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2분 30초, 보양식… 편도, 만찬의 시대로

5000원, 2분 30초, 보양식… 편도, 만찬의 시대로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입력 2021-06-01 17:44
수정 2021-06-02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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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편의점 도시락의 진화

단돈 5000원, 전자레인지에 2분 30초. 간단하게 ‘집밥’의 호사를 누리게 해주는 ‘편의점 도시락’은 외로운 도시인의 솔푸드(soul food)다. 10여년간 대중과 호흡하며 진화를 거듭한 도시락 변천사에는 사람들의 고민과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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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한끼식단도시락’
CU ‘한끼식단도시락’
1일 국내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에 문의한 결과 지금과 같은 편의점 도시락이 태동한 것은 2009년이다. 국내 편의점에서 도시락 형태의 먹거리를 선보인 것은 1990년대 초반이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금방 사라졌다고 한다. 2009년에서야 업계가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전년도에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탓이다. 경제 불황 속 고공행진하는 물가와 언제 닥칠지 모르는 구조조정에 떠는 직장인들에게 외식은 호화로운 사치였던 것. 값싸고 푸짐한 편의점 도시락은 이들을 위한 든든한 한 끼 식사였고, 비로소 시장성을 갖추게 됐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당시 훼미리마트였던 CU의 ‘소불고기 도시락’, ‘제육볶음 도시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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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오이냉국도시락’
세븐일레븐 ‘오이냉국도시락’
처음부터 매출 비중이 높았던 것은 아니다. 초창기 편의점 간편식품 카테고리 내 도시락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에 불과했다. 그러나 업계는 성장 가능성을 보고 품질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2011~2013년은 다양한 시도가 이뤄진 편의점 도시락의 과도기다. 비빔밥, 깐풍기, 함박스테이크 등 당시로서는 참신한 메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세븐일레븐은 ‘오이냉국 도시락’, ‘김치찌개 도시락’ 등 한국인의 식습관에 맞춰 국을 곁들이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그동안 비싸 봤자 2500원이었던 도시락 가격이 마의 장벽인 ‘3000원 선’을 넘어선 것도 이때부터다.

●김혜자·백종원 앞세워 공격적 마케팅

치열한 경쟁은 ‘퀀텀점프’로 이어진다. 업계는 편의점 도시락 매출이 가장 크게 뛴 시기를 공통적으로 2016년도로 꼽는다. 각 사가 시장성이 높은 상품을 집중적으로 육성한 결과, ‘대충 한 끼 때우는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나름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쌓기 시작한 시기다. 2016년 도시락 매출은 GS25에서는 전년보다 176.9%, CU는 168.3%, 세븐일레븐은 152.1%로 세 자릿수 신장률을 보였다. 당시 유행했던 신조어 중 하나가 ‘편도족’(편의점 도시락+族)이었다는 점만 봐도 얼마나 광풍이 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업계의 마케팅 경쟁도 볼거리였다. CU는 기업인이자 요리 콘텐츠로 인기를 끈 방송인 백종원을 모델로 기용했다. 세븐일레븐은 당시 인기 아이돌그룹 ‘걸스데이’의 멤버 혜리를 앞세웠고, GS25는 친근한 어머니 인상을 주는 배우 김혜자를 모델로 발탁했다. 합리적인 가격에 양이 푸짐한 음식을 치켜세우는 신조어 ‘혜자롭다’는 당시 GS25의 편의점 도시락에서 유래한 말이기도 하다.

물론 겉만 번지르르했던 것은 아니다. 업계는 품질과 서비스를 차별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CU는 셰프를 비롯해 밥 소믈리에, 소스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상품연구소’를 열어 도시락 혁신을 꾀했다. GS25는 도시락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업계 최초로 도시락에 영양성분을 표시하기 시작했으며, 전국 점포에서 도시락 예약주문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2020년은 편의점 도시락 도약기

1인 가구, MZ세대, 코로나19.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유통채널인 편의점이 지난해 맞닥뜨린 현상이다. 1인 가구는 날로 증가하고,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가 소비 전면에 나섰다. 코로나의 확산으로 외식도 급격히 줄었다. 이런 변화를 따라잡으려면 편의점 도시락도 변해야 했다. 업계는 지난해를 편의점 도시락의 ‘도약기’라고 평가한다. 눈에 띄게 달라진 지점은 바로 특별한 메뉴의 등장이다. 그동안 단순히 ‘맵고 달고 짠’ 대중적인 입맛을 넘어 다양한 소비자들의 기호와 취향을 겨냥한 메뉴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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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채식주의샐러드도시락’
CU ‘채식주의샐러드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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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메로구이도시락’
GS25 ‘메로구이도시락’
CU는 ‘채식주의 샐러드 도시락’을 선보였다. 자신의 신념대로 소비하는 가치소비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채식주의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채식인구가 150만명에 이른다는 조사가 있는 만큼 채식주의가 더이상 소수의 취향이 아닌, 하나의 경쟁력 있는 시장으로 떠오른 데 대한 편의점의 반응으로 해석된다. GS25는 최근 ‘프리미엄 보양식 3종’을 내놨다. 고급 식당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민물장어’, ‘소갈비살’, ‘메로구이’를 얹은 도시락이다. GS25는 “최근 ‘혼밥족’이 급증하면서 고급 메뉴와 보양식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가 확인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특수한 수요를 노린 만큼 가격도 싸지 않다. ‘갈비살구이도시락’(9900원), ‘민물장어도시락’(1만 900원), ‘메로구이도시락’(1만 1900원)이다. 하루 선착순 150개 규모로만 판매한다.

전국 5만여곳에 이르는 편의점은 단순한 유통매장을 넘어 공공성을 띤 ‘비상거점’으로 기능한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진행하는 ‘희망급식 바우처 사업’이 대표적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일부 저소득층 학생들의 결식이 우려되는 가운데 편의점 도시락이 학교 급식을 대체할 수 있는 끼니로 주목받게 된 것이다. 학생당 10만원씩 지급되는 희망급식 바우처는 인근 편의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급식 기준을 반영해 칼로리와 나트륨을 대폭 낮춘 ‘한끼듬뿍도시락 2종’을 선보였다. ‘소불고기덮밥’과 ‘숯불닭갈비덮밥’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하는 나트륨 함량 1067㎎ 이하, 칼로리 990㎉ 이하, 단백질 11.7g 이상의 기준을 모두 맞췄으며 가격도 3900원으로 합리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도시락은 과거와 달리 점점 든든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괜찮은’ 식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민석 서울시의원, 행정사무감사 우수등급 의원 2년 연속 선정

서울특별시의회 이민석 의원(국민의힘·마포1)이 지난 23일 시민단체가 주관한 ‘2025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 평가에서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지난 2024년 행정사무감사 우수등급 선정에 이은 2년 연속 수상이다. 서울와치(WATCH)와 서울풀뿌리시민사회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된 시민의정감시단은 152명의 시민을 공개 모집해 행정사무감사를 모니터링한 결과, 이민석 의원 등 15명을 우수등급 의원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의원은 이번 감사에서 주택공간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청년안심주택 공실 사태와 계약률 급락 원인 분석 ▲노후 공공임대 혼합단지 재정비 사각지대 해소 ▲아파트 단지 내 공공보행로 사유화 문제 등 시민의 주거 안정과 직결된 민생 현안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시민의정감시단은 평가보고서를 통해 철저한 사전조사와 구체적인 수치를 바탕으로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수준 높은 질의가 돋보였다고 호평했다.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출입상주기자단이 주관한 ‘2025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 의원은, 이번 시민 평가 결과로 언론과 시민 모두에게 의정활동의 가치를 인정받는 2관왕의 영예를 안게 됐다. 이 의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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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2021-06-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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