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發 재건축 기대 아파트값 ‘들썩’…한 달 새 ‘은마’ 호가 최고 2억대 폭등

오세훈發 재건축 기대 아파트값 ‘들썩’…한 달 새 ‘은마’ 호가 최고 2억대 폭등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21-04-18 17:40
수정 2021-04-19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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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재건축이 추진되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앞에서 한 시민이 길을 걷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조합 설립을 추진한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은 최근 가격이 급등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18일 재건축이 추진되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앞에서 한 시민이 길을 걷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조합 설립을 추진한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은 최근 가격이 급등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오세훈발’ 재건축 기대감에 서울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강남, 노원 등의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호가가 상승하자 정부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면밀한 모니터링을 벌이겠다며 집값 상승 억제 의지를 비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10년 만에 서울시 수장으로 복귀한 오세훈 시장이 선거 기간 밝힌 민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강남구를 중심으로 한 일부 지역에서 호가가 상승하는 등 아파트 가격이 불안해지고 있다.
●매물 급감에 호가 높아져 가격 상승 유발 우려

안중근 압구정 3구역 조합장은 18일 “조합 설립 인가 직전 서울시장 선거가 맞물리면서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가격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서울을 비롯한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아파트는 조합 설립 인가 이후에 매수할 경우 입주권이 나오지 않는다. 이 때문에 조합 설립 인가 직전인 최근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강남구 압구정 2구역(신현대 9·11·12차)이 지난 12일 조합 설립 인가를 받으면서 압구정 재건축 6개 구역 중 절반이 조합을 설립했다. 2구역과 비슷한 시기 조합 설립 인가를 신청한 3구역(현대1∼7, 10·13·14차·대림빌라트)도 조만간 결과를 통보받는다. 4구역(현대8차, 한양 3·4·6차)과 5구역(한양1·2차)은 지난 2월 인가를 받았다.

이런 기대감과 맞물려 최근 인근 지역의 아파트 한 채당 호가가 2억원가량 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일 23억 2000만원(6층)에 실거래 신고됐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현재 호가가 25억 5000만원까지 올랐다. 한 달 새 호가가 2억 3000만원이나 폭등한 것이다. 같은 단지 76㎡도 지난달 22억원(7층)과 22억 4000만원(8층)에 계약서를 작성했으나 현재 호가는 24억 3000만원으로 1억 9000만원이 높아졌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82㎡는 지난달 5일 26억 8100만원(8층)에 신고가로 거래됐는데 현재는 같은 면적의 호가가 최고 28억원에 달한다. 호가는 매도자의 희망가격이지만 매물이 급감한 상황에서 호가가 높아지면 결국 가격 상승의 불을 댕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조합 설립 인가는 재건축의 첫걸음으로 안전진단 통과와 사업승인, 관리처분인가 등 착공까지는 짧게 잡아도 4~5년이 걸린다”면서도 “재건축 추진 아파트가 주변 지역의 가격 불안을 들쑤시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20년 넘은 아파트값 ‘5년 이하’보다 더 올라

이 같은 오름세는 통계로도 확인됐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서 서울의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 가격은 올들어 1.27% 올랐고 같은 기간 신축 5년 이하 아파트 가격은 0.7% 상승했다. 노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신축 아파트를 뛰어넘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노후 아파트 가격은 1.6%로 평균보다도 많이 올랐다. 이에 대해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재건축 단지 가격 상승은 시장 분위기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아파트 가격 불안 조짐에 대해 정부가 경고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최근 “주변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묶는다든가 하는 방법이 있다”며 가격 안정에 무게를 싣고 있으나 결과는 미지수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도 지난 14일 주택공급 브리핑에서 “최근 보궐선거 전후 규제완화 기대감 등으로 서울의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상승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시장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관계기관의 신중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투기적 수요가 유입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를 계속해 나가겠다”며 “주택시장이 조기에 확고한 안정세로 전환될 수 있도록 공급대책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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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2021-04-1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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