있다.

AZ의 주주인 에덴트리 인베스트먼트 펀드 매니저인 케탄 텔은 “AZ가 (백신 사업에서) 철수해서는 안 된다”면서 “영국, 유럽, 미국이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에 세계가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나머지 국가들도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AZ는 이미 코로나19 백신 국제 공동 구매·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서 전체 제공량의 3분의 2에 달하는 9100만회분을 제공하며 이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파텔은 “AZ는 전 세계가 백신 접종을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연합뉴스
AZ, 전세계서 최다 허가 백신

실제 AZ 백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허가받은 코로나19 백신으로 파악됐다. 그다음이 화이자 백신,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백신 순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전 세계에서 긴급사용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백신은 21개다. 이중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백신은 7개다.

AZ 백신(AZD1222)은 전 세계 121개국에서 승인받아 코로나19 백신으로는 가장 많은 나라에서 쓰이고 있다. 임상시험 건수도 19개국에서 35건으로 가장 많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이 개발한 백신(BNT162b2)과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연구소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 백신은 각각 97개국, 70개국에서 승인받아 2위와 3위에 올랐다.

AZ 백신과 화이자 백신은 국내에서도 각각 올해 2월과 3월 정식 품목 허가받았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국내에서 위탁생산을 맡은 휴온스가 식약처에 품목허가 사전검토를 신청했지만, 정식 심사 절차는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국내에서 허가받아 접종되고 있는 모더나 백신(mRNA-1273)과 얀센(존슨앤드존슨) 백신(Ad26.COV2.S)은 각각 65개국과 59개국에서 승인받았다.
이미지 확대
코로나 백신 2차 접종하는 김정숙 여사
코로나 백신 2차 접종하는 김정숙 여사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있다. 2021.4.30 연합뉴스
AZ, 국내선 문 대통령 부부 등
633만 5453명 접종…백신 중 최다

AZ는 국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이재명 경기지사 등이 맞았다. 누적 접종 완료자도 AZ가 백신 가운데 가장 많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누적 1차 접종자는 2670만 1704명으로, 전체 인구(지난해 12월 기준 5134만 9116명)의 52.0%에 해당한다. 누적 1차 접종자는 21일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50% 선을 넘어섰다.

누적 1차 접종자를 백신별로 보면 화이자 1233만 6721명, 아스트라제네카 1091만 4749명, 모더나 231만 4710명이다. 얀센 백신 누적 접종자는 113만 5524명이다. 1회 접종만으로 끝나는 얀센 백신을 맞은 사람은 1·2차 접종 수치에 모두 반영된다.

2차까지 접종을 마친 사람은 59만 8454명으로, 전날 71만 4780명에 이어 이틀 연속 신규 1차 접종자보다 많았다.

백신별로 보면 아스트라제네카 54만 2919명, 화이자 5만 773명, 얀센 4285명, 모더나 477명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완료자는 58만 7409명으로 집계됐으나 이 중 4만 4490명은 1차 접종 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2차 접종을 화이자 백신으로 교차 접종한 이들이다.

이로써 2차 접종까지 모두 마친 사람은 총 1288만 4222명으로 늘었다. 이는 인구 대비 25.1% 수준이다.

백신별 누적 접종 완료자는 아스트라제네카 633만 5453명(교차접종 130만 3697명 포함), 화이자 534만 9383명, 모더나 6만 3862명이고 나머지는 얀센 접종자다.
이미지 확대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하고 있다. 2021.04.30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하고 있다. 2021.04.30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